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새로운 하늘길을 열다
대구의 새로운 하늘길을 열다
  • 김은택 기자, 박수연 준기자
  • 승인 2020.09.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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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8일 국방부는 대구 군 공항 이전 부지 선정위원회를 열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하 통합신공항) 부지를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이하 공항 이전 예정지) 일대로 확정지었다. 이로써 대구·경북은 신공항 시대를 열 수 있게 됐다. 이에 통합신공항 이전 배경, 통합신공항이 지역과 청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다.

공항 이전의 발걸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조감도 *사진제공: 경상북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조감도 
*사진제공: 경상북도

 대구국제공항은 지난 1961년 개항된 이래 대구·경북 주민의 하늘길을 열어주고 있다. 하지만 대구 도심이 확장돼 소음 피해와 재산권을 침해받는 사람이 늘어났다. 또한 공항 이용객이 늘어 공항 시설이 포화되자 대구시는 공항 이전을 추진했다.

 공항, 왜 이전하나요?=대구 도심이 확장되면서 소음과 재산권 침해에 시달리는 주민이 늘어났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면적의 13%인 114.31㎢가 비행 안전 고도제한 지역으로 설정됐다. 해당 지역에는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어 재산권 침해와 도심 침체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05년 대구 K-2공군기지에 F-15K가 배치되면서 대구 주민의 약 10%가 소음 피해를 받게 됐다. 특히 대구 지역 39개 학교에서 공항 이착륙 소음으로 인한 학습권을 침해 받고 있다. 대구국제공항 소음 피해 규모는 수원 공군비행장 주변 소음피해 규모의 6.2배에 달한다. 익명을 요구한 우리 대학교 A 씨는 “전투기 소음으로 수업 중 흐름이 끊긴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더불어 수용 한계를 넘어선 공항 시설도 공항 이전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대구국제공항 연간 이용객 수는 지난 2019년 기준 4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대구국제공항이 수용할 수 있는 연간 이용객 375만 명을 넘어선 수치다. 이외에도 군과 민간이 같은 시설을 공유해 군사작전에 제약을 받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가까운 공항을 원해요=한편 통합신공항이 기존 대구 도심과 멀어짐에 따라 일부 시민은 불만을 호소하기도 했다. 공항 이전 예정지는 대구시청에서 직선거리로 48km 떨어져 있다. 이는 대구시청에서 현 대구국제공항까지를 직선으로 이은 거리인 4.5km보다 10배 가량 멀어진 것이다.
 
 대구경북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대구국제공항 항공여객 이용행태 분석’에 따르면 1년간 항공기를 이용한 대구시민의 98%가 국내선 이용 시 대구국제공항을 이용했으며 국제선의 경우 75.6%가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같은 기관에서 대구국제공항을 이용한 이용객 3,065명을 대상으로 ‘항공편 이용 시 대구국제공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질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5.9%(1,713명)가 ‘출발지에서 공항까지 가까워서’를 꼽았다. 이를 통해 지역민이 대구국제공항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다는 사실과 공항을 선택할 때 공항 접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에 윤대식 교수(도시공학과)는 “값싼 비용으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통합신공항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대구 도심과 통합신공항을 잇는 공항철도 건설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길은 통합신공항으로=대구시와 경상북도는 통합신공항과 주요 도시 간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해 도로 8개 노선, 철도 3개 노선을 신설 또는 확장할 예정이다. 이에 대구시는 성서-지천-안심을 잇는 4차 순환도로와 조야-동명 광역도로를 각각 2021년, 2024년 개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또한 경북도청과 의성을 연결하는 왕복 4차선 도로를 신설하고 중앙고속도로 의성IC에서 금호JCT 구간을 왕복 4차선에서 왕복 6차선으로 확장하는 등 6개 도로 노선에 대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 서대구역-통합신공항-의성역 노선과 김천역-통합신공항-의성역을 잇는 철도를 신설하고 단선으로 전철화 공사가 진행 중인 중앙선 안동에서 영천 구간을 복선으로 확장 건설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김형오 대구시청 공항정책과 담당자는 “해당 사업을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 및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을 목표로 충실히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에 부는 새로운 바람

스마트시티가 조성되는  부지*사진출처: 대구시
스마트시티가 조성되는 부지
*사진출처: 대구시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가 최종 확정된 후, 공항이 떠난 자리(이하 후적지)와 통합 신공항 일대 개발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이뤄지고 있다. 지역 청년의 취업 시장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대도 뜨겁다. 이에 공항 이전이 지역 청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다.

 공항이 떠난 자리에는=대구시는 대구국제공항 후적지 일대에 208만 평 규모의 초대형 스마트시티를 조성한다. 또한 해당 부지에 20조 원 이상을 투입해 2028년까지 주거공간 및 공원을 조성해 첨단산업과 문화·예술을 결합한 지역 신 성장 거점으로 개발한다. 대구시는 후적지 일대를 일터·삶터·쉼터가 공존하는 미래형 스마트시티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친환경 수변도시 청년과 기업이 모여서 꿈을 펼칠 수 있는 창의적인 여건 조성 등 문화·경제·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스마트한 미래복합도시로 개발할 예정이다. 윤대식 교수는 후적지 개발에 대해 “스마트시티는 R&D(연구·개발) 중심의 도시형 산업들을 포용할 수 있는 공간 주변 자연환경 자원을 연계할 수 있는 공간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른 인간 생활 행태의 변화를 반영한 복합적인 공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신공항, 어떤 모습인가요?=통합신공항 최종 이전 부지가 결정되면서 인근 지역 개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먼저 국내 최대 항공부품 소재단지 형성 및 전자부품 기업 집적화 등 ‘ICT 기반 공항경제권’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대구시는 이를 통해 소비 활성화로 인한 지역 경제의 활성화 문화·공공시설 확대, 치안 강화, 세수증가 대구·경북 광역공동체의 핵심적 역할 확충 인적·물적 교류 관문 역할 수행으로 지역 활성화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공항의 기능이 출입국 관문 기능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권 중심지로 확대됨에 따라 지역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윤대식 교수는 “새로운 시대 흐름에 맞춰 통합신공항 일대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리조트·아울렛·관광시설을 조성하고 경북지역만의 특색을 반영한 신공항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마트도시 건설과 공항 이전이 불러올 청년 취업의 변화=공항 신설과 스마트시티 건설로 인해 대구·경북 청년들의 취업 시장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공항 이전 시 12만 1,397명의 취업 유발 효과를 얻는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 4월 시도별 상용근로자 임금총액 비교’에서 대구시는 16개 시·도 중 15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구의 주요 산업이 부가가치를 올리지 못하는 전통적 산업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윤대식 교수는 “기존의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벗어나,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R&D기반의 산업이 스마트 미래복합도시에 유치된다면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대구의 산업 경쟁력, 지역 총생산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경상북도는 항공연계 인력양성을 위해 경북교육청, 대구·경북 지역 대학과 협력한다. 이로 인해 항공 관련 전문 인력 양성 학과 개설, 항공 산업과 연계한 청년창업특구 조성 등을 통해 도내 청년들에게 공항 관련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고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21년 우리 대학교에 신설되는 항공운송학과 학생들의 진로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전정기 교수(항공운항계열)는 “항공물류 및 공항관리 분야 진출과 함께 각종 공군 관련 방위산업체로의 진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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