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광고’가 쏘아올린 ‘앞광고’ 트렌드
‘뒷광고’가 쏘아올린 ‘앞광고’ 트렌드
  • 이연주 기자, 이상준 준기자
  • 승인 2020.09.1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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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광고시장은 10~20년 전과 달리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업은 방송 프로그램 또는 OTT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광고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에 방송 프로그램 및 OTT 서비스 속 광고에 대해 알아봤다.


PPL 이제 대놓고 해요

 요즘 TV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일부 연예인들은 ‘이거 PPL이야?’라는 말을 종종 한다. 더불어 PPL을 소재로 한 방송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요즘 광고주 또는 방송국 PD는 ‘대놓고 PPL’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에 PPL의 역사와 요즘 방송 프로그램 속 PPL 트렌드에 대해 알아봤다.

 방송 프로그램 속 PPL의 시작은=PPL은 ‘Product Placement’의 약자로, 간접광고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한국 방송법 제 73조에 따르면 PPL이란 ‘방송프로그램 안에서 상품을 소품으로 활용해 노출시키는 형태의 광고’를 말한다. 대부분의 PPL은 영화나 TV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지만 라디오, 연극, 뮤직비디오 등과 같은 대중문화 매체의 전 영역에서 이뤄지는 것을 총칭한다.

 1990년대에 케이블 방송을 시작으로 방송 프로그램이 증가하면서 간접광고시장도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 당시 PPL은 협찬이나 제작 지원의 형태였고, 프로그램의 배경이나 소품으로 특정 기업의 제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프로그램 속 노골적인 제품 홍보가 늘어나면서 이를 규제하고자 2010년 1월,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이에 음성적으로 이루어졌던 간접광고가 제도화되면서 방송 콘텐츠의 질적 발전을 도모하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PPL을 계속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PPL 광고비는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비에 직결된다. 이로 인해 간접광고는 프로그램의 제작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게 됐다. 또한 광고주들은 적은 비용으로 제품과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광고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접광고를 택했다.

 대놓고 드러내고 공개하는=과거 PPL은 출연자의 테이블에 광고 제품을 놓아두는 등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는 광고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최근 PPL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일부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광고 제품을 PPL이라고 대놓고 언급하며 이를 웃음 요소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광고 현상에 대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측은 “요즘은 대놓고 광고라고 알리는 방식을 소비자가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추세”라며 “이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논란이 된 뒷광고에 반하는 앞광고가 등장하는 데 영향을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MZ세대의 키워드 중 하나로 ‘진정성’을 꼽을 수 있다. 이에 익명을 요청한 우리 대학교 학생 A 씨는 “PPL이 아닌 척하면서 방송 흐름을 깨는 것 보다 대놓고 PPL을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학생 B 씨는 “PPL을 한다면 당당하게 드러내고, 이를 재미있게 활용하는 것은 괜찮다”고 답했다.


 한편 노골적인 PPL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학생 C 씨는 “광고인지 방송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프로그램과 관련 없는 광고는 방송 흐름을 깰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 D 씨는 “광고주가 방송에 깊게 관여할 우려가 있어 방송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한편 간접광고 시장은 커지고 있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 광고산업조사(2018년 기준)’에 따르면, 간접광고의 산업 규모는 2018년 1,270억 원으로, 2017년 1,108억 원에 비해 14.6% 증가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앞으로 간접광고는 프로그램의 내용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배치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더불어 PPL임을 명확히 고지함으로써 시청자들로 하여금 PPL과 관련된 정보를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투명성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MZ세대: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밝은 미래의 OTT 속 광고, 하지만 뒷광고는 조심!

 최근 유튜브에는 유료 광고임을 표시한 영상이 자주 보인다. 이는 유튜브 등과 같은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증가함에 따라 OTT 서비스를 이용한 광고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유명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뒷광고와 같은 문제가 일어났다. 이에 OTT 서비스 속 광고가 증가하는 이유와 최근에 논란이 있었던 뒷광고 문제에 대해 알아봤다.

