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칼럼니스트] 공생, 공멸. 판타지 영화의 엔딩은?
[나도 칼럼니스트] 공생, 공멸. 판타지 영화의 엔딩은?
  • 황철현(정외3)
  • 승인 2019.05.27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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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27일~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당시 상황을 ‘판타지 영화’라고 묘사했다. 판타지는 ‘기분 좋은 공상’, ‘환상적인’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앞서 김 위원장이 한 발언은 과거 적대 관계에 있던 미국과 나란히 앉아 있는 상황과 나아가 양측이 회담에서 한 합의를 통해 미국은 경제 제재의 중단, 북한은 비핵화를 진행하는 청사진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상회담은 결렬되었다. 양측의 의견 차이는 컸고, 현실의 벽은 높았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정치를 비롯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판타지에 빠져있는 듯한 발언들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 미국과의 대규모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을 축소하고,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인 쌍용훈련 역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부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북한은 평화를 향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최근 연이어 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이 발사체는 주한미군이 탄도미사일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여전히 “분석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오히려 북한을 감싸주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더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믿으면서 일방적인 신뢰 관계를 형성해버리는 평화의 판타지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평화를 향한 수많은 합의를 했지만,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목함지뢰 사건 등 한반도를 화약고로 만드는 도발을 지속해왔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무기는 설사 백 년 동안 쓸 일이 없다 해도, 단 하루도 갖추지 않을 수 없다. (兵可百年不用 不可一日無備)”라고 말했다.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전쟁 혹은 도발이 발생했을 때, 국가는 국민을 수호할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국민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사람들은 평화를 원하고 평화는 추상적이다. 추상적인 것은 그것이 실현되었을 때 체감할 수 있다. 남과 북, 미국은 지속적으로 대화하여 우리 민족을 넘어, 전 세계가 평화의 길로 나아가기를 원한다. 그러나 우리는 평화라는 실체 없는 것을 체감하기 전까지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우리는 역사로부터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북한은 멋대로 한반도에 위기를 조성했고, 자기들이 필요할 때는 대화를 하자고 했다. 대화를 하면서 핵 위협의 준비를 했다. 남과 북은 한민족이지만 수십 년을 대립하면서 살아왔다. 평화 통일이라는 목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갈등과 긴장, 화합과 대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는 없다. 우리는 예상치 못한 어떠한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대화 준비와 굳건한 안보 태세 둘 다를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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