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탐구생활] 우리나라 야담 연구의 개척자, 이강옥 교수
[교수님 탐구생활] 우리나라 야담 연구의 개척자, 이강옥 교수
  • 김도현 수습기자
  • 승인 2020.08.31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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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옥 교수(국어교육과)
이강옥 교수(국어교육과)

 이강옥 교수(국어교육과)는 1989년 우리 대학교에 부임해 올해 퇴임을 앞둔 한국 야담 연구의 개척자다. 지난 5월에는 진단학회에서 한국학 및 동아시아학 분야의 뛰어난 성과를 낸 학자에게 주는 ‘두계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에 이강옥 교수를 만나 야담 연구자로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 대학교 교수로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제가 우리 대학교에 부임했을 당시, 문과대와 사범대에는 중앙일보에서 ‘영남 인문학파’로 일컬을 정도로 유명한 교수들이 많았어요. 그분들과 어울려 공부하고 토론하던 날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야담이 다른 국문학 분야에 비해 흥미로운 점은 무엇인가요?

 야담이란 옛날부터 전해오던 신화, 민담 등을 받아들이고 당대의 현실을 허구적으로 나타내는 조선 후기 서사 갈래예요. 이는 조선 후기 사실주의적 서사문학의 중심자리에 있으며 우리나라 근대소설의 형성에 기여했어요. 그래서 야담은 우리 민족 서사문학과 인간상의 박물관이자 바다와 같은 존재예요.

 대학 시절에 야담과 관련해 특별한 추억이 있다고 들었어요.

 대학 시절 ‘야담을 연구하는 것이 무슨 의의가 있을까’란 회의에 빠진 적이 있어요. 당시 저는 서울대 후문에 급조된 철거민촌에서 살았어요. 그곳에서 저는 민중들의 삶을 포착했어요. 그것은 마치 민중들이 삶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야담을 읽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죠.

 불교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어요.

 어릴 적부터 ‘삶의 본질은 무엇인가?’, ‘왜 사는가?’ 등 삶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많았어요. 그 의문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 후 불교 서적을 읽기도 하고 절을 찾아가 머물기도 했죠.

 「구운몽」을 통해 우울증 치료에 관한 연구를 했다고 들었어요.

 고등학교 시절 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어요. 당시 ‘우울증’이라는 것을 모르고, 스스로 우울증을 극복하고자 해 힘들었어요. 문학 공부를 하면서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을 도와주고자 ‘구운몽 작품 읽기’라는 우울증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지난 5월 교수님께서는 「한국 야담의 서사세계」라는 도서로 ‘두계학술상’을 받았습니다.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야담을 연구한 공적을 진단 학회가 인정해준 것 같아요. 진단 학회에서 해당 도서가 한국의 근대 서사문학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야담을 잘 담고 있다고 말했어요.

 야담 연구의 전문가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야담 작품은 한문으로 표기된 것이 대부분이에요. 시간이 된다면 훌륭한 가치를 지닌 야담 작품들을 오늘날 읽기 좋은 한글로 번역해 대중들에게 소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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