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로를 거닌 사람] 아이들의 첫 선생님, 김진태 동문
[천마로를 거닌 사람] 아이들의 첫 선생님, 김진태 동문
  • 이소정 기자, 김은택 기자, 정유진 준기자
  • 승인 2020.11.23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태 동문(유아교육과 04학번)은 공립 단설 유치원인 온빛유치원에서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우리 대학교 유아교육과 출신 남학생 중 최초로 공립유치원 교사로 임용되기도 했다. 이에 김진태 동문을 만나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치원 교사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촌 누나가 유아교육과를 졸업해 유치원 교사로 임용이 됐어요. 사촌 누나가 제가 아이에게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유치원 교사에 도전해 볼 것을 추천해 줬어요. 그래서 우리 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진학을 결심했어요. 유아교육을 전공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재밌고 보람찬 일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대학 시절 본인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요즘 말로 ‘인싸’였어요. 돌이켜 보니 학교에 다닐 때 인기가 많았던 것 같아요. 학과에 남학생이 저를 포함해 2명이다 보니 선배들과 동기들이 저를 많이 챙겨줬죠. 하지만 군대를 다녀온 후 현실을 직시하며 학업에 열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학과 동기와 멀어지게 됐어요.

 아르바이트(이하 알바)를 많이 했다고 들었습니다.
 학과 공부를 하면서 유치원 교사가 되기 위해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자신감을 갖기 위해 알바를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주유소, 편의점 등 단순한 일들을 했었죠.

 가장 기억에 남는 알바는 무엇인가요?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알바를 해 보고 싶어, 유소년 축구센터 알바를 하게 됐어요. 학과에서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이들에게 다가갔죠.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잘 따라줘 축구대회 준우승을 차지하게 됐어요.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 하는 법을 배우게 됐고 자신감도 상승했어요.

 대학 시절, 만났던 사람 중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박인전 교수님이 저의 정신적 지주예요. 재학 당시 저에게 “넓은 캠퍼스를 누벼라”, “사립 유치원에서 실전 경험을 해라” 등 학교생활과 앞으로 제가 나아갈 방향에 있어 조언을 해 주셨어요. 그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자리를 빌려, 박인전 교수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공립 단설 유치원에서 유치원 교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어떤 일을 맡고 있나요?
 유치원 교사들은 담임교사와 방과 후 교사가 있어요. 담임교사는 오후 1시까지, 방과 후 교사는 오후 1시부터 아이를 돌봐요. 저는 담임교사로 오전에는 아이를 돌보고 오후에는 학부모님과 상담, 유치원 행사 기획 및 준비를 비롯해 공적인 업무 또한 하고 있어요.

 처음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한 본인만의 비법이 있나요?
 저는 ‘근황 토크’를 주로 사용해요. 주말에 한 일, 가족 관계 등 아이들이 쉽게 말할 수 있는 질문을 해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해요.

 유아기는 아이들의 인격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라고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올바른 인격 형성을 위해 본인이 특별히 강조하는 것이 있나요?
 배려심이에요. 인성 교육이 강조되고 있어요. 인성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배려심이라고 생각해요. 배려심을 통해 아이들은 타인을 존중하고, 질서를 지키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이용해 아이들이 배려심을 갖도록 가르치고 있어요.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 보니 친구들과 서로 다투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싸움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나요?
 아이들별로 발달 속도가 달라, 각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달라요. 발달 속도가 비교적 빠른 아이들은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싸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툼을 중재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요?
 다툼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않고자 노력해요. 예를 들어, 장난감이 한 개 있을 때 아이들이 서로 장난감을 차지하려고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요. 이를 방지하고자 장난감을 많이 구비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툼이 발생하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질문을 하면서 중재해 주고 있어요.

 이외에도 아이를 가르치는 자신만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한 가지 놀이에도 아이들이 많은 의견을 내기 시작했어요. 이 과정에서 놀이에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아이들은 감정이 상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민주적인 방법인 투표를 활용해요. 이런 방법을 사용하니, 아이들 스스로가 존중받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육아휴직을 한 후, 올해 2월에 복직하기 위해 유치원에 갔어요. 육아휴직하기 전에 가르쳤던 아이들이 졸업할 시기였어요. 그 아이들이 저를 기억하고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의 쥐처럼 1층까지 제 이름을 부르면서 계속 따라왔어요. 당시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았고, 뿌듯했어요.

 현재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10년 후에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너 하고 싶은 것 해’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현재 가르치는 아이들이 6세예요. 10년 후면 16세로 곧 고등학교를 올라가기에, 응원해 주고 싶어요.

 현재 유치원 교사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서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아이에게 유치원에서 하는 활동에 대해 미리 알려줄 때가 많이 있어요. 아빠가 한 이야기가 어린이집에서 현실로 이뤄지다보니, 아이가 저를 믿고 따라요. 이런 대화를 통해 아이와 관계가 돈독해지는 것 같아요.

 공립유치원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유치원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임용시험 준비법은 무엇인가요?
 저는 임용시험을 준비할 때 계획을 세워 준비했어요. 융통성 있게 계획을 짰죠.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분량을 정해서 매주, 매월, 한 해의 계획을 세웠어요. 어떨 때는 하루에 정한 분량을 채우기 힘들 때가 있어요. 그러면 무리해서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지 않고 목표치만큼 더 빠르게 보고 쉬었어요.

 유치원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유치원 교사가 되기 전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을 위해서 헌신을 해야 하므로 소명 의식이 없으면 유치원 교사로 일하기 힘들어요. 최근 누리과정에서는 아이들의 마음으로 교육을 하는 것을 중요시해요. 따라서 저 스스로가 아이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 중요해요.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대한 많고 다양한 경험을 해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선생님이 했던 경험을 아이들에게 말해주면 아이들이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을 추천해 주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친 기자들의 이야기

 아이들이 처음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세상과 처음 마주하는 곳, 그 곳에서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유치원 교사 김진태 동문을 만났다. 그를 만나기 위해 오른 KTX에서 기자의 유치원 시절을 떠올려 봤다. 기자의 기억 속 유치원 교사는 ‘놀이의 상대’였다. 하지만 그를 만나고 나서 유치원 교사가 ‘놀이의 상대’뿐만 아니라 ‘인생 첫 길라잡이’로서 고군분투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인터뷰 기사에 실을 사진을 찍을 때, 한 아이가 그의 품에 안겼다. 그 아이는 김진태 동문이 가리키는 하늘을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그가 평소에 아이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김진태 동문은 늘 아이를 생각하는 참 스승이었다. 단순히 아이를 제자로 생각하지 않고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매 순간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라는 인격체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통해 교육자로서 배울 점도 많았지만, 아버지로서 배울 점도 많았다. 훗날 아버지가 된다면, 김진태 동문을 먼저 떠올리고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