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로를 거닌 사람] 끊임없이 공부하는 CEO, 박은경
[천마로를 거닌 사람] 끊임없이 공부하는 CEO, 박은경
  • 김채은 기자, 윤신원 기자, 이소정 기자
  • 승인 2019.09.24 0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은경 동문(생물94)은 우리 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여성잡지의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는 우리 대학교 대학원에서 독서작문학을 전공하며 콘텐츠 마케팅 전문회사인 한국애드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이에 박은경 동문을 만나 그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많은 학부(과) 중 생물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자연을 배경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그러한 다큐멘터리를 쓰는 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자연 다큐멘터리를 쓰기 위해서는 자연에 대해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았어요.

 대학 시절 영대사랑 1기로 활동했다고 들었다. 영대사랑에서 어떤 활동을 했나.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고교투어’ 활동을 했어요. ‘고교투어’는 고등학생들에게 우리 대학교의 건물과 교육 등을 알리는 활동이에요. 그 활동을 하면서 뿌듯함을 느꼈던 기억이 있어요.

 대학 시절 목표로 했던 직업은 무엇인가.

 저는 취재원의 목소리를 담는 글을 쓰고 싶어 여성잡지의 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그 꿈에 한 발짝 다가가기 위해 글쓰기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했어요. 그래서 방송 스크립트 작성, 교열 아르바이트 등 글을 쓸 수 있는 활동은 가능한 한 많이 했어요.

 대학 시절에 했던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인가.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휘가로’ 등 라이선스 잡지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어요. 그 당시 ‘휘가로’에서 리포터를 모집하고 있었고, 저는 제 꿈을 이루기 위해 리포터에 도전했어요.

 대학 시절, 만났던 사람 중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사람은 누구인가.

 당시 영남대에 재직했던 김기준 교수님과 지금은 퇴직하신 이기철 교수님을 꼽고 싶어요. 저는 대학 시절 잡지 리포터 활동에 매진하게 되면서 생물학 공부를 포기하려고 했어요. 그 모습을 본 김기중 교수님이 저에게 ‘뉴욕타임스 최고의 에디터는 생물학을 전공한 사람이었다’라며 저 또한 우리나라 최고의 기자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셨어요. 그러면서 생물학 공부를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신 덕에 포기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어요.

 국어국문학과 수업을 듣고 싶은 마음에 이기철 교수님께 찾아가 국어국문학과 야간 수업을 청강하고 싶다고 부탁을 드렸어요. 이에 이기철 교수님은 제가 수업을 청강할 수 있도록 해 주셨으며 국어국문학과 학생들과 똑같이 대해주셨어요. 그 덕분에 제가 국문학에 흥미를 잃지 않고 지금까지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고 들었다. 사진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잡지에 들어가는 사진은 촬영에서 끝나지 않고 함께 실리는 글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에 사진 촬영 및 편집 기술을 배우고자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현재 우리 대학교 대학원에서 독서작문을 전공하고 있다. 독서작문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결핍에서 시작됐어요. 저는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지만, 글쓰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글쓰기 책을 많이 읽기도 했지만, 결국 좋은 글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지는 못했어요. 이에 작문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배워보고자 독서작문학을 전공하게 됐어요.

 콘텐츠마케팅 전문회사인 ‘한국애드’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등 떠밀려서 창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지금 한국애드 이사님이 한 달 동안 저희 집에 찾아와 회사를 창업하자고 제안을 했어요. 그렇게 이사님께 설득돼 한국애드를 창업하게 됐어요.

 2010년, 한국애드의 대표가 됐을 당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이었나.

 제가 만든 책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랐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공서에서 발행하는 책을 발간하게 됐어요.

 창업 당시 힘든 점은 없었나.

 창업하고 1년 동안 신생기업이었기 때문에 회사에 일을 맡기는 고객이 적었어요. 그래서 창업하기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의 일을 도와드리면서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만들어나갔어요. 그 덕분에 이듬해인 201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고객의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어요.

 한국애드라는 기업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특정 분야를 규정지어 일하지 않는 점을 특징으로 꼽고 싶어요. 처음에는 책이라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고객들이 책뿐만 아니라 박람회 개최, 영상 제작 등을 부탁했어요. 그러다 보니 분야를 한정 짓지 않고 다루게 됐어요.

