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요즘 것들 이래서 안 돼요"
[넋두리] "요즘 것들 이래서 안 돼요"
  • 박승환 편집부국장
  • 승인 2018.09.1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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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라면 한 번쯤은 기성세대로부터 “어휴... 요즘 애들은 이래서 문제야” 등의 핀잔을 들은 적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핀잔을 들었을 때 기성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떠오르지만, 쉽사리 입을 땔 수 없었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본지에서 기성세대에게 ‘요즘 것들’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기성세대는 요즘 것들은 끈기와 노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자신들이 젊을 때는 어떤 일이 힘들더라도 끈기와 노력으로 견뎌냈지만, 요즘 것들은 조금만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쉽게 포기해버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필자는 ‘뷔페’에 빗대어 기성세대에게 얘기하겠다. 당신은 뷔페에 가서 첫 접시부터 한 가지 음식을 가득 담는가? 주로 첫 접시에는 본격적으로 식사를 하기에 앞서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담는다. 20대가 바로 ‘인생의 첫 접시’이다. 20대는 인생이란 접시에 여러 가지 일을 담아 맛보고, 적성에 맞고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단계이다. 기성세대가 말하는 것처럼 모든 일에 끈기를 갖고 임한다면 금방 배가 불러 다른 일은 해보지도 못할 것이다. 뷔페에서 맛없는 음식을 먹고 배를 채워 정작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한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그러므로 요즘 것들은 끈기와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현명하고 신중하게 미래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기성세대는 요즘 것들은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자신감이 부족해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지도 못하고, 주위에 묻혀가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개인적으로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것들을 비판해선 안 된다. 왜냐하면 기성세대가 요즘 것들을 이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예의’라는 이유로 어른에게 복종하는 법을 배웠다. 어른의 입장이 자신과 달라도 어른이기 때문에 반박해선 안 되고, 자신의 입장을 고집하는 것은 나쁘다고 교육받았다. 그런데 성인이 됐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얘기하고, 어떤 일이든 자신 있게 도전하라 얘기한다.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질책하기 전에 우리가 왜 자신감이 부족한지, 그대들이 우리를 어떤 환경에 놓이게 했는지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보길 바란다.

 세 번째로 기성세대는 요즘 것들은 세상 좋아진 줄도 모르고 불평만 한다고 말한다. 이 말 뒤에는 항상 “내가 너희 나이 때는 말이야”란 말이 뒤따른다. 개인적으로 이 말을 가장 싫어한다. 현대 사회는 굉장히 빠른 변화를 겪고 있다. 옛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란 말이 있는데, 현대 사회에서 10년이면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은 시간이다. 이런 시대 속에서 기성세대와 요즘 것들의 차이인 30년이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겠는가. 또한 그대들의 20대 당시 생활이 요즘 것들보다 힘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대들도 우리가 어떤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는지 실제로 겪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더는 과거와 비교하는 발언은 자제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기성세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인생을 먼저 살아본 세대로서 우리에게 조언을 해주는 것은 진심으로 고맙다. 하지만 그대들의 생각을 우리에게 강요하진 마라. 우리는 그대들의 시대가 아닌 우리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스스로가 인생을 만들어갈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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