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예술가를 꿈꾸다
청년, 예술가를 꿈꾸다
  • 김채은 기자, 윤신원 기자
  • 승인 2018.06.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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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예술을 위해

 청년 예술은 기성 예술보다 신선하고 도전 의식이 담긴 문화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청년 예술은 기성 예술과 신진 예술을 이어주는 교량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청년 예술에 대한 지원은 현저히 부족한 편이다. 이에 청년 예술가가 겪는 어려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살펴봤다.

 예술을 향한 벽=일부 청년 예술가들은 예술 활동을 통한 수입이 부족해 생계유지가 힘든 실정이다. 지난 2015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청년 예술가 일자리지원센터가 청년 예술가 503명을 대상으로 ‘예술 활동을 통한 월수입 정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4%(121명)가 ‘수입이 없다’고 답했다. 해외의 경우, 예술인들이 생계를 유지하도록 정부 지원 제도가 마련돼 있다. 독일은 예술가들이 연금 및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예술가 사회보험법’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경우 예술인에게 실업급여 및 사회보험을 제공하는 ‘특별사회보장제도’를 마련했다. 우리나라에도 예술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예술인 복지법’이 있지만, 많은 청년 예술가들이 해당 법으로부터 보호 받지 못하고 있다. ‘예술인 복지법’ 2조에 의하면 청년 예술가가 ‘예술인 복지법’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는 예술 활동에 따른 저작물이나 소득 및 실적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년 예술가는 예술에 대한 경험이나 실적이 부족해 해당 복지법으로부터 보호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5,008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가의 활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72.4%(3626명)였다. 또한 ‘청년 예술 없이 미래예술 없다’(EBS 뉴스, 2016년 2월 5일 자) 기사에 따르면 예술가들에게 작업 공간을 지원하는 ‘예술 공간 지원 사업’의 경우 경력이 많은 예술가를 위주로 선발하기에, 청년 예술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입지가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력이 부족한 청년 예술가들은 예술 활동에 대한 지원 사업을 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박도현 창원미술청년작가회장은 “국내에서 운영 중인 예술가 지원 사업 및 프로그램은 경력이 많은 예술가들을 위주로 선발한다. 이로 인해 작품 경력이 부족한 청년 예술가는 예술가 지원 사업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에 신기운 교수(트랜스아트전공)는 “지역에서 활용하지 않는 공간을 청년 작가들에게 저렴히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예술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힘내요! 청년 예술가=정부와 기업에서는 청년 예술가들의 어려움을 개선하고자 다양한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청년 예술가 지원 정책으로는 서울 성북문화재단의 ‘첫 전시 지원 사업’이 있다. 해당 사업은 전시 경험이 없는 청년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사회적 기업 안테나는 청년 예술가들에게 ‘아츠스테이’라는 예술 활동 공간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청년들의 예술 창업을 지원하는 움직임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부산에서 개최된 ‘2018 청년 창업가 디자인&아트쇼’ 프로그램에서는 청년 창업가들이 창작 공연 및 디자인·아트 상품 등을 지역 주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했다. 임주섭 교수(작곡전공)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예술가들이 지역에서 더 활발히 작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청년 예술가 또한 다양한 예술 활동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신기운 교수는 “청년 예술가들은 예술 활동 참여에 있어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선 안 된다”며 “다양한 예술 활동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희망을 찾다

 대구 지역의 경우, 청년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대구문화재단과 대구예술발전소는 만 35세 이하인 지역 청년 예술가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구문화재단과 대구예술발전소의 사업 및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봤다.

 든든한 지원군이 되다=지난 2012년부터 대구문화재단은 ‘청년예술가육성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청년예술가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된 청년 예술가들은 최대 2년간 월 80만 원의 창작지원금, 발표 및 연습 공간 등을 제공받는다. 또한 대구문화재단은 언론매체를 통해 청년 예술가들의 주요 예술 활동을 알리는 등 청년 예술가들에 대한 홍보를 지원한다. 박주현 대구문화재단 예술진흥본부 예술진흥팀원은 “해당 사업은 청년 예술가들의 예술 활동에 대한 금전적 부담을 덜어준다”며 “이는 예술가들이 창작 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대구문화재단에 따르면, 대구 지역의 예술대학에서는 매년 1,000명 이상의 예술전공자를 배출한다. 하지만 많은 예술 전공자들이 예술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고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예술가’로서의 꿈을 포기하기도 한다. 이에 올해부터 대구문화재단은 ‘스타트업지원사업’을 신설해 경력이 없는 청년 예술가들에게 다양한 예술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사업에 선정된 여러 분야의 예비 예술가들은 함께 공동 창작 활동을 추진하며 역량강화 교육, 공간 및 진행경비 등을 제공받는다. 박주현 예술진흥팀원은 “예술 활동 경력이 많아야 참여가 가능한 일반적인 예술가 지원 사업과 달리, 스타트업지원사업은 경력이 전무한 예비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대구예술발전소는 지역 청년 예술가들의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입주작가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입주작가프로그램’에 참여한 작가들은 대구예술발전소의 창작 공간에서 작업하며, 전시 및 공연을 선보인다. 또한 대구예술발전소는 창작 지원금과 국내·외 전문가 교류 프로그램, 활동 홍보를 지원함으로써 입주 작가들이 예술 활동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구에서 나아가는 청년 예술가

 대구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들이 대구문화재단과 대구예술발전소의 지원 사업 및 프로그램에 참여한 동기는 무엇일까? 여러 청년 예술가들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해당 사업 및 프로그램의 의미를 알아봤다.

