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회 천마문화상] 심사평(수필)
[51회 천마문화상] 심사평(수필)
  • 김원준 교수(교양학부)
  • 승인 2020.11.23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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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1회 천마문화상에 출품된 수필은 모두 9편이다. 16편을 출품한 전년에 비해 작품 수가 많이 줄어든 셈이다. 아쉬운 점은 작품의 수만 준 것이 아니다. 좋은 글은 한달음에 읽혀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한달음에 읽어 울림을 주는 글이 이번 출품작에서는 볼 수 없었다. 주제적 측면에서도 개인적 수필인 신변잡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자신들이 겪은 에피소드를 통해 사색의 길을 열든, 감동을 동반한 진솔한 삶의 모습을 그리든, 심중 깊은 곳에서 올리는 슬픔이나 그리움 등을 통해 독자에게 울림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 출품작에는 그러한 울림이나 사색의 시간을 열어주지 못했다. 재독 삼독을 통해 미처 찾지 못한 숨은 참맛을 찾아 느껴보고자 했지만, 여전히 본심사자에게 와 닿는 작품이 없었다. 다른 심사자의 평을 기대하며 <빅 브라더가 물러난 후, 골드스타인의 시대가 도래하며>, <캄캄한 사랑의 미로에서>, <오렌지빛 삼계탕> 3편을 본심에 올렸다. 아쉽게도 다른 심사자의 견해도 다를 바가 없었다. 최종 논의 결과 이번 천마문화상 수필 부분에는 수상 대상자가 없는 것으로 결정했다. 수필 심사자로서 대단히 아쉬움을 느낀다. 수필은 구성상 제약이 없이 자유롭게 쓰여지는 산문이란 점에서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그 쉬움이 오히려 남들이 보여줄 수 없는 특별한 개성이나 깊은 심성 등을 담아야 한다는 제약을 안고 있다. 내년 천마문화상에는 삶이나 사물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나 개성을 담은 글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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