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보호가 필요한 지금
멸종위기동물, 보호가 필요한 지금
  • 이연주 준기자. 조은결 준기자
  • 승인 2019.09.2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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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0월 4일은 ‘세계 동물의 날(World Animal Day)’로 1931년 이탈리아 생태학자대회에서 멸종위기동물의 권리 신장을 위해 제정된 날이다. 이에 우리나라의 멸종위기동물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탄생한 문화적 움직임에 대해 알아봤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해

 인간과 동물은 모두 지구 생태계의 한 일원으로서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인간들의 무분별한 환경 파괴로 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돼,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우리나라의 멸종위기 동물의 종류 및 현황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살펴봤다.

 ‘멸종위기’라는 용어는 1997년 개정된 『자연환경보전법』에 처음 등장했으며,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라는 용어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탄생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란 ‘자연적·인위적 위협요인으로 인해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 또는 완화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멸종 위기의 우려가 있는 야생동·식물’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위협요인으로 개체 수가 크게 줄어 멸종위기에 처한 종’인 1급과 ‘위협요인이 제거 및 완화되지 않을 경우 가까운 장래에 멸종될 위기에 처한 종’인 2급으로 분류된다.

 동물 보호 물결 계속되기를=동물의 생명 존중 안전 보장 복지 증진을 위해 제정된 동물보호법에 의하면, 동물은 인간과 함께 살아갈 생명체로서 그 권리를 마땅히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많은 동물들이 환경오염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가죽 등의 부산물 채취 관상 등의 목적을 위한 밀렵 미흡한 동물복지환경 등으로 인해 그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

 지난 2013년, 한 동물단체는 고양시에 위치한 A 동물원의 멸종위기동물을 동원한 동물 쇼, 부적절한 사육환경 등에 대해 개선을 요청했다. 그러던 중 동물보호단체 동물행동권 ‘카라’는 해당 동물원이 멸종위기동물인 오랑우탄과 바다코끼리를 학대하고, 조련사 안전 확보를 위해 사자의 이빨을 발치한다는 제보를 받고 고발 조치했다. 또한 지난해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는 사육사의 실수로 인해 우리를 탈출한 퓨마를 사살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퓨마는 동물원을 벗어나지 않은 상태였기에 인명 피해 가능성이 낮았다. 하지만 퓨마가 마취총을 맞고도 달아나자 퓨마를 사살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를 과잉 대응이라고 비판했으며, 동물원을 폐지하라는 국민청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많은 멸종위기동물이 여전히 그들의 온전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김민수 서울동물원 종보전연구소 팀장은 “멸종위기동물 보호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야 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들이 더 큰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치우친 관심, 균형이 필요해=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실시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전국 분포조사를 기반으로, 5년마다 개최되는 멸종위기종 위원회를 통해 멸종위기 동물의 지정과 해제를 결정하고 있다. 올해 기준 우리나라에는 176종이 멸종위기동물로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의 멸종위기동물 1급에는 반달가슴곰, 붉은박쥐, 사향노루, 산양, 호랑이, 검독수리, 장수하늘소 등의 49여 종, 2급에는 물개, 삵, 큰바다사자, 하늘다람쥐, 독수리, 올빼미, 구렁이, 쇠똥구리 등의 127여 종이 있다.

 본지에서는 우리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멸종위기동물의 인식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앙케트를 실시했다. ‘다음 중 당신이 알고 있는 멸종위기동물은 무엇입니까?(복수응답가능)’라는 질문에 답한 602개의 응답 중 호랑이 205표, 사향노루 92표, 황새 79표, 쇠똥구리 79표, 붉은박쥐 73표, 산양 55표, 없음 19표라는 결과가 나왔다. 해당 질문의 보기 6개 모두 우리나라의 멸종위기동물이지만, 그 인식 정도에서 차이를 보였다. 한편 해당 조사에서 대체로 인식 정도가 낮은 사향노루가 가진 ‘사향샘’은 인기를 끄는 ‘머스크’ 향과 약을 만드는 주원료로 사용된다. 사향노루는 멸종위기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은밀한 밀렵 및 밀거래가 이뤄져 현재 극히 소수의 개체만이 남아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이처럼 많은 동물들이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있지만, 그 심각성이 잘 알려지지 않아 보호받지 못하는 멸종위기동물들이 많다. 이에 도영희 대구시 환경정책과 주무관은 “우리 주변의 익숙한 동물들은 우리의 무관심에 의해 서식지가 파괴돼 언제든지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다양한 동물들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면 멸종위기동물 지정 수 감소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체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동물 그리고 공존=국내에서는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 국립생태원, 서식지 외 보전기관, 시민단체 등 다양한 기관 및 조직들이 멸종위기동물의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중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에서는 반달가슴곰과 여우 복원사업을 통해 멸종위기동물 보전에 힘쓰고 있다.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생태원에서는 부상을 입은 멸종위기동물을 구조해, 생태원 내에 보금자리를 마련하며 국제적으로는 밀수 및 밀거래되는 국제적 멸종위기동물을 검역 및 보호한다. 서식지 외 보전기관 중, 가장 많은 멸종위기동물을 보호 및 관리하는 서울동물원의 종보전 연구실에서는 근친 번식 방지를 위한 혈통관리 멸종위기 야생동물 방사 연구 동물사 리모델링을 통한 동물 복지 개선 등 멸종위기동물 보호를 위해 각별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여러 단체가 멸종위기동물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멸종위기동물의 서식지 훼손 및 축소 정도는 여전히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멸종위기동물은 1998년 136종, 2005년 156종, 2012년 166종, 2019년 176종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이에 주정호 국립생태원 홍보팀 과장은 “아직 멸종위기종 복원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관심이 많이 부족하다”며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 및 복원 정책에 꾸준한 관심이 있어야 멸종위기동물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동물이 더는 인간의 소유물이 아닌 공존의 대상임을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 우리의 무자비한 환경 파괴는 동물이 인간을 ‘공존의 대상’이 아닌 ‘천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이에 환경 보호를 통해 멸종위기동물의 보존에 기여해, 생태계가 균형을 되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지원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공업사무관은 “현대사회에서는 야생동물과의 공존의 중요성을 많이 잊어가고 있다”며 “세계동물의 날을 맞이해 일회용품 줄이기, 야생동물에 대한 호기심 참기 등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멸종위기동물을 향한 우리들의 움직임


