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회 천마문화상] 수상자 인터뷰
[50회 천마문화상] 수상자 인터뷰
  • 영대신문
  • 승인 2019.11.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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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상] 그네는 어떤 얼굴로 흔들리나(소설)- 김민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50회 천마문화상에서 작품이 당선됐습니다. 당선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뽑아주신 심사위원분들과 기회를 제공해준 영남대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근래에 뭘 하든 미끄러지는 일들이 많았는데 덕분에 든든한 지지대에 몸 뉜 기분입니다. 더불어 축하해준 지인들께도 고맙습니다. 최근 과 친구가 다른 대학문학상에 수상하면서 좀 더 의자를 잡아끌 시간이 늘어났다고 했는데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얼굴은 감정을 드러내는 창구로서 역할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순간들이 간혹 가다 찾아옵니다. 내키진 않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어야 할 때, 속내를 감추기 위해 대번에 웃음기를 싹 지워야 할 때 표정은 전혀 다른 형태로 기능합니다. 마음과는 동떨어진 표정을 짓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는 이 허례허식을 명명백백히 들춰내는 소설을 쓰고 싶다 생각했습니다.

 작품을 쓰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아무래도 소설 속 주인공인 이성태가 어떠한 표정도 지을 수 없어 안면근육을 쥐어짜내게 되는 동선을 가장 염두에 두고 썼습니다. 애초에 결말부터 완성하고 시작한 소설입니다. 그가 여태껏 남에게 베풀었던 선의가 허위라는 게 밝혀지는 순간, 그가 일평생을 살며 획득한 처세는 무용해집니다. 완전무결을 주창하던 한 개인의 결백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아무런 표정도 지을 수 없는 장면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이 글을 쓰면서 한 가지 얘기로만 귀결되는 작품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지만, 우리가 타인의 고통에 얼마나 무감한지는 꼭 한 번쯤 되새겨보길 바랐습니다.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 타인의 고통에 부역하고 있지는 않는지, 쉽게 품은 연민이 얼마나 허망하며 타인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를 말입니다.

 이 작품이 본인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제 스스로의 한계를 절감하게 된 작품입니다. 쓰면서 아, 이건 아닌데, 이렇게 쓰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한 지점이 많습니다. 반성합니다. 쓸 때와는 다르게 되도록이면 적은 사람이 이 작품을 접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제가 누군지 알고 싶어 시작한 글쓰기인데 쓰면 쓸수록 도무지가 아리송합니다. 어쩌면 영원히 모르는 상태로 머무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먼저 저한테 떳떳한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불가능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우수상] 박명()- 박다은 (단국대 문예창작과)

 50회 천마문화상에서 작품이 당선됐습니다. 당선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생각이 많았는데, 그런 와중에 당선 소식을 듣게 되어 기쁩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서로에 대한 오해와 불신으로 가득했던 지난여름에 쓴 시입니다. 아무도 믿을 수 없었고, 그래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위선적이고 겁이 많아 계속 숨고만 싶어 하는 저 자신에 대해 쓰고 싶었습니다.

 작품을 쓰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시를 쓰면서도 이것은 시가 아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틀에 갇히지 않고 내면에 담아두었던 생각을 솔직하게 글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사실 이 시는 저 혼자만 보고 말 작품으로 생각했습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딱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를 기다리기만 한다면 영원히 만날 수 없으니 먼저 손을 내밀라고,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이 작품이 본인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시는 지난여름의 부끄러운 기록이자 비겁한 사람의 변명입니다. 지금의 저와는 생각이 많이 다르지만 시를 썼던 당시의 혼란스러운 마음이 어떤 형태로나마 남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저는 영원을 믿지 않습니다. 그래도 먼저 등을 보여준 친구를 믿고, 곁을 내어준 사람들을 믿습니다. 내 사람들이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을 위해 시를 쓰고 싶습니다.

