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늘, 우리가 경계해야할 3가지!
[사설] 오늘, 우리가 경계해야할 3가지!
  • 박태경 언론출판문화원장
  • 승인 2021.03.1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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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대학교는 공룡이 되었는가. 냉철하게 볼 때, 이 질문에 딴지를 걸기는 어렵다. 선도적인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을 뿐더러 변화에도 상대적으로 민첩하지 않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그렇다고 본다. 하지만 공룡이 스마트해 진다면, 공룡이 환경변화를 감지하고 그에 맞게 민첩성을 키운다면, 나아가 사회적인 역할까지 충실히 수행한다면, 그야말로 지덕체(智德體)를 갖춘 대체불가능한 존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영남대학교가 진정으로 대내외적 환경의 변화를 정확하게 읽고 학문적·행정적 수월성을 추구한다면, 그 과정에서 지역 및 국가를 위한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면, 단언컨대 다시 한 번 비상(飛上)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힘찬 날갯짓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오히려 비상하기 위해서는 경계해야할 것들과 먼저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지방대학의 낙인 프레임을 경계해야 한다. 교육혁신과 구성원들의 노력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와 성취를 만들어가고 있는 대학까지도 ‘지방대학’이라는 사회적 프레임에 가둬 도매금으로 취급해 버리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이를 타파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지라도, 패배주의에 빠지는 것은 위험하다. 반면 서울 및 수도권에서 경쟁력이 낮은 대학들 입장에서는 노력 대비 이런 프레임만한 결과도 없다. 교육과 연구에 대한 노력의 결과가 아닌, 지금의 지정학적 이점이 그들에게는 사실상 자연발생적인 경쟁우위를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강고한 성벽과 같은 프레임에 최소한의 균열이라도 만들어보려는 교육적 결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역동성의 저하를 경계해야 한다. 코로나19라는 대외환경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방대한 캠퍼스에서 느끼는 을씨년스러운 겨울 날씨 만큼이나 역동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상당 부분 연구하고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언제나 교정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을 당연시한데서 오는 무력감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를 수반하듯이, 이제부터 시공(時空)에 관계없이 그 어느 대학보다 치열하게 연구하고 가르치고 공부하는 학교를 만들어가면 어떨까. 코로나19라는 변혁적 환경 변화로 인해 앞으로 펼쳐질 대학교육의 장은 이전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모두 또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점에서, 그 동안 노력만으로는 창출해내기 어려웠던 새로운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진 셈이다. 이를 교육과 연구의 역동성 제고를 위한 도약대로 활용하고자 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당연시하는 것들을 경계해야 한다. 교육과 연구를 포함한 학내 모든 활동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은 일상의 공회전일 뿐이다. 새롭지도, 생산적이지도 않다. 이와 반대로 학문과 행정, 사회적 책임에서의 선도적인 모습과 온전한 실천은 발전적 전진을 가져올 수 있다. 이를 통해 고착화되어 가는 패배의식을, 우리 대학의 위상을,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 그 시작은 지금까지의 관행을 뒤로하고 학문과 배움의 터전인 영남대학교를 앞에 두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모든 구성원들은 지금의 자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긍정적인 욕심을 가지고, 지금 내·외부의 시각에 투영된 영남대학교의 학문적 및 사회적 이미지를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어제의 쓰레기를 치우는 영남대학교가 아닌, 내일의 새벽종을 울리는 영남대학교를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만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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