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코로나19와 뉴-노멀
[학술] 코로나19와 뉴-노멀
  • 김종연 교수(생리학교실)
  • 승인 2020.11.23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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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로 표기)에 의한 이 시기를 사람들은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라고 부릅니다. 뉴-노멀은 경제, 사회적인 큰 위기 동안 또는 그 이후에 나타나는 사회 변화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이러한 변화에는 과거에는 정상적으로 인식되지 못하던 것들이 지금 이 시점에서는 정상으로 인식이 된다는 것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뉴-노멀은 과거에도 있었으며 최근에는 2007~2008년의 금융위기를 예로 들 수가 있습니다. 코로나19와 금융위기의 원인은 전혀 다르지만 비슷한 뉴-노멀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글은 영남대 학생들이 코로나19의 발생원인, 사회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대안 등에 대해 피상적으로 알기보다는 심층적으로 본질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경북지역연합회에서 필자가 발표한 “Post COVID-19 Era : 코로나19 이후 사회 변화에 대한 과학적 대안”을 문답 형식으로 변경하고 추가한 것임을 밝힙니다.

코로나19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의한 감염병입니다. 감염병에는 인간에게만 걸리는 것과 동물에게만 걸리는 것, 그리고 인간과 동물이 같이 걸리는 인수공통전염병이 있습니다. 인수공통전염병 중에는 과거 동물에게만 걸리던 질병이 어떤 이유, 즉 특수한 매개체를 통하여 변종이 만들어져서 인간에게도 감염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스는 인간 전염력이 없던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를 통하여 만들어진 변종이고, 메르스는 낙타, 코로나19는 천산갑을 통하여 인간에게도 전염이 가능한 변종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출처: 미국 국립보건원(NIH)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출처: 미국 국립보건원(NIH)

코로나19는 언제 극복이 가능할까요?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 수 있을지를 예견하기 위해서는 2003년에 발생한 사스, 2009년 대유행을 일으킨 신종 인플루엔자, 2015년에 발생한 메르스의 경우를 유추해 보는 것이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스는 당시 약 30개국 8천 명 정도의 사람들만 감염이 되었고, 신종 인플루엔자는 당시 200개 이상의 국가에서 감염사례가 보고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수십만 명이 신종플루로 사망하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신종플루의 백신은 발생 5개월여 만에 개발되어 비교적 빨리 신종플루의 전파를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메르스는 중동지역 이외에서는 세계적 유행이 일어나지는 않았으나 우리나라에서는 186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38명이 사망하였습니다.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고 지금도 중동지역에서는 낙타를 매개로 한 발생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2019년 12월에 처음으로 보고가 된 이래 현재(2020.11.18.)까지 200여 개 국가에서 약 5천 5백만 명이 발병하여 130여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약 2만 9천 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그 중 약 5백 명이 사망하였습니다. 치명률만 본다면 여타 독감보다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전파력은 기존의 감염병에 비하여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코로나19 판데믹을 종식시킬 것으로 믿어지는 백신은 이미 화이자와 모데나에서 90% 이상의 유효성으로 3상 임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외에 임상시험 중인 60여 개의 유력한 후보 백신이 있습니다. 바이러스 질환에 의한 백신 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업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백신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므로 상업적 성공의 담보 없이는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개발할 업체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치사율이 30%가 넘는 메르스 등은 중한 질병이긴 하나 감염 숫자가 상업적으로 성공할 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백신 개발 자체를 시도하지 않은 경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기술적으로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백신이 개발되었으며 점차 더 많은 백신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올해와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일본 등과 같이 백신을 선점한 국가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 하반기에는 신종플루의 경우처럼 상당수 국가에서는 코로나19가 더 이상 국가적인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백신 개발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과거의 백신은 죽이거나 감염력을 약화시킨 균 자체를 인체에 주사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였습니다. 이 방법은 아직도 많이 쓰이고 있지만, 안전성이나 효율성 그리고 경제성에서 훨씬 앞선 여러 방법이 고안되었습니다. 바이러스를 포함한 감염균이 인체에 들어오게 되면 면역반응을 통한 항체를 만들게 되는데, 이 항체를 만들게 하는 균의 원인 물질을 항원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항원 물질은 주로 균의 구성 성분인 단백질로서 하나의 균에는 하나가 아니라 많은 수의 항원 물질이 있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백신은 이러한 항원 단백질 중의 하나를 표적으로 하여 개발되며, 최근에는 균 전체를 사용하는 방법보다 원하는 항원 단백질만을 만들 수 있는 유전체인 DNA나 mRNA 물질을 조합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유전체가 들어 있는 백신은 인체의 세포에서 항원을 생성하여 궁극적으로는 항체를 생성하고 임파구를 감작시켜 실제로 원인균이 들어오게 되면 이를 초기에 무력화시켜 발병을 억제하거나 발병하더라도 약하게 병이 진행되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합니다. 유전체를 이용한 백신은 항원 단백질보다 온도 등의 환경 변화에 취약하여 더 낮은 온도에서 보관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코로나19의 백신에 의한 항체의 유지 기간은 수개월 정도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백신 접종을 하여 항체가 생성되더라도 수개월 후에는 면역 기능을 소실하여 코로나19 감염이 가능합니다(감염자가 완치되어도 수개월이 지나면 재감염이 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즉, 집단면역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수개월 내에 전체 국민의 6~70% 정도의 백신 접종이 이루어져야 하며, 재유행 가능성이 있으면 매년 백신 접종을 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이러스 같은 감염성 질환에 의해 인류멸망이 가능한가요?