 맡았던 작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

 한 해 동안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달의 기능 한국인’이라는 책을 만들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고용노동부에서 공업고등학교, 전문대학 등을 졸업한 후 창업한 이들 중 성공한 사람을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해요. 그리고 취재를 위해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분들을 만났고, 이들로부터 저는 경영자로서의 마음가짐을 배웠어요. 그 배움이 지금까지도 도움이 되고 있어요.

 지난 2016년, 한국애드는 국내 커뮤니케이션 제작물 중 우수한 콘텐츠를 뽑아 시상하는 상인 ‘대한민국커뮤니케이션 대상’에서 최우수기획디자인회사상을 받았다고 들었다.

 지난 2016년에 LX한국국토정보공사와 함께 우리나라의 173개 맛집을 소개하는 ‘땅 이야기, 맛 이야기’라는 책을 만들었어요. LX한국국토정보공사 측에서 이때 작업한 콘텐츠를 가지고 대한민국커뮤니케이션 대상에 참가해보라고 권유했어요. 그래서 ‘땅 이야기, 맛 이야기’를 포함한 몇 가지 콘텐츠를 가지고 대회에 나가게 됐어요. 그 결과 이 콘텐츠들이 세 개의 영역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최우수기획디자인회사상 또한 수상했죠. 저희가 만드는 콘텐츠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어요.

 회사 안에서 파티를 열기도 하고, 직접 음식을 준비하기도 한다고 알고 있다. 해당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저는 현장형 CEO로 회사 경영뿐만 아니라 현장의 일을 직접 맡기도 해서 직원들과 원활한 소통이 필요해요. 물론 직원들이 저를 많이 어려워할 것이라 생각해요. 그렇지만 함께 일을 하려면 어려운 상대가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직원들과 원활히 소통하고 싶어 회사 주방을 개방해 요리를 시작했어요.

 한국애드에서 원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인가.

 한국애드에서 원하는 인재는 ‘겁 없는 사람’이에요. 일부 사람들은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도전조차 못하기도 해요. 그러나 일단 겁 없이 도전해야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시작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요. 그렇기에 무엇이든 겁 없이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콘텐츠 마케팅을 하려면 트렌드에 민감해야 할 것 같다. 작업할 때 참고하는 잡지, 영상 콘텐츠가 있는가.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위해서는 기본 개념이 중요해요. 개념이 있어야 이를 바탕으로 응용도 가능해요. 그래서 기본기를 갖추기 위해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에요. 또한 최신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 ‘퍼블리’라는 플랫폼을 참고해요. 또한 인터넷 강의와 오디오 북을 제공하는 ‘윌라’ 등에서 트렌드를 공부하기도 해요.

 롤모델이 있는가.

 저의 롤모델은 황진이예요. 황진이는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간 여성이에요. 또한 자신을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한 사람이었어요. 저 또한 황진이처럼 저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며, 저 자신을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후배들에게 인생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목표’가 아닌 ‘행복’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이 아닌 ‘목표’를 위해 노력하며 그 목표를 달성하면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을 해요. 그러다 보면 목표를 이뤄야 한다는 큰 압박감에 시달리고 그것을 해내지 못했을 때 크게 낙담하게 돼요. 이에 행복을 인생의 궁극적 목적으로 삼고 노력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지금 하는 것에 대해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세계화가 되면서 앞으로는 저명한 대학을 졸업하는 것보다 개인의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해요. 그렇기에 대학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본인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본인의 역량을 키워나갔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마친 기자들의 이야기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반가운 동문을 만났다. 박은경 동문은 그의 롤모델인 황진이처럼 자유롭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었으며, 끊임없이 배우면서 가치를 만들어나가고 있었다. CEO로서의 박은경 동문은 직원들에게 ‘규율’이 아닌 ‘자유’를 주고 있었으며,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아름답고 멋지게 느껴졌다.

 박은경 동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지 삶의 태도를 배웠고 조언을 얻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답변은 생물학과를 전공하고 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대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만난 취재원 중 대다수는 이러한 질문에 ‘성적에 맞춰서 대학에 입학한 후에 하고 싶은 분야로 갔다’고 답했다. 그러나 박은경 동문은 다큐멘터리의 작가가 돼 글을 쓰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생물학과에 진학했다고 답했다. 그런 점에서 박은경 동문은 이 시대에 걸맞은 융복합적 인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여 그는 특정 학문을 전공한 것이 그의 유일한 직업의 길이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길을 한정 짓지 말라고 조언해 줬다. 이 조언을 바탕으로 내 전공에만 얽매여 스스로의 꿈을 한정 짓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