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채용의 현 시점
교수 채용의 현 시점
  • 이소정 준기자, 이정민 준기자
  • 승인 2018.10.0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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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1년, 졸업정원제로 인해 당시 많은 대학에선 대학교수 채용이 증가했다. 이는 시간이 지난 후 ‘교수사회 고령화’ 현상을 불러오면서 일부 대학에선 신임 교수 채용을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많은 대학에선 이러한 신임 교수 채용 역시 비정년트랙 형태로 확산돼 교수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교수사회 고령화와 비정년트랙 등이 대학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생각을 알아봤다.

교수사회 ‘고령화’ 현상을 파헤치다

 교수사회 고령화란 전체 교수사회에서 연령대가 높은 교수의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이에 교수사회 고령화 현상이 대학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 대학교 교수 연령의 현황을 살펴봤다.

 교수사회 고령화 현황과 원인=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2007년과 2017년의 ‘대학 전임교원 연령 현황’에 따르면, 2017년 전국 대학의 55세 이상 전임교원 비율은 35.5%(28,447명)였다. 이는 2007년 전임교원 비율인 17.9%(12,058명)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다. 이처럼 현재 많은 교수사회에서 연령대가 높은 교수의 비율이 증가하는 교수사회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교수사회 고령화 현상의 원인으로는 1981년에 시행된 졸업정원제로 인한 교수 채용의 증가가 있다. 1970년대 들어 고등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도입된 졸업정원제는, 대학 입학 정원에 제한을 두지 않는 대신 졸업하는 학생의 수에 제한을 둔 제도이다. 이로 인해 많은 대학에서는 소속 학생의 인원이 증가해 많은 수의 신임 교수를 채용했다. 그러나 이들이 현재 60세 전후의 나이가 됨에 따라 높은 연령대의 교수가 많아진 것이다.

 우리 대학교의 교수사회 또한 상황이 다르지 않다. 현재 우리 대학교 정년트랙 전임교원 754명 중 55세 이상의 교수 비율은 41.7%(31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우원 교원인사팀장은 “우리 대학교 또한 1980년대 많은 수의 전임교원을 채용함으로써, 현재 교수사회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교수 공동화 현상과 그 해결방안은?=현행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교수의 정년은 65세로, 현재 55세 이상인 전임교원은 10년 안에 퇴임을 맞이하게 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학에서 퇴임하는 교수만큼 신임 교수를 충원하지 않으면 *교수 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덕원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교수 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경우, 여러 세대에 걸친 학문 연구가 단절되거나, 후학 양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교수 공동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신임 교수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정년을 보장받는 신임 교수의 경우, 소속 대학에서 정년까지 꾸준한 연구 활동을 지속할 수 있어 교수 공동화 현상의 문제점인 학문 연구의 단절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 대학교는 매년 20명 내외로 신임 교수를 꾸준히 채용하고 있다. 이우원 팀장은 “우리 대학교의 경우, 각 학부(과)의 상황을 고려한 지속적인 교수 채용이 이뤄지기에 교수 공동화 현상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교수 공동화 현상으로 인해 학문 연구가 단절되는 문제를 우려해 학문의 후속 연구를 위한 교수를 확보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임교원의 정년을 단축하는 동시에 늘리자’(프레시안, 2018년 8월 10일 자) 기사에 따르면 김명환 서울대 교수는 “교수들이 정년퇴임을 맞이하더라도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 다양한 학문의 연구가 단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교수 공동화 현상: 한꺼번에 많은 수의 교수가 퇴임해 그 자리에 공백이 생기는 현상

비정년트랙 교수, 얼마나 아시나요?

 비정년트랙 교수는 전임교원에 속하지만, 정년트랙과 달리 정년 보장이나 재임용 횟수에 있어 제한을 받는 계약직 교수이다. 이러한 비정년트랙 교수의 현황 및 채용 이유, 그들의 복지에 대해 살펴봤다.

 비정년트랙 교수의 채용 이유는?=‘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은 2003년 연세대에서 처음 도입한 후 전국적으로 확산된 교수채용 형태이다. 본부 측에 따르면 우리 대학교의 경우, 전임교원 911명 중 비정년트랙 교수의 수는 157명이며 그 중 교육 중점 교수는 31명, 산학협력 교수는 12명, 외국인 교수는 114명이다.

