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문학강연회 강연초록-박이문(연세대 특별초빙 교수) '삶에 있어서 문학의 의미']
제32회 문학강연회 강연초록-박이문(연세대 특별초빙 교수) '삶에 있어서 문학의 의미']
  • 조민지기자
  • 승인 2007.06.07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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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행복과 고결한 고통 중 당신은 무엇을 택할 것인가
- 문학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활력소이다

지난 17일, 영대신문사 주관으로 인문관 강당에서는 제 38회 천마문화상 시상식 및 제 32회 문학강연회가 열렸다. 그날의 강연을 요약해본다.
간단한 인사도 없이 바로 “내가 말씀드리려 하는 것은 문학을 우리 삶에 있어 어떻게 생각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고 입을 떼는 박이문교수는 ‘삶에 있어서 문학의 의미’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박교수는 “과거 ‘일리야드’와 같은 작품들은 문학적 의미보다는 역사 기록적 의미가 더 컸다”는 말과 함께, 박경리의 ‘토지’, 홍명희의 ‘임꺽정’, 조정래의 ‘태백산맥’ 등의 역사소설을 예로 들며, “소설들이 허구성을 가지지만, 이것들 역시 역사사실을 바탕으로 삼아 쓰여진 것”이라고 우리 삶에서 문학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설명했다. 또한 문학은 사실이 될 가능성이 있는 세계를 그리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카르멘’을 예로 들며 그와 같이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작품은 사실에 허구성을 가미함으로써,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동시에, 자신이 알지 못한 스스로의 생활을 반성하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또한 박교수는 “진실된 사랑을 해보지 못한 사람의 삶은 가짜다”며 자작시 ‘가짜’를 읊었고, 물질적 성공을 쫓는 요즘 사람들에게 삶에 있어서 진정한 성공이란 자신의 내면적 성공일 것이라는 따끔한 충고를 건넸다.
강연 도중 그는 “값싼 행복과 고결한 고통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란 질문을 던졌다. 이는 러시아 문학의 거장인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란 작품에 나오는 질문으로, 박교수는 그 작품을 읽고 깨달음과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에 관해 정의를 내리는데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 작품을 읽고 난 후 인간의 내면이 얼마나 복잡하고 뒤엉켜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위의 질문에 ‘행복한 도야지보다는 불행한 소크라테스가 낫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한편, 이 말에 동의하지만 자신에게 ‘왜 그런가?’라고 묻는다면 그 질문에 대해 정확히 대답할 자신은 없다는 그는 학생들에게도 스스로에게 한 번쯤 그러한 질문을 던져보고 생각해보라고 당부했다. 자신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우선시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가치에서 문학이 얼마나 큰 역할을 차지하는지 스스로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강연주제였던 ‘삶에 있어 문학의 의미’에 대해, “문학은 우리의 삶에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최고의 포도주보다 좋은 삶의 활력소이다”고 정의내리는 것으로 1시간 30분 동안의 열띤 강의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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