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칼럼리스트] 원예작물의 생로병사, 에틸렌과 원예작물의 애증관계
[나도 칼럼리스트] 원예작물의 생로병사, 에틸렌과 원예작물의 애증관계
  • 이단비(원예학 석사4기)
  • 승인 2018.11.26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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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로병사란, 인간이 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는 일련의 흐름을 일컫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대사 활동과 호르몬의 영향을 받게 된다. 식물도 발아하여 발육과 성숙이 진행되고 노화되어 고사하며 원예작물(채소, 과수, 화훼)도 여러 대사 활동 과정에서 식물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식물호르몬은 특정 부위에서 만들어지고 체내에서 이동한다. 이 중 가장 특정적인 것은 적은 양으로 생리적 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인데, 과잉되거나 결핍되면 이상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대체로 식물호르몬이 화학 구조상 간단하게 되어 있지만, 다양한 식물호르몬 중에서 에틸렌은 구조가 가장 간단하면서도 식물생육에 큰 영향을 끼치며, 원예작물의 성숙에 관여하여 노화를 촉진한다. 그 외 병원균 침입이나 불량환경 조건 등의 스트레스에도 반응하여 식물체에서 활발하게 생성되어 생존에 필요한 항스트레스 물질의 합성에도 관여한다. 또한 에틸렌은 초기 생성된 에틸렌이 촉매제가 되어 대량의 생합성을 유도하는, 자가 촉매작용을 하는 것을 특징으로 갖고 있다.

 모든 원예작물은 수확기, 유통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원예작물의 에틸렌 발생은 저장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에틸렌의 발생량은 작물의 종류 및 품종, 환경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원예작물을 수확 및 포장, 유통할 때 스트레스로 인해 에틸렌이 다량 발생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에틸렌은 원예작물의 성숙에 관여하며 농업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노화 촉진을 동반하기 때문에 성가신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사실상 에틸렌은 한 번 생성이 시작되면 인위적으로 생성이나 작용을 억제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생성이 시작되기 전에 차단하여 에틸렌 합성 자체를 억제하거나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하여 에틸렌 발생량을 줄이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건강에 관한 관심 증가로 인해 원예작물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원예작물도 안정적인 생산 시스템이 구축되어 과잉생산이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원예 작물 분야의 영농종사자들이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수출의 확대를 통한 가격 안정화가 필요하다. 원예작물의 수출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률을 최소화하여 상품의 가치를 향상해야 한다. 그러나 수출 유통 중 발생하는 에틸렌의 영향은 저장기한을 짧게 만들어 원예작물 수출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수학 시기를 적절하게 선택하고 효과적인 저장기술을 발전시키며 유통 수단을 최적화하여  에틸렌의 생성 및 활성화를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류는 에틸렌의 억제를 통해 원예작물의 노화를 더디게 진행되도록 하고 있으며, 인류 스스로 노화의 진행을 더디게 하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류나 원예작물의 노화 진행을 느리게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에 원예작물과 인간의 노화 억제는 영원한 과제가 될 것이다.

 제대로 성숙된 고품질의 원예작물을 얻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에틸렌이지만 동시에 이것은  노화를 촉진하고 품질 저하를 가져오므로 결국 원예작물과 에틸렌은 애증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인류가 여러 항산화 제품을 이용하여 노화를 방지하는 것처럼, 원예작물 또한 에틸렌 억제방법과 수확 및 저장, 유통방법 개선을 통해 원예작물 시장 안정화 및 고품질 원예작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에틸렌과 원예작물의 애증 관계가 좀 더 유연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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