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로를 거닌 사람] 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기자
[천마로를 거닌 사람] 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기자
  • 윤신원 기자, 이소정 기자
  • 승인 2019.03.0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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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동문(경제금융06)은 우리 대학교 경제금융학부를 졸업한 후 영남일보에서 서울취재본부 정치부 기자로 일하고 있다. 이에 자신의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학창시절, 본인은 어떤 학생이었나.

 대다수의 사람이 선택하는 것을 거부하고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고 싶었어요. 그래서 중·고등학교를 대다수의 학생이 지원하지 않는 학교로 진학했어요. 그러다 보니 항상 순탄한 길을 걷지 않았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이과에서 문과로 전과한 적도 있는걸요. (웃음)

 학창시절부터 종이 신문을 읽는 것을 좋아했다고.

 고등학교 시절엔 인터넷 보급 초기라 뉴스를 빨리 접하기 위해선 새벽에 배달되는 신문을 봐야 했죠. 그래서 새벽 세 시쯤에 배달되는 신문을 읽기 위해 늦게까지 깨어 있기도 했어요. 많은 신문을 읽으면서 기자에 대한 꿈을 키워나갔어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영대신문에서 활동했다. 영대신문에 지원한 계기가 무엇인가.

 학기 초 수습기자 모집 때는 지원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대학에 들어와 첫 시험을 치른 후, ‘내가 왜 대학에 왔지’, ‘무엇을 위해 사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그래서 수습기자 2차 모집에 지원해 3년 동안 활동을 하게 됐죠.

 영대신문에서 활동하면서 쓴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는 무엇인가.

 지난 2007년 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후배 기자들과 함께 우리 대학교 학생들이 어떤 후보자를 지지하는지 알아보고자 여론조사를 했어요. 저는 학생들이 특정 후보자를 지지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우리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해 보니 대다수 학생이 ‘지지하는 후보 없음’을 선택해 당황스러웠어요. 영남일보에 입사한 후, 당시 제가 쓴 기사를 읽은 어느 선배가 “네 기사 흥미롭게 잘 봤다”고 칭찬해 준 것이 기억에 남아요.

 3년 동안 영대신문에서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저는 ‘하고 싶은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영대신문도 제가 하고 싶은 활동 중 하나였죠. 또한 대학신문사에서 기자로 활동하는 경험은 오직 대학 시절에만 가능한 것이니 더욱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었죠.

 영대신문 활동 이외에도 대학 시절에 했던 활동이 다양했다고.

 영대신문 임기를 마치고 군대에 가기 위해 신체검사를 받은 결과, 몸에 병이 있어 군대를 면제받게 됐어요. 그 후 6개월간 치료를 받으며 휴식을 취하다 보니 다시 열정적인 삶을 살고 싶어졌죠. 그래서 영현대 글로벌 대학생 기자단 5·6기, 한국일보 대구·경북 취재본부 상인 신문 전담 등 손가락으로 꼽지 못할 정도로 많은 활동을 했던 것 같아요.

 대학 시절 이루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대학 입학 후 저는 운 좋게 자동차가 생겨 차를 몰고 다니다 보니 자동차를 좋아하게 됐고, 자동차와 관련된 활동을 꼭 하고 싶었죠. 그때 발견한 활동이 ‘영현대 글로벌 대학생 기자단’이어서 지원해 활동하고 싶었죠.

 영현대 글로벌 대학생 기자단에 선발됐을 때 기분은 어땠나.

 정말 상상이 안 됐어요. 당시에는 지방대 학생이 영현대 글로벌 대학생 기자단에 선발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어요. 선발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기뻤죠. 한편으로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란 걱정도 많이 했고요. 하지만 영대신문 기자로 활동하면서 역량이 높아져 큰 어려움 없이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 시절 이루고 싶었던 것이었지만, 이루지 못해 아쉬웠던 것이 있나.

 세계 일주! 지구 한 바퀴를 꼭 돌고 싶었어요. 하지만 방중에는 영대신문에서 선배들에게 교육을 받거나 후배들을 교육하다 보니 기회가 없었어요. 당시엔 퇴임 후에 세계 일주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하지만 여러 대외활동에 참여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없어 꿈을 이루지 못했어요. 세계 일주는 아직도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예요.

