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회 천마문화상] 수상자 인터뷰
[51회 천마문화상] 수상자 인터뷰
  • 영대신문
  • 승인 2020.11.23 18: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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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욕쟁이 할머니(소설)」 -  최교빈作(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 

 51회 천마문화상에서 ‘욕쟁이 할머니’ 작품이 대상으로 당선됐습니다. 당선된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욕쟁이 할머니」는 저의 네 번째 소설입니다. 올해 오월 소설에 매료되어 매달 한 편씩 습작하고 있는데요. 최근 여섯 번째 소설에 힘겹게 방점을 찍기도 했습니다. 실은 진심으로 예상치 못한 소식입니다. 아직 대학 문학상에 입상할 단계가 아니라고 지레짐작했기 때문입니다. 
사담입니다만, 샤워를 하는데 코피가 멈추지 않는 겁니다. 아무리 지혈을 해봐도 너무 많은 양의 피가 흘러 몸에 문제가 온 건 아닐지 진지하게 고민했었죠. 또 질척한 패배 의식에 젖어버린 찰나, 당선 전화를 받았습니다. 

 shout out to 담당자 선생님, 제가 얼빠진 듯 배시시 웃기만 해서 많이 놀라셨죠? 저 그렇게 이상한 사람은 아닙니다.

 어쨌든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다시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 예열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얼마간 잊고 지냈는데요. 사실 제게 간절함 같은 게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자꾸 깨지고 박살 나기만 하니까, 저에게 그런 게 있었는지 아리송해졌단 말이죠? 그러니까 어째서 이 문장을 쓰는 지금 자꾸만 눈꺼풀 깜박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콧잔등이 찌릿찌릿해지고 앞니로 아랫입술을 질근거리고 있는지, 나는 도통 이유를 모르겠다는 말입니다.

 제게 천마문화상은, “잘하고 있으니까 계속해줘.”라는 위로와 응원의 목소리로 들렸습니다. 모쪼록 계속 써 보겠습니다. 지켜봐 주실 거죠?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김수미와 김슬기가 호쾌하게 욕을 주고받는 광고를 본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몹시 자본주의적이고 상업적인 그런 욕 말입니다. 사실 진짜 욕이란 게 그렇잖아요. 어떤 이윤 추구나 영리 목적이 아니라, 날것의 감정을 표출하기 위한 것. 그 다듬어지지 않은 소재인 욕에서부터 출발하여 차츰차츰 이야기를 적층해 나갔습니다. 때마침 오토픽션에 대한 윤리적 논의가 붉어졌을 시점이기도 했고요. 또 사적으로는 저희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 며칠 밤낮 머물렀을 때이기도 합니다. 이런 복합적 요소들이 한데 버무려져 「욕쟁이 할머니」라는 키메라(?)가 탄생한 것 같습니다.

 작품을 쓰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자기 갱신입니다. 세 번째 습작보다 당연히 나아야 하고 미래의 다섯 번째 습작보다도 조금 더 발전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여섯 번째를 쓴 이 시점에서, 감사하게도 「욕쟁이 할머니」에서 아쉬운 점을 왕왕 포착할 수 있었다는 건, 제가 걱정한 부분이 일단락 해갈됐다는 말 아닐까 싶습니다. 고로 추후 발표할 제 시와 소설들을 기대해주시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내가 모르는 당신과 나를 모르는 당신이 감히 안다고 착각하는 지점들에 대하여 다루고 싶었습니다. 말이 좀 베케트적인데요. 시를 사랑하는 저는 여전히 이런 대사에 심취되어 있나 봅니다. 지금 제가 하는 말을 저조차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점과 여러분 역시 “이 양반이 대체 뭔 말을 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 사이의 불가해성 또한 제가 해당 소설에서 말하고 싶은 바였습니다.

 이 작품이 본인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나의 관문이자 통과 의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앞으로 더 멀리멀리 나아 갈 계획이라서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올해 첫 시집 『이대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을 발표한 최지안 시인님 늘 존경하고 문운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요즘 우리가 크로스 낭독회 같은 걸 하는 꿈을 꾸거든요. 그러니까 형의 시를 내가 읽고 내 소설을 형이 읽는 그런 자리 말이야.

