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봉] 교육: 설명하고 암기하다?
[영봉] 교육: 설명하고 암기하다?
  • 황채현 편집국장
  • 승인 2018.05.21 2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에서의 공부는 고등학생 시절에 했던 공부와 다를 줄 알았어요”

 ‘대학 교육’을 주제로 한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모 대학생이 했던 말이다. 이론을 설명하는 교사와 이론을 받아 적는 학생들로 이뤄진 고등학교의 교육방식이 대학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필자 또한 대학 교육을 받는 학생으로서 공감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학 교육의 진보가 없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학교라는 감옥에 갇혀 선생님이라는 간수의 눈치를 살피며 공부라는 노동을 한다’

 누군가는 이 말을 두고 소위 ‘중2병’에 걸린 학생들이 쓴 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은 학생들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주입식 교육에 얼마나 지쳐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어쩌면 강도 높은 주입식 교육에 지친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란, 하나의 도피처일 것이다. 대학에 입학해야 답답했던 교육과정이 끝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진출하는 대학사회 또한 교수의 설명을 필기 및 암기하는 교육 방식이 계속될 것이기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 안타까움이 마음 한 편에 계속 남아서였을까. 필자는 대학생들이 진정 받고 싶은 교육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강의 방식’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설문조사를 한 학생 중 대다수는 ‘교수의 설명 위주 방식’ 강의를 선호했다. 보다 전문성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기에 선호한다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대다수 학생들은 ‘교수의 설명을 듣고 이를 암기하는 교육 방식이 성적을 받기에 편해서’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학생들의 대답을 두고 주입식 교육이 이어지는 원인이라고 탓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학문을 탐구하는 것보다는 높은 학점을 획득하는 것이 사회가 요구하는 경쟁력이다. 이에 학점 경쟁이 치열한 대학 사회에서, 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교육을 요구할 수 있는 여유는 부족하다. 또한 그동안 받아왔던 주입식 교육이 가장 익숙한 교육 방식이기에, 학생들에겐 색다른 교육을 추구하는 생각의 장이 펼쳐질 수 없다. 수업에서 다루는 문제에 대해 학생 스스로 탐구하고 답을 찾아 나가는 것은, 주어진 문제와 답을 암기하는 것이 익숙한 학생들에게 너무 낯선 교육 방식이다. 

 교육은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의 주입식 교육 방식은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보다 높은 성적을 얻기 위한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주입식 교육이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 만연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닐까. 학생, 교수, 그리고 대학 모두 이를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