 영남일보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취업준비생일 때, 고등학교 시절 꿈이었던 기자가 떠올랐어요. 마침 영남일보 기자 채용 공고가 나서 지원했더니 합격했어요. 저는 일명 ‘언론고시’라는 언론사 입사 시험을 준비하지 않았지만, 영대신문 및 여러 대외활동의 경험이 합격 비결이었던 것 같아요.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국회 출입을 하면서 여당과 야당의 대구·경북 의원 스물다섯 분을 취재하고 있어요. 정치 현안 중 대구 공항 문제 등 지역 중점으로 취재하고 있죠.

 지난 2014년, ‘비리로 얼룩진 청년창업’ 기사로 한국기자협회에서 주최하는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 해당 기사를 쓴 과정은 어떻게 되나.

 창업 보조금 비리가 만연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증거가 없었죠. 그래서 동기와 함께 창업 보조금 비리의 증거를 찾기 시작했어요. 창업 보조금을 받았지만, 회사 운영을 하지 않는 일명 ‘유령 회사’를 직접 찾아다녔어요. 해당 기사를 쓰고 나서 매우 짜릿했던 기억이 있어요.

 주변에서 자신을 어떤 기자라고 생각하나.

 후배가 저를 처음 봤을 때, 긍정적인 기사를 많이 쓰는 기자 같았대요. 제가 사회 및 경제부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후배가 “선배 몸속에 악마가 사는 것 같아요”라고 했어요. 제가 무언가에 열중하면 집요하게 파헤치는 성격이라 그런가 봐요.

 앞으로 어떤 기자가 되고 싶나.

 저명한 기자가 되고 싶어요. 특정 분야에서 저명한 기자가 전달하는 사안을 믿는 사람이 있어요. 사람들이 전폭적으로 신뢰할 만큼 해당 분야에 있어 저명하단 말이죠. 저도 그런 기자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대구·경북 지역 사안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저를 먼저 떠올리면 좋겠어요. 향후 ‘대구·경북 정치 기자는 정재훈’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웃음)

 현직 기자가 생각하는 기자라는 직업의 전망은 어떤가.

 AI가 테이터를 바탕으로 기사를 만들어낼 순 있지만 기자, 즉 사람이 직접 기사를 쓰는 것처럼 기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어느 사안에 대한 해석은 정말 다양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인터넷의 발달로 기사의 수요가 늘어난 만큼 기자라는 직업의 전망도 좋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언론이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언론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빠르게 변화해야 해요. 하지만 현재 언론은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하지 못하는 편인 것 같아요. 이에 언론은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령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영상, 카드뉴스와 같은 디지털콘텐츠를 만드는 것처럼요.

 기자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가.

 기자는 타인의 말을 빌려,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세상에 전달할 수 있어요. 그리고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을 견제해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죠. 이 두 가지가 직업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반면 기자라는 직업의 단점은 무엇인가.

 시간은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휴일이나 일이 끝난 후에도 갑작스러운 일이 생기면 다시 일해야 해요. 그래서 시간에 자유롭지만, 한편으로는 시간에 시달리죠. 그러다 보니 매번 긴장의 연속이에요.

 기자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금전적인 문제, 권력 및 명예, 자신의 관심 분야 등 다양한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할 거예요. 그중 기자라는 직업은 관심 분야가 중요한 편이에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불합리한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 것에 관심 있다면 기자를 지망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니 길이 생겼어요. 그러니 후배분들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봤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면, 최선을 다해 임해보세요. 그러다 보면 길이 생길 거예요. 저처럼요. (웃음)

인터뷰를 마친 기자들의 이야기

 

 '본받고 싶은 선배 기자’, 정재훈 동문은 내게 이러한 인상을 남겼다. 인터뷰 내내 그가 한 말이 하나하나 공감이 되고, 스치듯 지나가는 조언이 피와 살이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 대학교 동문이기도 하지만 내겐 영대신문 사우 선배님이기에, 여느 때보다 인터뷰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그가 하는 이야기에 푹 빠질 정도로 재미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대구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내 머릿속이 번잡해졌다. 정재훈 동문은 경험이 더욱 더 많은 선배 기자 입장이기에, 후배 기자인 우리들을 볼 때 미숙한 점이 보였을 테다. 하지만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그의 응원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 한 쪽이 무거워졌다. 여전히 미숙한 내가, 감히 영대신문을 이어받아도 될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내 잡념은 그만두고, 정재훈 동문처럼 후배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영감을 줄 수 있는 선배가 되리라 다짐했다.

 그가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영대신문 기자는 대학 시절에만 할 수 있는 활동이다. 그 말인즉슨, 내게도 ‘영대신문 기자’로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실력을 갈고닦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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