 너무 늦어지지는 않겠지?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계실 여타 문예지 담당자 선생님들께 간곡히 부탁 말씀 올립니다. 혹여 제 소설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메일로 시와 소설을 발표할 기회를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 정말 간절해서요. 

 

>[우수상] 「식탁(시)」 -  강영빈 作(계명대 문예창작학과)

51회 천마문화상에서 ‘식탁’ 작품이 우수상으로 당선됐습니다. 당선된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어쩌다 보니 상을 받게 된 것 같아서 두려운 마음이 큽니다. 그리고 최근에 이렇게 써도 될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좋은 대답을 들은 기분입니다. 계속 쓰겠습니다.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카레를 먹다가 쓰게 됐습니다. 사실 카레는 인도에서 유래한 것인데, 우리에겐 카레가 친숙한 음식이라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그런 카레를 좀 더 멀리서 보니 식탁이 보였고, 또 한 발짝 뒤로 가니 식탁에 앉은 사람이 보였습니다. 그걸 쓰고 싶었습니다. 그들이 앉아 있는 모습에 대해서 쓰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품을 쓰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카레와 인도와 식탁의 연결입니다.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만,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 투명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저는 시에서 상황만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제가 가진 생각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지 않았던 마음 때문입니다. 시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생각이 떠오를 겁니다. 그게 어떤 생각일지 저는 잘 모르나, 아마 그게 제가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일 것입니다.

 이 작품이 본인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식탁’이 상을 받았고 저는 그걸 썼습니다. 이제는 다음의 문제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다음에는 이 작품보다 더 좋은 걸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그게 쉽진 않을 테지만, 그럼에도 뚫고 나가야 할 하나의 벽이 생긴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곁에 남아준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 저는 여기 있겠습니다. 

 

>[가작] 「사라진 펭귄과 등하원도우미(소설)」 -  안지영作(동국대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51회 천마문화상에서 ‘사라진 펭귄과 등하원도우미’ 작품이 가작으로 당선됐습니다. 당선된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실 부족한 부분이 정말 많은 작품이라 기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합니다. 좀 더 좋은 글로 만났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좋은 기회로 수상하게 되어 기쁜 마음 역시 큽니다.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쓰고자 노력하는 데 있어 큰 원동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아파트에 등하원도우미를 찾는 전단이 붙어있었는데, ‘등하원도우미’를 떠올렸을 때 맡는 역할보다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생각이 시작한 것 같습니다. 집이라는 공간에 낯선 아이가 들어오며 생기는 균열에 대해 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균열이 새로운 인물을 통해 발견되었더라도 가족 안에 이미 내재되어 있었던 것이기를 바랐습니다. 또한 양육에 대한 얘기를 함께 다루고자 했습니다.

 작품을 쓰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나와 지우, 엄마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셋이 기묘한 관계에서 가족 내의 균열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은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도 여전히 그 아래 깔려있는 불안을 느끼는 상황들에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사실 명확한 메시지를 정하고 쓰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초점 인물인 ‘나’가 엄마와의 관계, 지우와의 유대, 자기 자신의 잊고 지내던, 또는 잊고 싶던 과거를 떠올리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따라가며 미미한 틈을 느낄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이 본인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매번 글을 쓸 때 비슷한 궤도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번 단편에서는 저로서는 중심관계로 잘 그려내지 않는 인물 셋의 이야기를 쓸 수 있어 고민도 많았고 즐겁기도 했습니다. 초고를 완성했을 때도 아쉬움이 많았고, 끝까지 부족한 점들이 눈에 보여 아쉬웠습니다. 그렇지만 고마운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물론 앞으로는 더 끈기 있는 태도로 임해야겠지만, 제가 다룰 수 있는 이야기가 좀 더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에 믿음이 생겼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분들께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힘이 되고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선생님과 친구들, 가족들 모두에게 고맙습니다. 감사한 마음은 평소에 더 많이 표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제 글이 마음에 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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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1-23 18: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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