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흡연문화에서 공생의 흡연문화로
잘못된 흡연문화에서 공생의 흡연문화로
  • 조현희 기자, 엄수진 준기자
  • 승인 2020.10.05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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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연 운동이 확산되고 금연구역이 증가하면서 흡연문화와 흡연구역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 대학교의 경우에도 커뮤니티 게시판 와이유키키, 에브리타임 등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흡연구역 미준수 흡연구역 관리 미비 흡연구역의 부적절한 위치 등으로 인해 불편을 제기하는 게시글을 볼 수 있다. 흡연구역이 정해져 있음에도 금연구역에서 흡연하거나,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등의 행위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우리 대학교 흡연문화와 교내 흡연구역 실태에 대해 알아봤다.

흡연구역, 어떻게 지정되나요?

중앙도서관 지하 1층 앞 흡연구역

 ‘국민건강증진법 9조’에 따르면, 대학 캠퍼스 내부에서는 금연이 원칙이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 대학이 자체적으로 흡연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 이에 우리 대학교는 흡연자들의 편의를 위해 단과대학 학생회와 행정실이 협의하거나 학내 구성원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흡연구역을 지정하고 있다. 교내 흡연구역은 대부분의 건물에 최소 한곳씩 존재한다. 중앙도서관 지하 1층 앞 상경관 정문 앞 인문관 계단 아래 사범대 주차장 왼편 기계관 후문 앞 등 다수의 흡연구역이 그것이다. 전용하 캠퍼스관리팀장은 “흡연자들이 지정된 곳에서 흡연할 수 있도록 교내 곳곳에 흡연 가능한 구역을 마련해놨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내 흡연구역에 흡연부스나 흡연구역 표시 등이 없어 흡연구역의 경계도 모호한 상황이다. 본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내 흡연구역의 경계가 명확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23.6%(45명)가 ‘매우 그렇지 않다’, 40.3%(77명)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흡연구역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일부 흡연자들이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사례가 발생해 학내 구성원들의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흡연문화 실태를 들여다보다

캠퍼스 바닥에 널브러진 담배꽁초

 교내에서는 금연구역에서 흡연하거나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등의 문제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 21일 본지에서는 우리 대학교 학생 191명을 대상으로 ‘교내 흡연구역 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본인이 속한 단과대의 공식 흡연구역 위치를 알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17.8%(34명)가 ‘매우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25.7%(49명)가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10명 중 4명 이상의 학생이 교내 공식 흡연구역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한편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사람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26.7%(51명)가 ‘매우 많다’고 했으며, 38.7%(74명)가 ‘많다’고 답했다. 흡연구역 바닥에 담배꽁초나 담뱃갑 등을 버리는 쓰레기 투기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학생 중 39.3%(75명)가 흡연구역 쓰레기 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으며, 39.3%(75명)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청호 건축학부 행정실장은 “흡연구역에 재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등의 행동을 일삼는다”고 말했다.

잘못된 흡연문화, 그 원인은?

 그렇다면 잘못된 흡연문화가 지속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 대학교 규정집에는 흡연구역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금연구역에서 흡연하거나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사람에게 제재나 처벌을 가할 수 없다. 이로 인해 흡연구역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단과대학 행정실이나 학생회에서는 임의로 흡연구역을 지정해 해당 구역에 쓰레기통을 비치했다. 하지만 본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내 흡연구역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20.4%(39명)가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며, 40.3%(77명)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6명의 학생이 교내 흡연구역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에서 흡연구역 관련 규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흡연구역의 부적절한 위치 선정으로 비흡연자들이 피해를 겪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일부 흡연구역은 학내 구성원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있다. 특히 중앙도서관 지하 1층 앞과 상경관 정문 앞 흡연구역은 학생 이동량이 많은 건물 인근에 있어 이와 관련해 학생들의 불만이 자주 제기된다. 일부 학생들은 에브리타임 우리 대학교 게시판에 상경관을 오가면서 담배연기를 맡게 된 피해에 관한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모두를 위한 곳으로

 학내 구성원들은 무분별한 담배꽁초 투기, 흡연구역의 부적절한 위치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범대 행정실 측은 지난해 흡연구역 내 쓰레기 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담배꽁초 투기 금지 문구를 흡연구역에 부착했고, 그 결과 해당 문제가 완화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일부 단과대 학생회에서는 흡연구역 내 쓰레기 무단 투기 방지 포스터와 스티커를 붙이는 등 ‘바른 흡연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일부 단과대에서는 담배연기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를 줄이고자 흡연구역의 위치를 변경했다. 지난달 상경대 행정실과 학생회는 캠퍼스에서 발생하는 간접흡연 피해를 방지하고자 상경관 정문 앞에 있던 흡연구역을 상경관 신관 인근으로 옮겼다.

 한편 교내 흡연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흡연부스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본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의 학생이 흡연부스 설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단과대에서는 비흡연자들의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기 위해 흡연부스를 설치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리 대학교는 예산 문제로 흡연부스 설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용하 팀장은 “우리 대학교의 건물 수와 캠퍼스 크기를 고려했을 때 흡연부스 설치는 예산이 많이 들 것”이라며 “하지만 학생회나 본부 등과의 논의를 통해 바른 흡연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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