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하는_대학생
#소비하는_대학생
  • 김도현 준기자, 엄수진 준기자
  • 승인 2020.11.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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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러한 방법 중 하나가 소비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물건을 구매해 SNS에 인증하거나 어떤 제품을 본인의 신념에 따라 구매하면서 자신을 표현한다. 이에 오는 12월 3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대학생들의 소비문화를 알아봤다.
 

대학생들의 조금 다른 소비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기 위해 명품을 구매하거나 자신이 동경하는 인플루언서의 제품을 충동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에 대학생 소비문화의 발생 원인과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소비 경향에 대해 알아봤다.

 청년층의 소비 트렌드=대학생들은 인플루언서가 사용하거나 SNS에서 유행하는 제품을 충동적으로 구매한다. 지난 9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0·30대 300명을 대상으로 ‘플렉스 소비문화’에 대해 조사한 결과, 20대의 충동구매 경험은 63.3%로 52.0%인 30대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학생들은 유명한 식당이나 명품 등을 소비하고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경향도 보인다. 해외여행 간 것을 자랑하거나 유명한 식당에 방문한 것을 알리기 위해 SNS에 인증샷을 공유하는 것이 그 예이다.

 우리들의 소비 이유=충동구매나 과시소비, SNS에서 유행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등의 행위는 대학생들 사이에서만 나타나는 소비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소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생의 충동구매나 과시소비의 원인으로 장래에 대한 불안을 꼽았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소비자학과)는 “대학생들은 취업에 대한 불안을 상대적으로 많이 갖고 있기에 여러 매체에 감정적으로 휩쓸려 충동구매와 과시소비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학생 A 씨는 “최근 한 연예인이 착용한 의상을 보고 세련됐다고 느껴 동일 제품으로 해당 연예인의 분위기를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생들은 유명인이나 또래 집단에도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20대 사이에서 유행하거나 유명인의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허창덕 교수(사회학과)는 “많은 대학생의 삶의 기준이 또래집단에 있기 때문에 대학생들은 동질감을 느끼기 위해 친한 친구나 동경하는 유명인의 물품을 따라 사는 경향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소비 경향은?=본지에서는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소비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 95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소비습관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과시소비나 충동구매의 횟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5.3%(24명)가 ‘충동구매를 거의 하지 않는다’, 58.9%(56명)가 한 달간 ‘1~3회’ 정도 충동구매를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어떤 제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면 어느 정도입니까?’라는 질문에는 67.4%(64명)가 ‘적다’고 답했다. 이에 익명을 요청한 학생 B 씨는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소비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한 제품을 소비하면서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편 대학생이 SNS에서 유행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로 수입이 없기에 1인당 제품을 구매하는 횟수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SNS에서 유행하는 제품을 보고 해당 제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면 어느 정도입니까?’라는 질문에 75.8%(72명)가 ‘적다’고 답했다.

 대학생 소비 행위의 지향점=일각에서는 대학생들의 충동구매나 과시소비는 개인의 자유나 선택에 따른 것이기에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학생의 잘못된 소비 습관은 경제력이나 수입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난 8월 알바천국에서 실시한 ‘경제적 독립’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96.1%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한 지난 2017년 알바몬에서 실시한 ‘생활비 현황’에 따르면 알바를 하는 대학생들의 한 달 수입은 평균 68만 원밖에 되지 않았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자신의 수입에 관계없이 과시소비나 충동구매를 하게 되면 개인의 재정적인 부분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 독립이 늦어질 수 있다. 이에 이은희 교수는 “대학생은 수입이 적기 때문에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는 소비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나를 표현하는 소비, 미닝아웃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사회적 분위기나 자신의 신념에 따라 소비를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예컨대 동물복지인증마크가 있는 가축들을 소비하거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을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출한다. 이에 자신을 표현하는 소비인 미닝아웃에 대해 알아보자.

