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김샘' 김홍식 씨(무역학과 87학번)을 만나]사회에 하고픈 말을 웃음 속에 녹여서 전해요
['떴다 김샘' 김홍식 씨(무역학과 87학번)을 만나]사회에 하고픈 말을 웃음 속에 녹여서 전해요
  • 장연희 기자
  • 승인 2007.06.05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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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어야 할 곳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
지난달까지 매주 월요일 밤 11시에 TV 채널을 돌린 사람이면 누구나 귀에 익숙한 사투리를 들었을 것이다. 한 공중파 방송의 폭소클럽 프로그램 중 ‘떴다 김샘’의 베레모와 턱수염이 인상적인 김홍식 씨가 바로 그 사투리의 주인공이다. 본교 무역학과 87학번 동문이며, 웃지 않을 수 없는 개그, 감탄이 나오는 개그인 일명 ‘고급 개그’를 구사한다는 그를 서면으로 만나보았다.

사진출처 : 네이버
관객들에게 인정받은 그의 입담은 이미 학창시절에도 유명했다. 그는 소풍과 운동회 때 항상 앞에 나가 장기를 보여주는 학생이었으며, 청중들의 반응도 꽤 좋았단다. 장기자랑에 소질이 있던 그의 어릴 적 꿈은 과학자와 대통령이었으나, 자라면서 ‘꿈은 성적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어린 시절의 꿈을 자연스럽게 접었다고 했다. 고2 때는 성악가를 꿈꾸었으나 아버지의 반대로 다시 한 번 자신의 꿈을 접어야만 했고, 학력고사를 치른 후 담임선생님과 아버지의 권유로 무역학과에 진학했다. 무역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았던 김씨는 1학년 때부터 이벤트MC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그것은 결국 그의 평생 직업이 되었다.
그는 대학시절을 떠올리면 가장 황당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기 위해 강당으로 가던 중 만난 선배에게 잡혀가 대학생활에 관해 개인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기억이 바로 그것이란다. 그 선배는 “남자가 대학생활을 제대로 하려면 학교 앞 식당, 당구장, 주점 등 업종별로 적어도 두 군데 정도는 외상으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어야한다”는 말을 들었고, 덕분에 그는 몇 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하는지도 모른 채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남들이 21학점을 들을 때 왜 저렇게 많은 과목을 수강할까 의아하게 생각한 채 학교생활을 했던 그는 복학한 3학년에 이르기까지 진실을 몰랐다. 결국 부족한 학점을 채우기 위해 4학년 2학기까지 21학점을 꽉꽉 채워서 들었지만 1학점이 모자라 계절 학기까지 듣고 나서야 겨우 졸업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선배의 지침서 덕분인지 지금까지 주위에서 ‘사람냄새 나는 사람’이란 평을 들으니 값진 수업인거죠”라는 말로 그 시절을 회고했다.
황당한 개인 오리엔테이션이 그에게 인간성을 주었다면, 신입생 환영회는 현재의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사회를 보면 돈도 많이 번다”며 신입생 환영회를 진행하던 선배의 말에 자신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연습했던 김씨는 결국 그 후 이벤트MC의 길을 가게 되었다.
지방에서 무명 MC 생활을 17년 하던 중 어느 날 문득 “그냥 이렇게 나이 먹으며 늙긴 싫고, 더 늦기 전 나의 끼를 한번 테스트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방법을 찾던 그는 비교적 열린 무대인 <폭소클럽>을 발견하게 되었고, 담당 작가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하면 출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대본을 이메일로 보내달라는 작가의 말에 그는 대본을 보냈다. 그 후 작가로부터 “내용이 괜찮다”며 만나자는 연락이 왔고, 목요일에 만나 금요일 대본을 읽고 토요일에 녹화를 했던 것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폭소클럽> 무대에 처음 섰을 때에는 관객들의 얼굴이 하나도 안 보였다는 그는 “그 동안 많은 사람들 앞에서 행사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심장 뛰는 소리가 가슴 밖으로 들릴 정도였으니, 그 날만큼 떨린 적은 아마 없었을 거에요”라고 첫 무대를 회고했다.
사진출처 : 네이버
‘김샘’의 캐릭터는 김씨가 어느 날 평소처럼 차를 타고 가다 문득 이런 소재로 개그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탄생하게 되었단다. 그의 생각이 조금씩 구체화되면서 영화 ‘친구’의 단순 과격한 선생님과 영화 ‘선생 김봉두’의 돈만 밝히는 선생님, 그 두 캐릭터가 하나로 혼합되었다고 했다. ‘김샘’이란 이름은 연예인들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경향이 강한데 그걸 피하기 위해 이름 자체에 존칭이 들어가게 한 것이라고 했다. 아이디어는 주위의 친구와 선배들의 경험담과 학창시절 선생님의 모습을 바탕으로 묘사하거나 담당 작가의 도움으로 짰단다. ‘김샘’을 통해 교과 수업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걸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웃음 속에 녹여 전하고 싶었다는 그는 “어두운 면뿐만 아니라 밝고 따뜻한 얘기까지 웃음 속에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좋은 일만 있어서 만족한다며 앞으로도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항상 현실에 만족하며 살 것이라한다. 하지만 그 역시 스트레스를 받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그 상황을 잊어버리고 자신이 아주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그러다보면 갑자기 반짝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한다는 대답이었다.
현재 그는 지난달 막을 내린 ‘떴다 김샘’ 이후 창업 컨설턴트 역할로 창업에 관한 내용을 재미있게 풀어보려고 준비 중이란다. 그는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좀 더 많은 생각을 하는 후배들이 되길 바란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가 되라’는 그의 신조처럼 앞으로 그의 입담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아지고 그의 자리가 좀 더 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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