예술가에게 여러 기회를

 대구문화재단의 청년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성미 작곡가(이하 박): 또래 청년 예술가들이 예술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 이에 예술가로서의 나를 알리기 위해 ‘청년예술가육성지원사업’에 지원했다.

 정연진 시각예술가(이하 정): 보통 지원 사업의 모집 대상은 순수 예술가에게만 국한되는 경우가 많으나, ‘스타트업지원사업’은 나와 같은 전시 기획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또한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 분야의 청년 예술가들과 협업함으로써 다양한 전시 및 공연을 만들고자 했다.

 강수진 연극 예술가(이하 강): ‘스타트업지원사업’에 참여하면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처럼 새롭게 도전함으로써 많은 점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본인에게 해당 사업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박: 또래 작곡가 중 해외 유학을 다녀온 이들이 많다. 하지만 ‘청년예술가육성지원사업’에 참여함으로써 국내에서도 예술가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내게 ‘청년예술가육성지원사업’은 하나의 ‘도전’인 것 같다.

 정: 지역에서 예술 활동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지역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참여할 기회를 얻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스타트업지원사업’에 참여하면서 지역 예술가 및 예술 공간과 관련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는 향후 지역 예술가로서 성장하는 기반이 된 것 같다.

 강: ‘스타트업지원사업’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과 함께 협업함으로써 예술적 영감을 나누는 기회가 됐다.

 동시대의 청년 예술가들에게 해당 사업을 추천한다면, 어떤 조언을 하고 싶나요?

 박: ‘청년예술가육성지원사업’을 재정적인 수단이 아닌, 예술 활동의 ‘터닝 포인트’로 생각하길 바란다. 예술가로서 걸맞은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기기에, 스스로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 ‘스타트업지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교류함으로써 장르를 넘나드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는 예술가로서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예술가와 시민을 잇다

 대구예술발전소의 ‘입주작가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윤예제 시각예술가(이하 윤): 지난 2016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작품 성과물을 선보이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다. 해당 활동을 끝내고 대구에서 지내게 됐는데, 마침 대구예술발전소로부터 창작 공간을 제공받는 ‘입주작가프로그램’이 있었다. 당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에서 활동하기 위한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현 시각예술가(이하 유): 스스로의 기량을 발전시키고 실험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에 도전하고자 참여했으며, ‘입주작가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동시대의 청년 예술가들에게 ‘입주작가프로그램’을 추천한다면, 어떤 조언을 하고 싶나요?

 윤: 알려지지 않은 예비 예술가 또는 청년 예술가라면, 한번은 ‘입주작가프로그램’에 참여하길 바란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많은 예술가들과 교류할 수 있고, 유대감도 느낄 수 있다.

 유: ‘입주작가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예술가는 시민과의 소통이 매우 원활해진다. 이에 예술가는 작업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시민으로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동시에 시민들이 예술을 하나의 ‘놀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선배가 후배에게

신준민(회화과05)
신준민(회화과05)

 안녕하세요. 신준민 작가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미술대학에 진학한 후,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작가로 활동하다 보니 지난 2015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공모하는 ‘올해의 청년작가’로 선정된 적이 있어요. ‘올해의 청년작가전’에 참여하는 것은 대구 지역 작가로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요. 작가로서의 자신감이 생기는 계기였죠.

 마지막으로 청년 예술가에겐 예술 활동 경력보다 예술 활동에 대한 열정이 가장 중요해요. 졸업한 후 예술가로서 진출하고자 한다면 예술 활동에 끈기 있게 접근하는 태도를 갖추길 바라요.

이병룡 성악가(성악과04)
이병룡 성악가(성악과04)

 안녕하세요. 이병룡 성악가입니다. 제가 성악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성실함이에요. 학창시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연습했던 기억이 있어요. ‘성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성악 전공자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는 부족한 편이에요. 이에 대중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것이 무척 어렵죠. 성악은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노력해야 결실을 맺을 수 있어요.

 성악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공부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예컨대, 저는 학창시절에 ‘어려운 음정을 소화하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달성하려고 노력했어요.

김영산 대금연주자(국악과10)
김영산 대금연주자(국악과10)

 안녕하세요. 김영산 대금 연주자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TV에서 본 대금 연주가로부터 감명을 받아 대금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그때부터 시작된 대금과의 인연은 제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어요. 국악 분야에 종사하면서 예술 활동을 펼칠 기회가 많았던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좋아하는 대금을 연주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지원 사업을 꾸준히 찾아보고, 도전했어요.

 마지막으로 국악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꾸준히 실력을 갈고닦는다면, 언젠가는 빛을 볼 것이라고 전하고 싶어요. 그러니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항상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