 미닝아웃은 사회의 흐름=최근 대학생의 소비 트렌드는 ‘미닝아웃’이다. 이는 자신의 소신인 ‘미닝(meaning)’과 밖으로 드러낸다는 ‘커밍아웃(coming out)’의 합성어로 자신의 신념을 소비로 드러내는 행위이며, 우리말론 소신소비를 의미한다. 과거에 대학생들은 시위를 하거나 대자보를 붙이는 등 집단적인 행동을 통해 사회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공동체적 가치가 감소하고 젊은 층의 SNS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대학생들은 소비 행위를 통해 신념을 표현하게 됐다. 이윤재 교수(경영학과)는 “과거에는 상품의 가성비와 실용적인 가치를 중시한 반면 현재는 상품의 상징성이나 사회·경험적인 가치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미닝아웃=미닝아웃은 상품에서 얻는 효용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가치를 고려하는 데 의미를 둔다. 이에 미닝아웃은 신념을 드러낼 수 있는 물품을 구매하거나 개인 혹은 사회적 가치와 맞지 않는 제품을 불매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국민대 총학생회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채식을 지향하는 학생들이 늘어남에 따라 생활협동조합과 함께 채식 식단 운영에 나섰다. 또한 이화여대는 대동제 개최 시 페미니즘이나 퀴어 문화를 표현하는 굿즈를 판매하는 등 자신들만의 미닝아웃 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제로웨이스트 운동 크라우드 펀딩 동물복지 운동 여성혐오 광고 논란 브랜드 불매 등 사회적 이슈에 동참하기 위한 불매 운동도 대학가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미닝아웃은 구매·불매운동에 그치지 않고 SNS를 통해 사회적 관심사를 표현하는 형태로도 드러난다. 일부 대학생들은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택배노동자를 위해 SNS에서 ‘#늦어도괜찮아요’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새벽배송이나 당일배송 자제 운동을 이끌었다. 이에 김헌식 평론가는 “미닝아웃은 건전한 청년 정신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렇게 실천한다=그렇다면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미닝아웃을 어떻게 실천할까?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스스로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만의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고 거래로 상품을 구매하거나 유기견을 입양하는 등 환경과 윤리를 생각한다. 임현정 씨(의류패션1)는 “옷을 사는데에서 발생하는 원단의 낭비도 환경오염의 원인이라고 생각해 옷이나 필요한 물건을 구매할 때 당근마켓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불매운동을 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천진영 씨(군사1)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불매운동에 동참하고자 일본제품을 구매하지 않았다고 한다. 불매운동은 국가적인 상황에서 발생하기도 하며, 소비자를 무시하거나 비윤리적인 기업에게 사회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구매운동 및 불매운동과 같은 형태로 자신의 신념을 나타내며 공동체적 관심사 및 사회 변화를 만들고 있었다. 이에 이윤재 교수는 “미닝아웃은 여러 사회적 문제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소비 형태로서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에코온누리팀을 만나다

 ‘에코온누리팀’은 우리 대학교 학생들이 미닝아웃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단체이다. 에코온누리팀은 대구환경청 소속으로서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이에 에코온누리팀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에코온누리팀은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가.

 에코챌린지 같은 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도록 독려하고 환경과 관련된 캠페인 및 교육, 봉사 등의 활동을 하고 있어요.

 에코온누리팀이 소비할 때 갖는 신념은 무엇인가.

 에코온누리팀은 ‘나부터, 우리부터 먼저 실천하자’는 생각을 갖고 활동하고 있어요. 저희는 어떤 제품을 소비할 때 그 제품이 지속가능한 제품인지 고려해요. 예컨대 현재의 편리함을 위해 일회용기나 독한 세제를 사용하기 보단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려고 하죠.

 다회용기 사용이나 텀블러 사용을 실천한다고 들었다. 우리 대학교 학생들에게 추천  해주고 싶은 미닝아웃이 있나.

 ‘플라스틱 빨대 대신 유리 빨대 사용하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유리 빨대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리 안이 잘 보여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빨대는 우리가 쓰지 않아도 되는 불필요한 대표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SNS를 통한 해시태그 운동을 주도한 적이 있나.

 사람들의 친환경 생활 참여를 이끌고 공유하기 위해 ‘에코챌린지 해시태그 이벤트’를 주도한 적이 있어요. 일상생활 중 친환경 생활을 실천한 사례를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는 방법이었죠.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친환경 생활이 사소한 실천부터 이뤄진다는 것을 알리려고 했어요.

 현재 활동을 하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나.

 오프라인으로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활동을 만들고 싶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주로 온라인 활동을 하게 됐어요. 기회가 된다면 방역수칙을 지키며 야외에서 캠페인을 하는 등 사람들이 친환경 생활에 더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드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에코온누리팀은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많은 사람에게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어요.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많은 분들이 동참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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