 대학에서 비정년트랙 교수를 채용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리 대학교를 비롯한 일부 대학에선 연령이나 재임용 등에 제약이 있어 정년트랙으로 채용하기 어려운 전문가를 비정년트랙으로 채용하기도 한다. 산업현장과 관련한 실무 지식을 가르치는 산학협력 교수와 외국인 교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우원 팀장은 “비정년트랙 교수 중에는 외국어, 현장 실무 등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많아 학생들이 해당 교수로부터 심층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정년트랙 교원제도 및 처우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연구’ 논문(정은상 경남대 교수)에 따르면 일부 사립대학교에서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비정년트랙 교수를 채용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2014년 대학구조개혁평가가 시행된 이후, 일부 대학에선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적 어려움으로, 정년트랙보다 비교적 임금이 적은 비정년트랙을 채용해 대학평가의 평가 요소 중 하나인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임금과 복지 현황을 알아보다=지난 2013년,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대학별 비정년트랙 전임 교수 운영 현황’에 따르면 전국 71개 사립대 정년트랙 교수의 평균 연봉은 7,426만 원, 비정년트랙 교수의 평균 연봉은 3,655만 원이었다. 이처럼 대부분 비정년트랙 교수의 임금은 정년트랙 교수들이 지급받는 임금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는 정년트랙 교수와 달리 비정년트랙 교수는 계약직이기에 *호봉제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임순광 전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비정년트랙 교수는 정년트랙 교수의 업무량과 비슷한 편이지만, 비교적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며 “대학에서 비정년트랙 교수의 임금제도를 개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비정년트랙 교수의 경우, 공동연구실을 배정받아 교직 활동에 불편을 겪기도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우리 대학교 또한 비정년트랙 교육 중점 교수들에게 2~3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동연구실을 제공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교수 A 씨는 “공동연구실을 사용하고 있어 학생들과 1대1로 상담해야 할 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본부 측은 우리 대학교에 재직 중인 교수의 수만큼 개인 연구실이 마련되지 않아 비정년트랙 교수에겐 공동연구실을 배정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 대학교의 경우, 비정년트랙 교수에게도 산재 보험, 산학 연금을 지원하는 등 비정년트랙 교수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비정년트랙 재임용 횟수 제한 규정을 폐지해 해당 교수가 재임용 조건에 부합할 시 정년까지 채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우원 팀장은 “비정년트랙 교수들과의 간담회를 열어 함께 소통함으로써, 그들의 근로환경이 더욱 나아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호봉제: 회사에서 근무한 연 수에 따라 급여가 정해지는 체계

학문 후속세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현재 많은 대학원생은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석·박사과정을 거치고 있다. 교수를 지망하는 대학원생들은 교수사회 고령화 현상과 비정년트랙 교수 채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에 우리 대학교 일반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대학원생 A 씨와 B 씨를 만나 교수 채용의 현 실태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현재 전국 대학에서 퇴임하는 교수의 수와 비교해 신임교수의 수는 부족한 편이다. 이에 대해 우려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씨: 현재 전국 대학의 신임교수 채용이 적은 상황이다. 이에 교수직을 희망하는 대학원생들의 취업 문이 좁아지는 것 같아, 교수 임용을 준비하는 학생으로서 걱정된다.

 B 씨: 많은 대학에서 신임교수 채용이 잘 이뤄지지 않는 만큼, 대학교수의 수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교수 개개인이 맡는 업무의 비중 또한 늘어날까 걱정된다.

 대학교수진들의 평균 연령대가 높아진 것이 대학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

 A 씨: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교수들은 강의 경력과 연구 및 논문실적이 많다. 이에 학생들은 연령이 높은 교수들에게 강의를 듣는 만큼 양질의 교육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다.

 B 씨: 대학교수들이 퇴임할 경우, 퇴임하는 교수의 역할을 대신할 신임 교수가 부족해 연구와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이로 인해 연구와 교육에 책임을 다해야 하는 대학의 가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비정년트랙으로 신임교수를 채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씨: 현재 많은 대학에서 정년트랙보다는 비정년트랙으로 교수를 채용한다. 비정년트랙 교수의 경우,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기에 교수 활동을 하면서 불안감을 느낄 것 같다.

 B 씨: 비정년트랙 교수는 교수회 의결권이 없는 경우가 있어, 학내 사안에 대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만약 대학에서 비정년트랙 교수를 채용한다면 지원할 것인가?

 A 씨: 지원할 것이다. 전임교원 중 정년트랙 교수로 채용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또한 정년트랙 교수로 채용되기 위해선 강의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기에 우선 비정년트랙으로 채용된 후, 강의 경력을 쌓아 정년트랙 교수가 될 것이다.

 B 씨: 지원할 것이다. 비정년트랙 교수의 경우, 시간강사보다는 강의경력을 더 많이 쌓을 수 있다. 또한 비정년트랙도 전임교원이기에 전공하고 있는 분야의 연구를 담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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