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매력에 취하다
와인의 매력에 취하다
  • 안재탁 준기자, 임시은 준기자
  • 승인 2018.11.2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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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2월, 연말에는 가족, 친구, 연인 등과 함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송년회와 크리스마스 등의 행사가 있다. 이처럼 낭만적이고 특별한 날에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사람들은 함께 와인을 마시기도 한다. 이에 본지에서는 와인의 문화적 의미와 와인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와인은 과거에 값비싼 술이자 일종의 고급문화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와인을 즐기는 동향이 나타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와인은 다른 주류에 비해 다소 낯설고, 종류가 다양해 선택이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에 와인의 역사와 와인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알아봤다.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자연 상태에서도 쉽게 발효가 이뤄지는 와인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서양에서는 와인이 일상화돼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마트, 편의점 등 접근성이 높은 곳에서 와인을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와인이 서양과 우리나라에서 하나의 주류로 자리 잡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유럽 설화에 의하면, 와인은 한 구석기 시대 사람이 바위 사이에 저장돼 있는 숙성된 포도를 발견한 것에 기원을 두고 있다. 또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문학작품 ‘향연’에는 사람들이 함께 대화를 나누며 와인을 즐기는 모습이 묘사됐다. 이처럼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사람들은 와인을 식사와 함께 즐기거나 요리에 사용했으며, 이는 현재 서양 음식 문화의 기본이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충렬왕 11년(1285년) ‘고려사’에 원나라 원제가 고려의 왕에게 와인을 보낸 내용이 기록되며 와인이 최초로 등장했다. 또한 1969년, 식량부족 문제로 인해 정부가 곡류보다는 과일로 만든 술을 장려함에 따라 여러 대기업에서 와인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에 최초의 국내 생산 와인인 애플와인 ‘파라다이스’가 출시된 후 다양한 국내 와인이 생산됐으며 와인 교육 기관, 각종 소믈리에 대회도 등장했다.

 와인에 매료된 우리나라=와인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국내에서 대중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하는 와인은 짧은 역사를 지녔음에도, 우수한 질을 자랑하며 고급문화란 이미지에서 탈피해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와인을 주제로 한 ‘신의 물방울’이 국내에서 2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와인은 일반 대중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2008년,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06년 4월~2007년 3월간 우리나라의 프랑스 와인 수입액은 4,060만 달러였다. 이는 2004년 4월~2005년 3월까지의 수입액인 2,310만 달러보다 69% 증가한 수치이다. 이에 대해 일부 와인 전문가들은 2006년, 신의 물방울에 프랑스의 부르고뉴 와인이 소개되면서 프랑스 와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부 와인 전문가들은 최근 웰빙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에 따라, 비교적 도수가 낮은 와인의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견해를 보였다. 지난달, 이마트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1월에서 9월까지 이마트에서 판매된 와인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 늘었으며 특히 비교적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은 지난해에 비해 55.8% 증가했다. 서광보 조흔 와이너리 대표는 “과거에는 사람들이 술을 마심으로써 고단함을 잊고자 하는 음주 문화가 형성됐지만,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저도주인 와인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와인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에서 멤버십 회원 4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20대 고객의 와인 구매액이 2016년 같은 기간보다 106% 증가했다. 또한 지난 2014년, 롯데주류는 187㎖, 200㎖, 375㎖의 소용량 와인을 출시함에 따라 연평균 16.6%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혼술’ 문화가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조재덕 한국호텔실용전문학교 교수(와인소믈리에바리스타학과)는 “와인은 도수가 낮아 디저트 와인으로도 즐기기 좋다”며 “또한 특별한 분위기를 선사한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와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오늘날 국내 생산 와인은 세계적인 위상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지난 5월 16일~18일, 영동 ‘월류원 와이너리’의 홍시와인과 오미자와인은 ‘상하이 시알차이나’라는 세계 식품박람회에서 호평을 받아 10여 개 바이어와 수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15일~18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국제 와인품평회에서 영천 ‘WE와이너리’의 ‘빈티지 거봉 화이트 와인’은 국내 최초로 금상을 받았다. 해당 품평회 심사위원은 우리나라가 비교적 짧은 와인 역사를 가졌음에도 높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능력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김준철 한국와인협회장은 “와인 라벨은 생산지명, 과실 종류 등의 정보가 있어 해당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담아낸다”며 “국내 와인이 세계적으로 알려진다면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높은 주세로 인한 장벽=한편 일부 와인 전문가들은 맥주나 소주 등의 다른 주류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와인이 주류시장을 선점하진 못했다고 평가한다. 전통주 주세는 5%인 반면 와인은 15%의 주세가 적용돼, 국내 와이너리들이 높은 주세로 인한 부담감에 와인사업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5년, 영동군 의회는 농가형 와이너리의 주세 완화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국회 및 국세청에 보내기도 했다. 건의문 내용에 따르면, 해당 의회는 우리나라의 모든 와인 제조장에 15%의 주세를 적용하는 것은 소규모 농가형 와이너리에게 불합리한 주세이며, 전통주 주세와 같이 5%의 주세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광인 교수(식품경제외식학과)는 “한식과 어울리는 우리나라만의 특색을 담은 와인을 만들고 합리적인 와인 가격 정책을 도입해 와인 시장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직접 만들어 본 ‘신의 물방울’

