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꽃피우다
문화를 꽃피우다
  • 이연주 기자, 이상준 준기자
  • 승인 2020.10.0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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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0월 17일은 ‘문화의 날’로 국민들에게 문화의 의의와 중요성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이에 대구·경북의 문화예술 현황과 최근 문화예술계의 움직임에 대해 알아봤다.

 문화예술은 문화와 예술을 융합한 복합어로, 예술 활동이 있는 문화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는 문학예술, 공연예술, 시각예술, 전통예술, 음악예술 등을 말한다. 본지에서는 전국과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의 실태와 이를 위한 노력에 대해 알아봤다.

 과거의 문화예술 실태=‘또 서울이야?’ 지방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말이다. 그동안 지방은 서울에 비해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공연이 매우 부족했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발표한 『2011년 문예연감』에 따르면 공연예술은 전체의 69%가, 시각예술은 전체의 80.5%가 서울에서 이뤄졌다. 이렇듯 10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문화예술 공연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서울에 밀집돼 있었다. 이에 대해 경북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자와 공급자가 많은 곳에 문화예술 활동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8년도의 문화예술 활동을 기록한 『2019년 문예연감』에 따르면, 17개 시도별 공연예술 건수를 살펴본 결과 서울 7,781건, 경기 2,939건, 부산 1,870건, 대구 1,372건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서울은 전체 공연의 31.5%를 차지했다. 시각예술의 경우 서울 6,199건, 대구 843건, 경북 386건으로, 전체의 41.6%가 서울에서 이뤄졌다. 과거 서울에 밀집됐던 대다수의 문화예술 활동이 적어도 일부 영역에서 완화된 것이다.

 문화예술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고자=2011년, 지역 간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별로 특색 있는 고유한 문화를 발전시킴으로써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됐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5년마다 지역문화실태조사를 시행하며, 문화 도시 추진 사업 등과 같은 정책적 지원을 마련하고 있다.

 더불어 대구·경북은 지역 문화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지방의 문화예술과 예술인의 활동을 돕고 있다. 대구문화재단은 지역 자립형 창작생태계를 구축하고, 국제적 문화예술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고자 ‘2020년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경북문화재단은 경북의 예술인과 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찾아가는 문화활동지원사업’은 경북 내 문화공연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공연에 필요한 금액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 및 계층을 대상으로 그들이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레지던시프로그램지원사업’ 등을 통해 지역 문화 활성화를 돕고 있다.

 지역 시민들의 관심도 필요해=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국 만 15세 이상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2019년 국민여가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관광활동’, ‘휴식활동’은 증가한 반면, ‘문화예술 관람 활동’과 ‘문화예술 참여 활동’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들은 ‘질 좋은 여가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다양한 여가시설’ 등을 여가생활 활성화 방안으로 뽑았다. 이에 해당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과 시민들의 관심이 제고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문화재단 관계자는 “해당 지역만의 특색 있는 문화를 발굴하기 위해 지역문화재단이 노력하면 앞으로 지역 문화가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라 지역 시민들도 지역 문화예술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돼, 지역의 문화예술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멈췄던 지역 문화생활, 다시 살아나다

지난달 19일 대구시 북구 도청교에서 열린 힐링버스킹 공연 *사진제공: 대구문화재단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대구·경북 지역의 많은 문화 축제들이 취소됐다. 이로 인해 지역의 문화는 침체되고, 문화예술인들은 생계를 위협 받는 등 피해가 크다. 하지만 최근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함에 따라 메말랐던 지역 문화예술계에 생기가 돋기 시작했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문화계의 피해와 대응 방안에 대해 알아봤다.

