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영대신문과 함께하는 박물관 투어
[특집] 영대신문과 함께하는 박물관 투어
  • 김민석 기자, 정유진 준기자
  • 승인 2020.10.05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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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교 박물관

 우리 대학교 박물관(이하 박물관)은 지난 50여 년간 다양한 유물을 발굴하고 조사하면서 우리 지역의 대표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많은 양의 유물을 바탕으로 11개의 전시실과 야외전시실, 민속촌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대구와 경산, 경주 지역에서 발굴된 자료를 종합해 다양한 문화 강좌를 열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박물관은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박물관을 돌아보며 일부 전시관의 테마를 소개하고자 한다.

고지도실

 ‘고지도’는 현대의 지도처럼 과학적 측량을 통해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당시 사람들의 개성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고지도는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뤄 세상을 한 폭의 그림과 같이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1. 천하도

 「천하도」(사진1)는 17세기 민간의 사대부 계층을 중심으로 제작된 지도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세계지도이다. 이것은 상상의 세계를 그린 지도로 원시 수목신앙, 유교적 세계관, 중화사상 등 17세기의 사상이 담겨 있다. 이외에도 조선 후기 선조들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세계지도’와 ‘외국지도’, 우리나라의 전체 모습을 그린 ‘조선전도’, 각 지역과 지방 행정구역을 그린 ‘도별지도’와 ‘군현지도’, 왕권을 상징하는 장소인 도성을 그린 ‘도성지도’, 군사적 목적으로 제작돼 국경과 국방상의 요충지를 그린 ‘관방지도’ 등 다양한 고지도를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고지도실 한편에는 ‘산도’와 ‘경승도’가 전시돼 있다. ‘산도’는 풍수지리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제작된 지도로 우리 선조들은 거주지나 산소의 위치를 정할 때 풍수지리를 이용했다. 그리고 ‘경승도’는 전국의 주요 사찰이나 경관의 특징을 회화 기법으로 그린 지도이다. 이는 회화적 특성이 강하다 보니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조그맣게 그려졌다는 특징이 있다.

조각공예실

 조각공예실에서는 삼국시대의 ‘와전’(전벽돌과 기와)과 ‘불상’,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청자’,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백자’까지 다양한 시대의 공예품을 찾아볼 수 있다.

사진2. 목조 아미타여래좌상

 *감지에 금물로 쓴 「대방광불화엄경」은 아름다운 변상도가 들어 있는, 현재 전국적으로 얼마 남아 있지 않은 고려시대 회화 중 하나이다. 또한 조선시대 불상 연구의 기준 작품으로 평가받는 ‘목조 아미타여래좌상’(사진2)은 인간적인 표정과 엷은 미소를 가진 ‘표현 섬세한 작품’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목조 아미타여래좌상’에서는 1637년 비슬산 명적암에서 만들었다는 기록이 담긴 *복장이 함께 나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한 박물관에서는 아름다움의 진수를 보여주는 병, 주전자, 다완(대접) 등의 다양한 도자기를 볼 수 있다. 바다를 품은 것 같은 푸른색과 정교하게 새겨진 무늬를 가진 ‘상감청자’, 기형과 문양이 자유분방한 서민적인 분위기가 풍겨 소박하지만, 독창적인 매력을 가진 ‘분청사기’, 담백한 빛깔과 소박한 문양으로 우리 민족의 편안한 심성을 잘 느낄 수 있는 ‘백자’를 볼 수 있다.

 동경은 거울이 없던 시절 거울 대용으로 사용했던 물건으로 우리나라 금속공예의 모습을 대표한다. 박물관에 전시된 고려시대 동경은 중국의 영향으로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다. 동경의 형태는 원형을 기본으로 정방향, 팔각, 꽃잎 등의 형태를 띠고 새겨진 문양은 기하학 무늬, 문자, 동·식물, 인물 등 다양하다.

 *감지: 감람색으로 착색한 종이.
 *복장: 불상 속에 넣은 서류.

서화실

 서화실에는 다양한 종류의 그림과 글씨가 전시돼 있다. 서화는 글과 그림을 하나로 합쳤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캘리그라피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박물관에는 조선시대 명필로 유명한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 「단연죽로시옥」과 「문형산서평」이 있다. 이외에도 영조와 퇴계 이황, 박문수 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필적을 볼 수 있다.