 인간을 제외하고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생명체들의 소중함을 알리면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문화·예술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멸종위기동물이 처한 현실을 문화·예술로 풀어낸 활동에 대해 알아봤다.

 문화·예술로 본 멸종위기동물=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심각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문화·예술 활동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시·영화 등의 문화활동 측면에서 멸종위기동물과 관련한 콘텐츠가 많아졌다.

 지난 7월 18일부터 오는 11월 3일까지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사비나 미술관에서 개최된 『우리 모두는 서로의 운명이다-멸종위기동물, 예술로 HUG』전시는, ‘생물 다양성 보존’이라는 인류가 당면한 과제를 예술적 시각으로 제시함으로써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기획됐다. 해당 전시를 기획한 고상우 작가에 따르면, 사자나 코끼리 등의 동물의 몸에 하트를 그림으로써 동물에게 영원한 생명력을 부여하고자 했다. 더불어 전시장 곳곳에 쓰인 문구는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준다. 특히 ‘You will miss me one day’(내가 없다면 당신도 나를 찾겠죠)라는 문구는 이번 작업에 등장하는 동물과의 공존 및 상생을 이야기한다. 고상우 작가는 “우리에게는 생태계를 보전하고 멸종위기동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의 눈을 보며 교감함으로써 동물의 소중함에 대해 깨달으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동물, 원’은 반야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청주동물원의 멸종위기 야생동물과 그들을 돌보는 사육사 및 수의사의 일상, 동물원의 이면을 보여준다. 청주동물원에서는 ‘동물원을 감옥처럼 느끼는 동물’과 ‘동물원에 적응해 보호가 필요한 동물’이 상충하므로 동물원을 폐장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동물원의 존재를 찬성하지도 반대하지도 않으며 중립적으로 다뤘다. 또한 동물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동물 각자가 살아가는 방식을 통해 동물과 교감을 나누는 것을 보여주며, 동물원의 동물도 ‘생각하고 느끼는 존재’임을 알렸다.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장은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문화 콘텐츠를 통해 동물에 대한 공감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움직임=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과 굿즈 판매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 프랑스 캐주얼 브랜드 ‘라코스테’(LACOSTE)는 멸종위기동물의 이슈를 환기하고 보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자연보존연맹(IUCN)과 함께 멸종위기동물을 보호하는 프로젝트 ‘SAVE OUR SPECIES’를 진행했다. 이에 지난 5월 22일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을 맞아 서울을 포함한 파리, 런던 등 9개 도시의 라코스테 매장과 디지털 플래그십에서 모헬리 소쩍새, 태평양 몽크바다표범 등 총 10종의 멸종위기동물이 그려져 있는 폴로 셔츠가 한정 판매됐다. 이는 각 멸종위기동물의 현 개체 수만큼 특별 제작돼,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켜 획기적인 기획으로 손꼽힌다.

 이외에도 ‘NEW:KIT’은 NGO(비정부기구)와 WWF(세계자연기금)가 파트너십을 맺어서 진행한 공식적인 첫 번째 후원 활동으로 멸종위기동물 알림 팔찌를 제작했다.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상기시키는 이 팔찌는 소재, 동물 그래픽, 컬러 등에 따라 종류가 구분되며, 종류는 약 40여 종이 있다. 또한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WWF에 기부된다. 지난 2014년 출시 이후 총 누적 10만 개 이상 판매를 달성하며, 감성적이고 활용도가 높은 디자인으로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박병상 소장은 “멸종위기동물 보호를 위한 문화 활동이 더욱 활성화됨에 따라 멸종위기동물이 자신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을 깨닫고, 사람들이 동물을 포용하는 마음을 길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멸종위기동물은 주로 산림, 하천, 저수지, 습지 등에 서식한다. 대구에도 팔공산·비슬산·금호강권역에 23종의 멸종위기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동물이지만, 멸종위기에 처해있음을 인지하지 못했던 대구의 멸종위기동물 6종을 선정해 소개해봤다.


대구의 멸종위기동물은?

남생이
남생이
삵
수달
수달
재두루미
재두루미
큰고니
큰고니
하늘다람쥐
하늘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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