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 얼마만큼 아시나요?
타투, 얼마만큼 아시나요?
  • 김채은 기자, 윤신원 기자, 안재탁 준기자, 임시은 준기자
  • 승인 2018.09.03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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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타투 후뚜맞’은 ‘부모님께 허락을 받지 않고 타투를 한 후, 부모님께 혼난다’는 의미의 신조어이다. 이러한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타투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타투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이에 타투 문화와 그에 대한 인식을 알아봤다.

 타투, 어떻게 변화했나?=‘타투’(Tatto)라는 단어는 ‘두드리다’는 의미의 폴리네시아어 ‘Ta-’와 ‘표시를 하다’는 의미의 타히티어 ‘Tattaw’를 변형함으로써 유래됐다. 1769년, 영국 제임스 쿡 선장의 ‘타히티에서의 타투관습’ 항해일지에 따르면, 남태평양 타히티섬의 원주민들은 부족의 정체성이 담긴 타투를 몸에 새겼다. 이러한 행위를 지칭하는 말로 ‘타투’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형벌로써 죄인들에게 문신을 새기도록 했다. 또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몸은 털끝에서부터 발끝까지 함부로 손상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 관념과 일본의 조직 폭력배 ‘야쿠자’ 등이 문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했다. 이현주 대구보건대 교수(뷰티코디네이션과)는 “타투에 대한 우리나라의 부정적 인식은 유교적 이념과 주변국의 영향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날 타투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으로 변화했으며, 대중들은 타투를 하나의 문화로 향유하고 있다. 지난 7월, 한국타투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타투 시술을 받은 인구는 약 1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아시아의 타투’ 전시회가 개최되는 등 타투가 하나의 전시 문화로 활용되기도 했다. 한기봉 칼럼니스트는 “타투는 표현 및 장식의 의미를 넘어 개인의 가치관을 상징하는 영역으로 확장됐다”고 전했다.

 합법과 불법 사이=한편 타투는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지난 7월, 한국타투업계 측에 의하면 현재 국내 타투 업계 관련 종사자는 약 2만 명에 달하며, 국내에서 의료인 자격을 갖춘 타투이스트는 10명 내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타투 시술은 의사면허가 없는 타투이스트들이 시행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타투가 현행법상 의료행위에 포함돼 있어, 의사면허가 없는 타투이스트들은 ‘의료법’ 혹은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실제로 2013년 7월,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청소년과 일반인 등 1,000여 명에게 타투시술을 한 타투이스트들을 구속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타투를 합법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2017년 12월, 한국패션타투협회와 코리아뷰티아트협회 등은 헌법재판소에 타투 합법화를 주장하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임보란 한국패션타투협회장은 “타투를 합법화해 국내 타투이스트들이 전문직으로서 안정적인 타투 환경을 조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측은 피시술자와 타투이스트가 감염성 질환에 대한 검사 절차를 거치지 않기에 타투를 합법화할 경우, 타투에 대한 안전성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최종수 교수(피부과)는 “타투에 대한 부작용은 타투를 시행한 의사조차 알기 어렵다”며 “더불어 이미 피부에 주입된 염료의 경우 체내에 계속 남아 위험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그린 타투이스트는 “대부분의 타투이스트는 경력을 바탕으로 안전하게 타투를 시술하고 있으며, 시술 환경 또한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의 경우, 타투를 불법으로 규정하지 않고 보다 위생적인 환경에서 타투시술이  이뤄지도록 관련 법률을 제정했다. 미국의 경우, 타투 시술 관련 능력을 갖춘 사람만이 타투를 시술하도록 자격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김은실 광주대 교수(뷰티미용학과)는 “우리나라 또한 타투이스트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위생교육을 실시하고, 타투이스트에 관한 자격 시험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타투 시술 과정

① 상담 및 도안 선택
타투이스트와 타투, 크기, 시술부위 등에 대한 상담을 거친 후, 원하는 도안을 선택한다.

② 신분증 확인 및 시술 동의서 작성
미성년자 구별 및 상호 동의하에 시술이 이뤄짐을 증명하기 위해 신분증 확인과 시술 동의서를 작성한다.