 

[가작] 국지성 소나기()- 전명환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50회 천마문화상에서 작품이 당선됐습니다. 당선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제 졸업학기인데,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계속 시작(詩作)하는 과정에서 저에게 잊지 못할 중요한 동기가 되어 줄 것입니다.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저는 울산 동구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고등학교 때, 종점 근처에는 항상 거대한 고물상이 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항상 뭐가 가득해서 텅 비는 날이 없었죠. 그런데 점차 경기가 안 좋아지며 이 가게 저 가게 문을 닫기 시작하는 게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그런 이미지들이 모여서 작품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품을 쓰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짧은 시 안에서는 특별하게 중점을 둔 부분을 짚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결구가 인상적으로 다가가기를 바랐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시의 반절은 쓰는 사람 몫이고 반절은 읽는 사람 몫이지만 각자 이 시를 읽으며 비 오는 날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소나기같이 회상할 수 있는 기억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이 본인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작품을 기점으로 동네에 관해 연작이나 스핀오프 형식의 시를 더 쓰고 싶어졌습니다. 물론 상을 탔다는 게 가장 큰 의미가 되겠지만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부족한 시로 누군가에게 인상감을 준다는 것은 커다란 세계에 작은 진동 하나를 주는 기쁨이 듭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가작] 가을 나들이(수필)- 김철환 (경희대 중국어학과) 

50회 천마문화상에서 작품이 당선됐습니다. 당선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제출했는데, 덜컥 당선되고 보니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부족한 글을 선정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통해 짧은 순간이나마 저와 만나게 될 독자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이 글은 젊은 나이에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계신 이모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편찮은 이모와 같이 살며 여러 일을 겪었는데, 이모님께로부터 의도치 않게 받은 마음의 상처, 철이 없어 이모를 섭섭하게 대했던 제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 더 잘 대해주지 못했던 미안함, 치매에 걸리기 전까지 관심 갖지 않았던 이모의 일생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된 일, 이런 것들을 글로 정리하며 마음 한구석의 짐을 덜고자 했습니다.

작품을 쓰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이모님에 대한 제 생각은 진솔하게 쓰되, 이모님께서 겪은 일들과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쓰려 했습니다. 제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일들이 있을 수 있고, 저의 섣부른 판단으로 이모님과 주변 분들에게 누를 끼칠 수 있기에 쓰고 나서도 퇴고를 거듭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애초에 거창한 교훈이나 은유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없이 쓴 글입니다. 그저 글을 읽으며 이해해주시고 같이 공감해주신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이 본인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건강했던 이모의 모습이 너무 생생했기에, 아픈 이모의 모습을 처음에는 인정하기 싫었습니다. 하지만 이모의 현재 모습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이모와 함께한 시간과 이모에 대해 품은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일 밖에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에도 생전 활기찼던 이모의 모습과 아픈 이모의 모습이 교차되어 계속 쓰기를 몇 번을 머뭇거렸습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문장을 쓰고 나서는 이모의 지금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저만의 치유의 기록이자 이모님께 드리는 뒤늦은 고백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제겐 뭔가 끄적끄적대는 습관이 있습니다. 더러는 일기가 되기도, 소설이 되기도, 연극 대본이 되기도 하는데, 이 습관이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몇 년간 글을 써 오다가, 문득 제가 쓰는 글이 혼자만의 변명으로 느껴지고 현실에서의 도전을 가로막는 공상으로 여겨져 글쓰기를 잠시 중단했던 시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지 않는 동안 제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았고 줄곧 의기소침하게 지냈습니다. 글은 내가 있음을 계속 확인하는 작업이 아닐까 합니다. 뭔가 말할 수 없는 빈 마음을 채우려 다시 글을 쓰게 됐고, 지금 글을 쓸 때만큼은 행복합니다.

 

[가작] 금 간 구슬(소설)- 김판석 (영남대 화학공학부)

 50회 천마문화상에서 작품이 당선됐습니다. 당선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예상치 못한 당선이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글을 읽어주신 심사위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 삶에 흔적을 남기지 않았을까, 남겼다면 정말 찾기 어려운 곳에 숨기지 않았을까 하는 공상을 했습니다. 또한 그 흔적의 메시지가 인류가 보존해온 선의 개념과 정확히 반대된다면 하는 위험한 가정을 글로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작품을 쓰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인물들은 황당하고 절망적인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각자의 심리를 드러냅니다. 그들의 말과 행동을 개연성 있게 연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빛과 어둠이라는 소재를 사용해 소설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그리려고 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소설 마지막, 두 남녀를 희미하게 비추는 햇빛이 읽는 사람에 따라서 절망적으로도 희망적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의 상황에 이입하여 이야기가 끝나고 벌어질 일들을 자유롭게 상상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이 본인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글은 처음 쓰는 소설로, 제가 앞으로 글을 계속 쓰게 될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을 쓰면서 느낀 고민과 재미가 하나의 경험이 되어 쌓였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좋은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많이 읽고, 경험하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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