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늦은 인사
[사설] 늦은 인사
  • 최동주 언론출판문화원장
  • 승인 2020.06.0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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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의 상황 속에서 시작한 학기가 어느덧 종료를 앞두고 있다. 영대신문이 이제야 독자 여러분께 늦은 인사를 올린다. 아울러 종강을 앞둔 시점에 이르러서야 올해 첫 호를, 그것도 인터넷상으로 발행하게 된 이 민망스러운 사정에 대해 독자 여러분께 널리 양해를 구한다. 또한 온갖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캠퍼스를 아직 누리지 못했을 신입생 여러분께, 그리고 길이 추억이 될 사진도 제대로 남기지 못한 채 떠나야 했을 졸업생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

 코로나19는 사망자가 전 세계적으로 4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확진자는 무려 700만명을 넘길 만큼 그 위력이 대단하다. 단 하루만에도 사망자가 4~5,000명, 확진자는 8~9만명씩 늘어날 정도로 강력한 코로나19는 아직 진행 중이어서, 언제쯤 가라앉을지, 피해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한때 그 사태의 심각성으로 인하여 뉴스의 초점이 되기도 했던 우리 사회는 다행스럽게도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슬기롭게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모두가 노력하고 잘 적응한 결과이다. 돌이켜 보면 우왕좌왕했던 적도 있었다. 부족하고 답답하게 느껴진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특별한 일이 없던 평온하던 시절과 비교하지 말자. 처음 겪는 상황이 아닌가? 어느 때보다 너그럽고 포용하는 마음이 필요할 때이다.

 낯설기만 하던 텅빈 캠퍼스와 강의실, 출입금지 안내, 저마다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들이 이제는 어색하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방역’, ‘자가격리’, ‘비대면수업’ 등 그 동안 별로 듣지 못했던 표현들에도 익숙해졌다. 놀라운 변화이다. 지난 몇 달 동안 우리는 어떻게 대처했는가? 그저 강요된 변화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는가? 코로나19는 말 그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이었다. 미래 사회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또다른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어려움이 어서 지나가기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이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좀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모처럼 자리를 함께 한 모임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거움이 넘쳐나는 모습을 보곤 한다. 코로나19는 한편으로, 만남의 소중함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해 주었다.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모두에게 똑같이 닥쳐온 어려움이라도, 그 강도가 모두에게 똑같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이에게는 전혀 어려움이 아니거나 큰 어려움이 아니지만, 어떤 이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일 수 있다. 내 친구가 내가 몰랐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럴 때일수록 주변의 소수자, 약자들을 둘러보는 따듯한 마음이 절실하다.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캠퍼스가 꽉 차고 진지한 대화와 토론, 그리고 활기찬 발걸음이 이어지길 간절히 기원한다. 그러기 위해서 대학이 대처해야 할 일도 많지만, 생활방역 지침을 지키는 등, 대학의 구성원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영대신문도 학내 언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최대한 빨리 지면 발행으로 전환하여 독자 여러분께 찾아갈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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