 우리 대학교가 위치한 경산에서 비교적 가까운 경상북도 영천은 국내 최대의 포도 생산지 중 한 곳이며, 와인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이에 기자가 직접 영천에 위치한 ‘WE와이너리’의 와인 만들기 체험에 참여해,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봤다.

1. 포도 낱알 분리 및 효소 넣기

 포도를 깨끗이 씻은 후, 포도 꼭지로부터 포도 낱알을 하나하나 제거한다. 그리고 와인을 담그기 위해 준비한 통에 포도 낱알들을 넣어준다. 또한 포도의 발효를 활성화하기 위해 효소를 적당량 넣어준다. 이때, 기호에 따라 설탕을 추가해도 된다.

2. 포도 으깨기

 깨끗이 씻은 손으로, 통에 담은 포도 낱알들을 으깨 껍질과 과육을 분리시킨다. 발효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포도 낱알의 껍질과 과육이 잘 분리돼야만 한다.

3. 일주일간, 하루 한 번 저어주기

 포도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가스가 차오르기 때문에 통이 터질 위험이 있다. 이에 일주일간 하루에 한 번 뚜껑을 열어 숟가락으로 저어주며 가스를 제거해야 한다. 포도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악취가 날 수 있지만, 이는 상한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4. 거르기 및 보관

 내용물 속 씨와 껍질 등의 찌꺼기를 거름망으로 걸러준다. 내용물을 거름망에 거른 후, 서늘한 장소에서 약 10일간 보관하면 아래 찌꺼기가 가라앉아 층이 분리된다. 이때 찌꺼기를 제외한 맑은 층의 내용물을 병에 담아 밀봉 후 보관한다. 이후 3~6개월간 기다리면 와인이 완성된다.

 

궁금한 이야기 WINE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와인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와인은 ‘어려운 술’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에 최정욱 광명동굴 와인 연구소 소장을 만나 대학생들을 위한 와인을 추천받고, 와인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와인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대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와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대학생들에게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어디서나 구매할 수 있는 와인을 추천해 주고 싶어요. 이에 ‘모스카토 다스티’, ‘오름주가 다래와인7004S’, ‘여포의 꿈 화이트’ 세 와인을 추천해요.

 추천한 와인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우선 와인은 온도와 습도 그리고 빛에 민감한 식품이기 때문에, 햇빛이 닿지 않고 약간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해요. 제가 추천한 세 와인 모두 화이트 와인이에요. 보통 화이트 와인은 차갑게 마셔야 하기에, 외부 온도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두꺼운 잔을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레드와인이 육류와 잘 어울리듯, 와인에 따라 어울리는 음식이 다릅니다. 

 추천한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모스카토 다스티’는 음식과 함께 즐기는 것보다 단독으로 즐기는 것을 추천해요. ‘오름주가 다래와인 7004S’는 크림소스 파스타나 나물 등의 한식과도 잘 어울려요. ‘여포의 꿈 화이트’는 매콤하고 자극적인 음식과 함께 즐기면 좋은 와인이에요.

 와인을 마실 때, 입안에서 굴려서 음미하는 것 등 와인을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외에 와인을 제대로 음미하며 마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와인은 향을 즐기는 음료이기 때문에 ‘벌컥벌컥’ 삼키기보다는 한 모금을 입안에 머금어, 입속에서 코를 돌아 나오는 향도 같이 즐겼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와인을 삼키고 난 후의 여운도 즐겨보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와인과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땅에서, 우리 농민이 생산한 과실을 이용한 와인이 많이 생산되고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한 한국 와인은 우리나라 음식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즐겨주시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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