 인류를 위협하는 감염병은 많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천연두, 홍역, 한센병, 페스트, 독감 등이 되겠습니다. 천연두는 백신의 개발로 지금은 박멸 선언이 이루어졌고 홍역이나 한센병 등도 지금은 잘 조절되고 있습니다. 흑사병은 페스트균에 의한 것으로 14세기 당시 유럽 인구의 반이 죽었다고도 합니다. 가장 최근에는 1918년에 유행한 스페인 독감을 들 수가 있습니다. 스페인 독감(1918 H1N1 Pandemic)은 새에 의한 조류독감으로 당시 세계인구의 5%인 약 1억 명이 사망하였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인구의 1% 이상이 사망하였다고 합니다. 2009년에 스페인독감의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하여 전 세계적인 유행을 일으킨 것이 우리가 신종플루라고 부르는 2009 H1N1 Pandemic입니다. 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전 세계적인 유행에도 불구하고 사망자는 수십만에 불과하여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 중 가장 낮은 사망률을 보였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코로나19 판데믹 사태를 맞으면서 감염병에 의한 인류멸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근거로 높은 감염률, 치료 불가능한 변종 출현 가능성을 들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환경에 따라 변이가 매우 활발합니다. 환경 변화에 순응시켜 생존력과 종족보존력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진화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변종이 생기면 백신이 작용 못 할 것이라는 우려와 치료 방법이 없을 것이라는 걱정도 타당한 추론입니다. 사실상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아직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증상에 대한 치료를 하고 자체 면역으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여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직도 보편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백신은 일반적으로 변이에 취약한 항원 부분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변이가 생겨도 작용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리고 백신을 위한 목표 항원은 하나가 아니고 많기 때문에 비록 한 회사의 백신이 듣지 않는다 하여도 다른 회사의 백신은 들을 가능성이 높으며, 필요하다면 변종에 대한 새로운 항원을 대상으로 백신을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치료 방법도 자체 면역을 증가시키거나 항체를 이용하거나 하는 등의 방법 등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치명적인 감염병이 발생한다 하여도 인류를 어렵게는 하더라도 결코 멸망에 이르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슈퍼 박테리아와 같은 변종 감염병의 발생을 경계하고 그 출현 가능성을 줄이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 출발점은 친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에 의한 뉴-노멀은 무엇인가요?

