[나도 칼럼니스트] ‘철없는 어린 시절’, 얼마나 책임감 없는 변명인가
[나도 칼럼니스트] ‘철없는 어린 시절’, 얼마나 책임감 없는 변명인가
  • 오수민(정치외교2)
  • 승인 2021.03.15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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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연예인들의 연이은 학교폭력 소식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했고 이에 몇몇은 ‘철없는 어린 시절에 뭣 모르고 한 행동이었다. 죄송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우리는 철없는 시절’이라는 말이 담고 있는 무책임함과 비겁함과 졸렬함의 무게를 알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밥벌이를 위해, 명성을 위해 마음에도 없는 사과를 하는 것도 알고 있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만나고 싶지 않을 가능성이 클 것인데, 피해자의 힘에 비하면 막강한 소속사의 압박과 강압을 이기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사과 자리에 나가는 경우도 꽤 많을 것이다. 만약 학교폭력 피해자가 폭로하지 않았다면, 소속사가 미리 나서서 피해자 입을 막기 위해 수를 썼다면 가해자들은 미안하다는 생각은 물론이고 자신이 가해자였다는 사실도 잊어버린 채 대중들 앞에 서기 바빴을 것이다. 지금도 학교폭력 가해자 연예인은 줄줄이 나오고 있는데 ‘나도 누군가 폭로하면 어쩌지?’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불안해하는 연예인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기사가 쏟아지고 대중들 입에 수없이 오르내려야 그것이 인간이니까 말이다.

 학교폭력 가해자 사실이 밝혀진 후 학교폭력을 저지른 자신의 모습을 반성한다며 팀을 탈퇴하거나 연예계 생활을 그만두는 가해자들은 양반 중 양반, 선생 중 선생이다. 학교폭력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인기가 떨어질까 봐 대충 돈이나 기만적인 사과 쇼로 무마하고 몇 달 정도 자숙 기간을 가지다 다시 TV에 나오는 연예인들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그들을 따르는 우매하고 멍청한 팬들 덕분에 그들은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 FLEX를 하고 다닐 정도로 돈을 번다.

 사실, 팬들도 그들이 잘못했다는 것과 제대로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팬이기에 그 좋아하는 마음이 ‘학교폭력 가해자’인 걸 알면서도 차마 외면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아무리 좋아하는 연예인이라도 ‘비도덕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했다면 그에 응당하게 대중들의 외면을 받는 것이 당연지사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수많은 연예인 학교폭력 기사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법의 단호함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의 말대로 법의 단호함과 엄격함을 보여주고, 특정 집단 즉 학교나 학원, 동아리 등에만 재발 방지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재발 방지를 해야 한다. 학교폭력 가해자는 몇 년, 몇십 년이 지나도 과거에 저질렀던 범죄에 대해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법을 개정하고 사실을 부인한 자에 대해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 또한, 지금의 학교폭력 관련 재판의 판결보다 죄의 무게를 더해 더 무겁게 판결할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 피해자가 당장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그것을 목표로 목표에 가까운 현실을 만드는 데 힘을 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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