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돈 없이 행복할 순 없나요?
[넋두리] 돈 없이 행복할 순 없나요?
  • 박승환 편집부국장
  • 승인 2018.06.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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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도 좋지만 돈을 벌어야지”, “그러다 정말 굶어 죽는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이 말들은 필자가 신문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말했을 때 주위의 반응이다. 이런 반응은 익숙하다. 아마 5살짜리 어린아이에게 “돈 잘 버는 의사와 가난한 화가 중 누가 더 행복할 것 같아?”라고 물어도 10명 중 9명은 의사가 더 행복하다고 답할 것이다. 돈을 잘 벌기 때문이다.

 현 시대의 많은 청년들은 좋은 집과 좋은 자동차를 사고, 연휴에는 해외여행을 가길 바란다. 또한 자신의 부모님, 배우자, 자녀가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하게 살길 원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돈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보니 청년들은 소득이 높고 안정적인 직업을 꿈꾼다. 물론 필자도 다르지 않았다.

 필자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경찰이 되고 싶었다. 정확히는 ‘안정적이고 호봉이 높은’ 경찰이 되고 싶었다. 이런 경찰이 된다면 평생 돈 걱정은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께서도 이 꿈을 지지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을 했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겪으며 경찰이란 꿈을 포기하게 됐고, 비교적 안정적이지 못한 신문기자가 되고 싶다며 아버지께 말씀드리니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셨다. 신문기자가 되고 싶은 이유를 말하며 아버지를 설득해봤으나, 아버지께서는 “돈이 없는데 꿈이 무슨 소용이냐”며 꾸짖었다.

 사실 필자도 알고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 돈은 힘이자 행복이고, 돈이 없는 사람은 평생을 돈에 쫓기며 살아간다는 것을. 환갑이 넘는 나이까지 사법고시를 준비한 노인은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아닌 ‘무책임한 사람’이라는 것을. 가난한 예술가는 사람들에게 존경받지 못한다는 것을. 그렇기에 돈이 있어야 성공한 삶이고, ‘꿈을 이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는 것을. 그렇다보니 신문기자란 꿈을 포기해야 할 지 수십 번도 넘게 고민했다.

 이러한 고민이 이어지던 어느 날, 취하신 아버지께서 눈물을 흘리며 “돈이 없어 다른 아이들처럼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돈이 무엇이기에 아버지의 넓은 어깨를 처지게 하는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던 무뚝뚝한 아버지를 눈물 흘리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충격은 ‘돈이 있어야 행복한 사회’에 대한 반감이 됐고, 그때부터 돈이 넉넉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증명하리라 결심한 것 같다.

 독자들에게 한 가지 질문하고자 한다. 돈은 많지만 청년 때 이루지 못한 꿈을 후회하는 삶과 돈은 넉넉하지 않아도 꿈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삶 중 행복한 삶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필자는 망설이지 않고 돈은 넉넉하지 않아도 후회 없이 살아온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청년들도 무엇이 행복한 삶인지, 행복이 아닌 돈을 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더불어 부모님께 돈이 넉넉하지 않았어도 남부럽지 않게 행복한 가정에서 성장했고, 덕분에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