사진3. 병렬매죽문 능화판

 또한 책의 표지를 장식하기 위해 각종 문양을 조각한 목판인 ‘능화판’이 있다. 이는 중국과 일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재로, 견고하고 아름다운 책 표지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박물관은 ‘능화판’과 탁본을 함께 전시해 서화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대표적인 ‘능화판’으로 손꼽히는「병렬매죽문 능화판」(사진3)은 책의 표지를 장식하기 위해 각종 문양을 조각한 목판이다. 해당 유물은 연화(연꽃), 능화(마름꽃), 모란 등의 꽃 모양과 독특한 기학학적 문양을 새겼다는 특징이 있다.

전통문화실

 전통문화란 한 나라에서 발생해 오랜 역사를 간직한 민족의 고유한 문화로 우리나라도 중국과 일본과는 다른 고유한 문화를 갖고 있다. 박물관에는 우리 선조들의 생활 양상을 보여주는 전통문화 1실과 민속 신앙을 보여주는 전통문화 2실로 나뉘어 있다.

사진4. 배냇저고리

 전통문화 1실에는 선조들의 생활을 살필 수 있는 옷가지 등을 볼 수 있다. 세상에 태어나면서 입었던 ‘배냇저고리’(사진4)부터 성인이 됨을 알리는 관례 의식에서 입었던 ‘사규삼’, 상을 당했을 때 입었던 ‘굴건제복’까지 과거 우리 선조들의 일생에 맞춰 다양한 옷이 전시돼 있다. 또한 우리 선조들의 신발에 대해서도 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신은 재료와 모양에 따라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양반층 부녀자들이 주로 신으며 가죽에 비단을 씌워 만드는 ‘운혜’와 서민층이 주로 신던 ‘짚신’, ‘미투리’까지 다양한 신발을 종류별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더불어 중국이나 일본의 가구와 다르게 크기가 작고 단순한 아름다움을 추구한 우리나라의 전통 목가구도 전시돼 있어 우리 선조들의 주거생활을 살펴볼 수도 있다.

 전통문화 2실에서는 불교나 유교보다 오래되고 뿌리 깊은 우리 민족의 신앙을 세시주술, 가신신앙, 화회별신굿, 무속으로 나눠 보여준다. 특히 교육과 의술에 관한 유물을 전시함으로써 우리 선조들의 생활 모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우리 선조들은 일 년을 농사일에 따라 나누고 이에 맞춰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생활을 해왔다. 환경에 따라 농기구의 형태는 다양하면서 농기구는 소량으로 생산됐다. 박물관에서는 ‘낫’, ‘호미’와 같은 전통적인 개인장비부터 ‘매통’, ‘디딜방아’와 같은 협동 장비까지 다양한 농기구들을 배치해 둬 이러한 생활상도 함께 알 수 있도록 했다.

임당전시실

 임당전시실은 임당지역 고분군의 출토유물을 전시해놓은 전시관으로, 우리 대학교에서 발굴한 임당의 많은 유구와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발굴한 유물을 단순히 씻어서 내놓은 것에 그치지 않고 그 특성을 한 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사진5. 임당유적 출토 고인골

 박물관은 임당유적에서 출토된 *고인골(사진5)을 법의학적으로 복원해 고대 사람들의 얼굴을 유추했고, 이를 임당전시실에 전시했다. 얼굴복원은 인골의 인종, 성, 나이 등을 추정하는 머리뼈 분석, 이목구비의 크기와 위치를 형성하는 얼굴 근육층과 형태소 형성, 근육 위에 피부를 덧붙이는 피부층 완성 등의 단계로 이뤄진다. 또한 인골을 분석하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당시 사람들의 나이와 건강 사항, 평균 신장 등 많은 정보를 나타내고 있다. 

 임당유적에서 발굴된 인골 250여 구를 분석한 결과 당시 사람들은 퇴행성 관절 질환, 충치, 치주염 등 현재와 비슷한 질병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되며, 평균 신장은 지금보다 10cm 이상 작았을 것이라 분석했다.

 더불어 DNA 분석을 통해 임당유적 피장자의 신분도 추정했다. 인골에서 추출되는 콜라겐과 탄소·질소 동위원소를 분석해 주피장자 집단과 순장자 집단의 육류 섭취량의 차이를 추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그들이 어떤 식생활을 했는지, 그들의 신분은 어떠했는지를 파악했다.

 *고인골: 고고학의 유적 따위에서 발굴되는 인골 가운데 화석 인골보다는 오래되지 않은 인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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