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실수? 이젠 두렵지 않아요
[취재수첩] 실수? 이젠 두렵지 않아요
  • 조은결 준기자
  • 승인 2019.10.14 2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대신문 수습기자로 첫발을 내딛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6개월을 보냈다. 지난 4월 필자는 지면을 통해 독자에게 수습기자의 취재 요청, 인터뷰, 촬영 등의 과정에서 서툴더라도 ‘항상 전보다 발전하는 기자가 될 것’임을 약속했다. 2학기가 된 지금, 필자는 수습기자에서 벗어나 준기자가 됐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겪은 크고 작은 실수는 기자로서의 발전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본지 1652호(5월 27일 자) ‘일회용 플라스틱 컵, 왜 일반쓰레기로 분류되나요?’ 기사를 준비할 당시, 선배 기자로부터 값진 깨달음을 얻었다. 당시 기사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 플라스틱 컵들의 사진이 필요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다니는 곳에서 사진을 찍기가 민망했다. 그런 상황에 처하자 아무렇게나 버려진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학교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기로 결심했다. 이는 투기 문제를 지적할 수만 있다면 기사의 의도를 전달하는 데 그다지 문제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문사에 있는 쓰레기통에서 플라스틱 컵들을 찾아 사진을 꾸며냈다. 하지만 이는 필자의 큰 실수였다. 연출한 사진을 본 선배 기자는 “어떤 기자가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에서 연출된 사진을 쓰는가”라며 필자를 크게 꾸짖었다. 그때 편안함을 앞세워 맡은 기사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스스로가 부끄러웠고, 그것은 한동안의 죄책감으로 이어졌다.

 당시 선배 기자의 말을 곱씹어 보며, 필자는 기자에게 있어 ‘안일함’은 버려야 할 가장 나쁜 태도란 것을 깨달았다. 실수는 예방주사와 같다. 비슷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수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 그다음 실수를 막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실수는 계속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이 기자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일종의 통과 의례일 수도 있기에, 실수에서 배움을 얻는 자세로 항상 더 나은 기자가 되려고 노력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