③ 전사 혹은 스케치 작업 후 타투시술
도안을 원하는 시술 부위에 그린 후, 타투 머신을 이용해 피부에 잉크를 주입한다.

④ 타투 시술부위 관리 
타투이스트로부터 시술부위 관리 방법을 들은 후, 타투 전용 연고를 바른다.

몸에 새긴 예술

내가 참 좋아

 제 부모님을 포함한 주변 어른들은 타투를 하면 안 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하지만 제 이름을 몸에 새긴다면, 제 자신을 더욱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어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 이름을 발목에 새겼어요. 실제로 이름 타투를 새긴 후 자존감이 높아졌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타투를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저는 몸에 타투를 한 후 긍정적으로 성격이 변화했어요. 여러분도 자신을 더욱 사랑하자는 의미로 몸에 타투를 새기면 어떨까요?

박근우(영어영문3)

그 순간을 영원히

 제가 가장 행복했을 때를 기억하고 싶어 타투를 새겼어요. 지난해 여름, 슬럼프를 극복하고자 제주도로 여행을 갔어요. 제주도에서 만난 사람들과 같이 울고 웃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죠. 그중 ‘백약이오름’에서의 추억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백약이오름’에 같이 오른 뒤,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으며 얘기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 또한 ‘백약이오름’의 정상에 올라 마주했던 일몰이 매우 아름다웠어요. 그래서 저는 그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자, 당시 풍경이 담긴 사진을 본떠 타투를 새겼어요.

이민지(경제금융3)

내 가치를 타투로

 제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표현하고자 여러 가지 타투를 새기게 됐어요. 저는 어릴 적부터 등산을 좋아했어요. 산에서 길을 헤맬 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나침반을 이용해 올바른 방향을 찾았어요. 이에 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자는 의미로 팔에 나침반 타투을 남겼죠. 나침반 타투 밑에는 장미 타투가 있어요. 장미의 꽃말이 열렬한 사랑을 의미하는데, 연인에 대한 제 사랑을 표현하고자 새기게 됐어요. 또한 신앙심을 표현하고자 등에 십자가를 새기고, 그 위에는 저의 생년월일을 로마 숫자로 나타냈어요. 여러분도 자신의 가치를 타투로 표현해 보면 어떨까요?

전세훈(정치외교2)

기자의 타투 체험기

문신은 나의 ‘분신’

 나는 ‘타투’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타투는 조직폭력배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내게 타투스티커를 붙이고 일주일간 체험 해보는 기회가 생겼다. 사람들이 나를 멀리 하지는 않을까. 부모님의 꾸중을 사지는 않을까. 타투스티커를 붙이기 전부터 가슴이 떨려왔다.

 타투스티커를 부착한 후, SNS에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시하자 지인들로부터 “네가 타투를 할 줄은 몰랐다, 정말 당황스럽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하루는 타투스티커를 붙인 채 취재원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타투에 머문 취재원의 따가운 시선에, 어색하고 불편한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타투스티커는 내 몸과 하나가 됐고, 어느덧 자신감이 생겼다. 이에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게 됐고, 옷을 입을 때도 개성이 돋보이는 스타일의 의상을 선택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체험을 통해 타투를 한 사람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를 표현하는 그림


 “너, 진짜로 타투한 거 아니지?”, "안 그럴 것 같은 애가 왜 타투를 했어?”

 타투를 했다는 나의 말에 친구가 한 말이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타투는 다소 행실이 불량스러운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내가 타투를 한 모습이 낯설었다고 한다. 친구의 반응에 나는 웃음이 나왔다. 사실 내 팔에 있는 타투는 ‘타투 스티커’였기 때문이다.

 하루는 할머니와 영상통화를 하며, 타투 스티커를 붙인 팔을 보여드렸다. 통화 내내 웃고 계시던 할머니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번졌다. “예쁘죠? 요즘 유행이에요”라는 내 말에 할머니께서는 소중한 몸에 낙서를 하면 안 된다는 꾸중을 남기셨다.

 타투를 한 내 모습에 대다수의 친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기성 세대인 할머니와 일부 친구들은 거부감을 보였다. 이는 타투에 대한 편견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타투는 오로지 본인의 선택과 취향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타투하는 것을 겁내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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