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mynews 서명숙 편집국장을 만나서]가슴으로 느끼고 발로 뛰어야 진정한 언론인
[ohmynews 서명숙 편집국장을 만나서]가슴으로 느끼고 발로 뛰어야 진정한 언론인
  • 조선영 기자
  • 승인 2007.06.07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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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대한 역사 인식과 뜨거운 열정을 가져라

본사 창간 51주년을 기념하여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의 첫 여성 편집국장이 된 서명숙 편집국장을 만나 보았다. 서국장은 2001년 시사저널의 편집국장으로 임명되어 시사저널의 역사상 첫 여성 편집국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현재는 인터넷 신문 뉴스게릴라들의 뉴스연대 오마이뉴스의 편집국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에 언론계에서는 흔치 않게 여성 편집국장이 된 서국장의 언론 활동을 통해 언론의 역할과 문제점, 그리고 언론인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기자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첫 번째 계기가 된 것은 중학교시절 한국일보 초대 회장인 장기영씨가 쓴 책을 읽은 것이었다. 그 책에는 열정적인 신문사 풍경 및 신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파장 등 언론의 생생한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로 인해 기자 생활에 대한 동경과 막연한 이상을 가지게 되었다.
두 번째 계기는 대학 입학 후 학보사활동을 통해 알게 된 선배 때문이다. 그 선배는 평소 노동자, 농민 등 약자에 대해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선배로부터 사회에 대한 인식과 역사의식 등을 배우게 됐다. 그리고 그것이 현재까지 기자생활을 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
여성으로서는 흔치 않게 편집국장이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내가 주간지인 ‘시사저널’에서 정치부 기자로 활동할 당시인 90년대에는 정치부에 대부분 남자기자들 뿐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언론계에는 아직 보수적 성향이 강해 정치·사회부는 남성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다 보니 정치부 차창에서 부장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여성이라는 한계를 느꼈다. 여자 기자라는 이유로 부장으로 발령 내는 것을 꺼려한 것이다. 나 또한 사회적 인식에 의해 부장이 되는 것을 미리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위 동료와 후배들의 “여자라는 이유로 미리 포기하지 말라”, “충분한 자격이 있으니 반드시 부장이 되어야 한다”는 격려와 응원으로 부장이 될 수 있었다. 이후 정치부장이 되고 나서는 시사저널의 편집장이 되는데 있어서는 어려움이 없었다. 오마이뉴스의 편집국장 발령 당시에도 이미 편집장이라는 경력이 도움이 되어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다른 언론매체에 비해 오마이뉴스만이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속도’일 것이다. 인쇄매체의 경우 기사를 마감하고도, 인쇄가 되지 않아 기사를 내보내지 못하거나, 특종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의 경우 기자가 발굴한 특종을 제약조건 없이 신속하게 독자에게 전달 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또 하나는 바로 ‘넓다’는 것이다. 다양하고 많은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을 모두 취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의 경우 3만명이 넘는 시민기자들이 전국 곳곳에 분포되어 있어 일반 일간지들에 비해서는 더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만의 매력이라면 ‘신선하고 다양한 관점’이다. 기성 시각에 매몰되거나, 편향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사건을 바라본다. 또한 정치겭英?등의 사건 뿐만 아니라 일상적이고 미시적인 내용까지 다룸으로써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요즘 언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잦다. 이러한 시점에 언론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인라고 생각하는가?
뉴스의 역할은 부정·비리 등 거시적인 내용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동성애자, 농민 등 소수자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다. 그로 인해 독자들이 소수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문제점을 인식하며, 사회의 잘못된 제도를 변화 시킬 수 있어야 하는것이다. 예를 들어 오마이뉴스에서 다룬 ‘노충국 사건’이 그것이다. 군대의 잘못된 의료시스템으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 노충국씨를 기사화해 군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사회에 알려냈다. 당시 타 일간지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지만 오마이뉴스에서 끈질기게 문제제기를 함으로써, 국방부에서 공식적으로 잘못을 시인하고 군의료시스템 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언론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모순을 완하시키며 어둠을 밝히고 약자를 부축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국내 대부분의 언론들이 가진자들을 대변하는 매체로 탈바꿈해 많이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언론인을 꿈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언론인은 영어나 일반 상식 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수단에 불과하며, 참을 수 없는 호기심과 사회에 대한 역사 인식, 뜨거운 열정만이 기자정신이다. 기자는 짜릿하지만 그 어떤 일보다 힘든 직업이다. 그래서 기자는 입으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발로 뛰어야 하는 것이다. 학벌, 문장력 등에 신경 쓰지 말고 열정과 집념을 먼저 키우길 바란다.
조선영기자 pooome@yumail.ac.kr
배한율기자 dakari@yumail.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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