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우리는 불편해질 필요가 있다
[취재일기] 우리는 불편해질 필요가 있다
  • 박수연 사회부 준기자
  • 승인 2020.11.23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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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릴 적부터 지구온난화, 기후위기,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 관한 이야기와 환경을 보호하자는 등의 이야기들을 접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은 ‘나의 문제’로 인식되지 않고, 마치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문제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미 많은 곳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지만, 당장 우리의 일상생활에 가해지는 제약과 불편함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한반도의 이상기후 현상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는 지난 여름, 전례 없는 54일간의 장마와 태풍을 겪었다. 이는 우리에게 다가온 기후위기가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위협임을 알리는 지구의 신호였다. 기후위기에 대한 경고들은 지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에게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따라야 할 구체적 행동 방안은 주어져 있지 않다. 이제 우리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스스로 고민하고 행동해서 이에 따르는 불편함과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편리함을 지나치게 추구한다.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걷기가 싫으면 택시를 타고, 터치 몇 번만으로 일회용품으로 포장된 음식을 문 앞까지 배달시킨다. 귀찮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를 뽑지 않고, 조금이라도 덥거나 추울 때는 버튼 하나로 에어컨과 히터를 가동한다.

 기자 또한 그러했다. 기자의 행동이 불러일으킬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의 결과를 항상 먼 미래의 일로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기자는 이번 사회 기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후위기가 현재 매우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에 7일이라는 기간 동안 스스로 ‘불편함’을 택하는 경험을 가져봤다. 약속장소에 가야 할 때는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카페에 갈 때는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으려 개인 텀블러를 챙겼다. 또한 사야 할 것이 있을 때는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에코백을 챙겨갔다. 이는 매우 사소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익숙했던 편함을 포기해야 하니 불편함이 따랐다. 하지만 이처럼 개개인의 작은 노력들이 모인다면, 기후위기를 막는 데 반드시 영향을 줄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모두 불편해질 필요가 있다. 이에 기자는 이후에도 불편함을 택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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