 언제 어디서나 쉽고 다양하게 볼 수 있는=OTT 서비스는 ‘Over The Top’의 준말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이다. 유튜브 넷플릭스 훌루와 같은 OTT 서비스의 발달로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OTT 서비스를 접하면서 OTT 서비스를 통한 디지털 광고 역시 증가하고 있다. 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는 “지상파 방송도 콘텐츠의 화제성 및 수익성을 위해 OTT 서비스 쪽으로 눈을 돌린 상황이다”고 전했다. 더불어 제일기획의 ‘2019년 매체별 총광고비’ 조사에 따르면 2019년에 디지털 광고비가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렇다면 OTT 서비스 속 광고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발표한 ‘2018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OTT 서비스를 활용한 광고가 TV 광고보다 광고 효율성이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V 광고와 달리 OTT 서비스는 전 세계 시청자가 스트리밍하며, 시청자의 나이, 위치, 소비 습관, 브랜드 선호도 등 세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OTT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광고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많은 광고주들이 OTT 서비스를 통한 광고를 선호하면서 최근 유튜버와 같은 인플루언서들의 영상 속 광고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기 인플루언서를 통한 광고는 시청자들의 실제 구매로 이어져, 광고 시장에서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커졌다. 반면 인플루언서를 통한 광고가 증가하면서 인플루언서들이 시청자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뒷광고는 사절합니다=뒷광고는 유튜브와 SNS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가 광고에 대한 경제적 대가를 지급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게시물에 유료 광고를 표시하지 않은 광고를 뜻한다. 지난 8월, 유튜버 A 씨가 생방송 도중 인기 유튜버들의 뒷광고 사실을 폭로하면서 유튜브 내 뒷광고가 만연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시청자들은 유튜버가 대중을 기만한 것에 대해 실망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암암리에 만연해 있을 것이라고 추측만 했던 뒷광고 의혹이 사실로 밝혀짐에 따라 유명 인플루언서의 이미지와 제품 브랜드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부당 광고 근절 대책=한편 지난 1일부터 뒷광고와 같은 부당 광고를 방지하기 위해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이에 따라 인플루언서들은 광고 또는 협찬받은 게시물을 올릴 때, 유료 광고 표시와 같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시청자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명시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시정 조치 시정 명령 과징금 부과 등의 형태로 제재를 받게 된다. 더불어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심사지침 개정안은 유튜브를 시청하는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이 올바른 소비를 하는 데 발판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들은 광고임을 알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정정당당함을 내세워 시청자와 소통하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너의 마음속 PPL을 말해줘

 방송 프로그램 속 PPL이 증가함에 따라 우리 대학교 학생들이 생각하는 가장 기억에 남는 PPL은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봤다.

<좋아요>

MBC 예능 <놀면 뭐하니?> - 음료 광고

 A: 싹쓰리 편에서 음료수를 광고한 것이 기억에 남아요. 출연진들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돈을 모으기 위해 음료수를 PPL이라고 밝히며 반복적으로 노출시켰어요. 이에 제작진 입장도 이해되면서 재밌는 장면으로 연출돼 좋았던 광고라도 생각해요.

MBC 예능 <놀면 뭐하니?> - 과자 광고

 B: 가수 비의 깡 열풍에 맞게 이를 방송에서 ‘깡 시리즈’ 과자 PPL을 언급해 예능적 요소가 잘 반영된 것 같아 좋았어요.

<싫어요>

SBS 드라마 <더킹-영원한 군주> - LED 마스크, 커피 광고

 C: 드라마 더킹에서는 LED 마스크, 커피 등 여러 PPL이 등장했어요. 누가 봐도 작품과 어울리지 않는 광고인데, 드라마 내용과 엮으려다 보니 오히려 작품 흐름을 망친 것 같아요.

MBC 예능 <놀면 뭐하니?> - 과자 광고

 D: 해당 프로그램에서 유재석 씨와 이효리 씨가 출출하다며 한 종류의 과자로만 채워진 진열대에서 과자를 먹는 장면이 있었어요. 너무 대놓고 하니 어이가 없었어요.

뒷광고에 대한 우리 대학교 학생의 말말말

 최근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뒷광고 논란이 있었다. 이에 우리 대학교에서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강민진 씨(시각디자인2)를 포함한 우리 대학교 학생들에게 뒷광고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강민진 씨(시각디자인2): 저는 <DAILY JJINI>로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어요. 유튜브 활동을 하는 동안 광고나 협찬을 받아본 적이 있는데, 관심분야가 아니라 거절했어요. 만약 제가 광고 영상을 찍게 된다면, 영상 시작할 때 광고를 받았다고 알리거나 더보기란에 설명도 적을 거예요.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이제부터 심사지침 개정안이 시행되므로 사람들이 광고 제품에 대한 판단력이 빨라질 것이라 생각해요. 광고에 대한 개정안도 시행된 만큼 전과는 달리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어나갔으면 좋겠어요.

 A 씨: 현재 많은 유튜버들이 그렇듯이, 분명히 광고를 받았음에도 자신이 돈을 주고 산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구독자를 기만하는 행위예요. 앞으로는 광고를 받았으면 광고임을 알리는 양심적인 유튜버들이 많이 나오길 바라요.

 B 씨: 유튜버 등 유명 인플루언서를 통해 제품 후기를 보고 정보를 얻어 구매하기도 하는데, 뒷광고였다면 그 제품이 좋지 않아도 좋은 척을 한다거나 과장되게 말하는 등의 행동을 했을 것이기에 배신감이 커요.

 C 씨: 광고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지만, 이를 숨기고 거짓말하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에요. 유튜버는 올바른 방식으로 광고를 표기하고 시청자는 광고 자체를 나쁘게만 바라보는 시선을 없애야 해요. 그렇게 되면, 뒷광고가 사라지고 건전한 미디어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D 씨: 사실 요즘 인플루언서는 연예인보다도 더 영향력이 커요. 그만큼 그들을 믿고 응원하는 팬도 많다 보니, 그들이 저지른 행위보다 과도하게 비난받기도 해요. 시청자를 기만한 것은 나쁘지만, 허위 사실 등으로 고통받는 인플루언서도 많아요. 이에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한 인플루언서는 용서해 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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