 코로나19가 뉴-노멀의 시대를 이끄는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높은 감염력으로 인해 경제적, 사회적 활동이 제약된다는 사실입니다. 이전의 세계는 사실상 하나의 세계로 이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항공, 해운 등 교통과 물류 수단의 발달로 모든 국가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경쟁력 강화와 경제적 번영을 위한 이윤의 최대화를 위해서 기업은 전자제품 하나를 만들더라도 필요한 부품들을 세계 곳곳에서 조달하여 조립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러한 세계화는 코로나19 전파 방지를 위한 사회적 고립과 거리 두기 정책으로 한순간에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국가들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 하늘길을 비롯한 대부분의 길을 막아버렸고 그 정책들은 아직도 유효한 방법입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비대면(언택트)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백신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소위 코로나19에 의한 사회, 경제, 문화적 변화인 뉴-노멀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입니다. 사실은 코로나19에 의한 뉴-노멀은 잘못된 용어일 수 있습니다. 뉴-노멀의 핵심 변화들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이미 시작되었고, 21세기 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대세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러한 큰 변화의 추세가 코로나19에 의해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뉴-노멀의 실체를 몇 가지로 나누어 설명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언택트 네트워크(untact network)입니다. 말 그대로 대면하지 않지만 모든 활동이 연결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미 우리는 인터넷, SNS 등을 통하여 언택트 네트워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음식점이나 카페에서의 주문은 휴대폰 앱이나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방식이 주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러한 방향으로 우리 사회가 더 빠르게 변화해 나아갈 것이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다른 말로 디지털화(Digital Servitization)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들 수가 있겠습니다. 이 역시도 이미 우리 영역 깊숙이 들어와 있는 키워드가 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화두인 인공지능과 로봇은 매우 빠른 속도로 우리와 함께할 것입니다. 특히 경제 활동에 있어서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한 효율성 증대와 산업 자동화는 인간의 일자리를 빠른 속도로 대체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자국 제일주의와 개인주의의 강화입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의 국가들은 세계화에 따른 위험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여파로 각 국가의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제일주의는 점차 심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미 미국과 중국의 경제 및 정치적 상황에 따른 무역전쟁은 시작되었고 우리나라는 정치적 갈등으로 일본과의 경제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언택트에 따른 개인편의주의는 점차 심화할 것이며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을 합니다.

 네 번째로, 환경입니다. 역설적으로 감염병 대유행의 위기는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지구촌 환경을 보존하고자 하는 새로운 운동이므로 이어지리라 생각을 합니다. 코로나19에 의한 산업의 붕괴, 특히 공해 산업의 감소는 코로나19 이전의 최대 화두이던 미세먼지 문제를 비록 한시적이긴 하겠지만 단숨에 해결해버렸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환경보존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세계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크린에너지인 원자력과 친환경 에너지가 각광을 받을 것이고 리사이클링을 통한 재생 산업 등 환경친화적인 그린 경제가 중요한 화두로 등장할 것입니다.

 다섯 번째로, 인간입니다. 비대면적 변화와 인간 생명에 대한 위협은 인간 정신의 가치를 새로이 하고자 하는 변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측해 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본주의 운동은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대세들과 조화를 잘 이루어야 성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해 봅니다.

코로나19에 대한 과학적 대안은 무엇인가요?

 과학적이란 용어는 보편적인 진리나 법칙이 적용되거나 적어도 우리가 상식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종(種)의 발달과 소멸 이론과 같이 지구도 하나의 생명체로서 스스로 자정작용을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인간이 지구촌의 지배자로서 군림해 온 세월 동안 많은 재앙들이 있었고, 대표적인 것으로는 중세 유럽을 덮친 흑사병일 것입니다. 당시 유럽 인구의 절반이 흑사병으로 죽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가 스스로 지구의 자정을 위해서 지구환경을 오염시키는 존재를 제거한다는 이론은 과학적이지 않습니다. 다만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포함한 모든 생물체의 존재의 이유가 종을 보존하고 번영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인간은 흑사병의 원인인 페스트균의 숙주 중의 하나이고 흑사병의 발생에 대한 무지로 당시 대유행이 이루어진 결과이며 숙주가 되는 인간이나 동물이 멸종한다면 종국에는 페스트균도 종을 보존할 수 없다는 것이 과학의 원리입니다. 따라서 인간을 중심으로 한 모든 생물체와 무생물체는 인간의 환경이 되는 것이며 서로 적절하게 상생하는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결론을 요약해 말씀드리면, 인류는 결코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에 의해 멸망하지도 과학 발전이 퇴보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코로나19에 기인한 사회적 리스크를 극복하는 적절한 과학적 대안은 이미 우리 사회가 가고 있는 디지털화를 통한 언택트 네트워크, 인공지능과 로봇, 스마트 자동화, 친환경 산업 육성, 새로운 휴머니즘 운동으로 국가주의와 개인주의의 심화를 막고 바람직한 공동체 문화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수출과 내수가 균형을 이루는 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인공지능과 로봇, 스마트 자동화는 현재의 일자리를 많이 감소시킬 것이므로 의료, 금융 등의 서비스업, 6차 산업 등의 촉진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있을 위험 요소에 대비하기 위하여 빅 데이터를 이용한 시스템적인 준비와 맞춤형 플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와 취업 절벽의 어려움에도 학업을 열심히 하는 학생들을 응원하며,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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