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칼럼니스트] 아슬아슬한 위로의 말
[나도 칼럼니스트] 아슬아슬한 위로의 말
  • 오수민 (정치외교1)
  • 승인 2020.08.31 1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로’란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주거나 슬픔을 달래 주는 행위이다. 우리는 세상에 위로가 존재해 그나마 살 만하다고 느끼고, 힘든 상황에서 힘을 얻곤 한다. 위로 행위의 대상은 본인이 될 수도 있고 타자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위로의 말은 어떤 형태로 전해져야 할까. 위로의 대상이 본인이든, 타자이든 괴로움을 덜어주고 슬픔을 달래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우리는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위로의 말을 어떻게 전하냐에 따라 위로가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어 위로할 때 적어도 하면 안 되는 말에 대해서 알아봤다.
 
 첫째, 섣불리 ‘괜찮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야’를 내뱉지 말자.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은 전혀 괜찮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이 위로를 할 때 ‘괜찮아’라고 말한다. 차라리 그것보다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가 그에게 더 위로가 될 것이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말은 마치 ‘시간이 지날 때까지 넌 고통스러워야 해’라는 말로 다가갈 수 있다. 생각해 보라. 본인이 시간을 빨리 감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며, 시간이 지나도 괜찮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힘든 사람에게 시간 타령을 하면서 시간이 지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마치 독과 같은 말이다.

 둘째, ‘울지 마’를 비롯해 ‘~하지 마’를 내뱉지 말자.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울지 말라고 하는 것은 그의 기분을 더 나쁘게 하는 말일 수 있다. 나의 입장에서 그가 우는 모습이 견디기 힘들어서 울지 말라고 하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나’의 입장이다. 진정으로 그를 위로해주고 싶다면 그가 하고 싶은 대로 잠깐 둘 수도 있는 거 아니겠는가. 또한 ‘힘들어하지 마’, ‘자책하지 마’를 비롯한 ‘~하지 마’를 내뱉으면 힘든 사람에게 상당히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는 완전히 남이기에 그의 입장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입장과 완전히 같아질 수는 없다. 그래서 그가 생각하고 내린 결론의 말과 행동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공감은 할 수 없다. 목숨 달린 일이 아니라면 그가 하고 싶은 생각과 말과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도 위로가 된다. 충분히 지켜본 뒤에, 이성적인 조언을 해도 늦지 않다.

 셋째, 그가 나에게 먼저 말하기 전에 캐묻지 말자. 그 사람의 표정과 행동, 말투로 ‘저 사람은 힘든 일을 겪고 있는 게 분명해. 내가 위로해 줘야지.’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꽤 위험하다. 그게 사실일지라도 그가 나에게 먼저 털어놓기 전에 내가 먼저 아는 척하는 것은 상당히 무례한 행위다. 나의 호기심으로 시작된 그를 향한 질문이 그에게는 정말 대답하기 힘든 질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상대방이 나에게 말해줄 수 있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렸다가, 상대방이 말을 하면 그때 들어주는 것도 늦지 않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