 눈앞이 깜깜했던 지역 문화예술계=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지역의 크고 작은 문화 행사들이 연달아 취소되면서 문화예술계는 타격을 입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 상반기 문화예술계는 코로나19로 인해 1,489억 원의 매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부에서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통제하는 등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지역의 소극장과 문화예술인들의 생계가 위협 받기도 했다. 이에 대구 서구에 위치한 퍼팩토리 소극장 관계자는 “소극장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설 수 있는 환경이 줄어듦에 따라 생계유지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지개를 펴는 지역 문화예술계=대구시와 경산시는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상황에 처한 예술인과 예술단체를 위해 각종 지원책을 마련했다. 대구시에서 운영하는 대구문화재단은 일부 예술인들과 예술단체에 ‘생존자금’을 100만원씩 지급했다. 또한 경산시는 국비와 지방비를 이용해 지역 예술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 사업을 시행했다. 오세근 경산시 문화관광과장은 “일자리 창출 사업과 같은 지역 예술인 지원 사업을 통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예술인들을 위한 무대를 보장해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소되거나 중단됐던 지역의 공연들 역시 재개되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27일까지 대구시 중구와 북구에 위치한 신천 강변 위 대봉교와 도청교에서 〈힘내요 대구, 모두의 힐링-힐링버스킹〉 공연이 진행됐다. 이는 원래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으로 잠정 중단됐지만 지난달 9일 대구형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일부 완화됨으로 인해 재개됐다. 해당 공연에서 100명 이상 집합 금지와 2m 거리두기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김찬극 대구문화재단 시민문화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대구 시민들이 해당 공연을 다시 접하면서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휴관했던 문화 시설들은 관람객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 인원을 제한하는 등의 방식으로 다시 문을 열고 있다. 지난 8월 23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휴관했던 대구미술관은 지난달 11일부터 재개관했다. 이에 따라 대구 출신의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메이드 인 대구Ⅱ〉 기획전이 진행 중이다. 또한 대구예술발전소는 지난 8월 25일부터 국내외 예술가들이 코로나19 사태를 예술로 승화시킨 〈펜데믹〉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문화 행사=코로나19로 인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비대면 문화 행사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4일, 경산시에서 개최된 ‘제19회 전국정가 경창대회’는 대면 심사가 아닌, 촬영된 참가자들의 공연 영상을 심사위원들이 심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문화예술계 종사자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온라인 예술 행사를 권유하기 위함이다.

 또한 퍼팩토리 소극장에서는 지난달 5일부터 예술인과 공연단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무관객 온라인 생중계 공연 및 촬영’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퍼팩토리 소극장 관계자는 “언택트 문화 행사를 통해 예술인들도 전처럼 예술 활동을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예술인들은 자신이 예술인으로서 살아있음을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찬극 본부장은 “앞으로도 계속 비대면 문화 행사를 위한 체계적인 방안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연극을 위해 두 발 벗고 뛰는 이홍기 대구연극협회장

 《2020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는 <혜영에게>, <베니스의 상인>, <동행> 등의 연극들을 지역 소극장 등지에서 지난 8월 1일부터 세 달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2020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의 조직위원장이자, 33년 동안 연극 길을 걸어온 이홍기 대구연극협회장을 만나봤다.

 대구연극협회장으로서 대구 연극계를 위해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주로 대구 연극계 전반을 관리하고 있어요. 대구 연극계의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지역 연극 콘텐츠 개발을 연구하기도 해요.

 《2020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의 조직위원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연극협회장으로서 당연직으로 맡아야 해요. 그래서 《2020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 조직위원장이자 대구연극협회장을 겸임해서 하고 있어요.

 대구연극협회는 코로나19 피해에 어떻게 대처할 예정인가.
 문화계 종사자들의 경제적인 피해에 있어 공공기관에 도움을 요청해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등 적절한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에요.

 지난해까지 16년간 개최되던 《대구국제호러페스티벌》이 《2020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로 재탄생했다고 들었다.
 
호러 콘텐츠에 특화됐던 ‘대구국제호러페스티벌’을 시민들에게 힐링을 줄 수 있는 ‘2020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로 만들기 위해 명칭을 바꾼 것이에요. 더불어 올해 ‘연극의 해’를 맞아 대구에 있는 공연장들로 충분히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제를 개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2020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가 소극장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유가 있는가.
 
대구의 소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및 공연을 활성화하기 위해서예요.
 
 《2020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는 ‘제2국립극단’ 대구 유치를 위한 일환으로도 알고 있다. 이를 위해 대구연극협회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대구시에는 현재 국립 예술단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대구의 문화적인 측면이 활성화됐으면 좋겠어요. ‘제2국립극단’ 대구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대구연극협회가 당연히 해야 하는 역할이기도 하고요.
 
 ‘제2국립극단’이 대구에 유치됨으로써 지역 사회에 나타나는 긍정적인 부분은 무엇인가.
 
먼저 ‘제2국립극단’이 대구에 유치되면 대구의 연극계 인프라가 확장되리라 생각해요. 또한 국립극단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시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구연극협회장으로서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일단 가장 큰 목표는 대구의 연극이 발전하는 거예요. 대구에서 활동하는 많은 연극인들의 상연 환경이 좋아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대구의 연극인들이 작품 콘텐츠를 만드는 데 많은 제약을 받고 있어요. 이에 현 상황에 맞는 공연 환경을 연구해서 좋은 공연을 위한 방안을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제가 연극한 지 올해로 33년이 됐어요. 그동안 시대가 변하면서 연극 환경은 점점 더 새로워지고 있어요. 제가 이곳에 있는 만큼은 가능한 한 열린 마음을 갖고, 다방면으로 즐길 수 있는 연극 환경을 조성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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