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상황을 ‘대면’하는 슬기로운 대학생활
[사설] 코로나 상황을 ‘대면’하는 슬기로운 대학생활
  • 임성우 언론출판문화원 운영위원
  • 승인 2020.10.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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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제가 곧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이 예언했다. 이는 현재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인류의 삶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일 것이다. 지난 1학기 지도학생 상담을 통해 알게 된 것이지만, 학생들은 처음 몇 주 동안은 이러한 상황을 가볍게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상당히 반겼다고 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학생들은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특히 입학한 20학번 신입생들은 선배들은 커녕 동기들 얼굴조차 못 본 상태라 온종일 동영상 강의만 듣고 있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 대학 학생상담센터에 접수되는 개인 심리상담 자료를 보면, 지난 1학기의 경우 전면 비대면 상담으로 전환한 후 예년보다 상담 신청 건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센터의 연구원들은 전화나 화상으로 개인 심리상담을 받는 것이 낯선 동시에 캠퍼스에서 마주했을 대인관계가 없어지니 그만큼 심리적 갈등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학기 개강을 하면서 이제 학생들은 비대면 상황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심리적 안정도 되찾아 나름의 방법들을 모색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학기보다 학생상담센터를 찾는 개인 상담 건수는 늘어났고 심리검사 결과 심각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일부 학생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상황에 적응해 가면서도 대인관계를 통한 정서적인 소통 기회가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라 추측한다.

 그렇다면 대학은 어떻게 코로나 상황을 슬기롭게 ‘대면’할 수 있는가? 우선, 대면 수업의 요소를 가미한 비대면 강의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웹캠이나 마이크와 같은 개인 촬영 장비들을 일일이 들고 옮기거나 녹화 프로그램을 작동함에 있어서 매번 새롭게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는 공간이 학내에 더 많이 확충될 필요가 있다. 둘째, 정부나 지자체의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면서 부분적인 대면 상황을 계속해서 시도해야 한다. 이미 우리 대학은 엄격한 방역 체계를 가동하며 학생들의 도서관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 여름 방학에는 종합강의동에서 계절학기를 무사히 진행한 경험도 있다. 학생들과 직접적으로 관계하는 교내 기관들은 학생들의 요구가 있으면 대면 지도나 대면 상담에 부담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될 환경에 필요한 다양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겠다. 앞으로는 재택근무도 늘어나고 업무나 회의, 심지어 비즈니스도 화상으로 진행될 것이다. 단순히 동영상 강의만 수강하고 졸업해서는 변화된 사회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직 코로나 상황은 진행형이다. 우리 대학이 코로나 상황을 슬기롭게 ‘대면’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교육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의 구성원 모두 퇴보하지 않고 진일보한 ‘사회적 동물’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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