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봉] 학생들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영봉] 학생들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 이소정 편집국장
  • 승인 2020.06.0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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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비민주적인 대학본부를 규탄한다’며 학과 통합 전면 재논의 건과 대학구조개혁 심의위원회 설치 건으로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농성을 벌였다. 이후 6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교육정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교육부와 대학의 태도에 우리 대학교 총학생회는 등록금반환운동본부를 만들어 등록금 반환 촉구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 대학교를 비롯한 경산의 5개 대학 총학생회장단은 경산에서 세종까지 200km 종주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우리나라 대다수 대학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개강한 이번 학기도 벌써 기말고사, 즉 종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학기가 끝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교육부와 대학의 일관된 태도에 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학생들의 목소리에 교육부와 대학은 응당한 답을 제시해줘야 한다. 

 누구나 한 번쯤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수업을 듣고, 일하는 것을 상상해봤을 것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됨에 따라 강의실이 아닌 자택에서 교수들은 강의를 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수업을 듣고 있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을 일이 코로나19로 실현된 것이다. 하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시작한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대면수업보다 강의의 질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학습권 침해로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왔다. 

 대부분의 강의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필자가 이번 학기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답답했던 부분은 모르는 부분을 직접 묻지 못하는 것이었다. 메일로 묻고 답변을 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그 과정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한편 필자가 듣는 강의 중 하나는 소리가 자주 끊겨 수강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준비되지 못한 비대면 수업의 부작용에 많은 학생들이 노출되어 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20학년도 우리 대학교 연평균 등록금은 740만 원가량이다. 즉 이번 학기 평균 등록금은 370만 원으로 이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은 양질의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학교에 가기조차 힘들어 등록금 반환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우리 대학교를 비롯한 대구·경북 6개 대학 총학생회장단은 교육부에 성명서를 보내기도 했으며, 일부는 등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는 등 등록금 부분 환불을 위해 많은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에 교육부는 ‘등록금 책정 및 환불은 고등교육법 제11조에 따라 대학 총장이 정하는 사항’이라고 답했으며, 대학은 ‘재정이 어려워 교육부의 재정지원 없이는 등록금 환불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즉 교육부와 대학은 서로에게 미루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함에 따라 발생한 문제는 학습권 침해라는 형태로 학생들이 고스란히 짊어지게 됐다. 그러니 더더욱 교육부와 학교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교육부와 대학은 ‘행정적·재정적 한계로 제한이 있으니 이해를 바란다’며 학생들의 일방적인 이해만 고집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교육부와 학교에서는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같이 해결책을 찾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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