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시절]대학문화의 변화
[그 때 그시절]대학문화의 변화
  • 편집국
  • 승인 2007.05.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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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2000년대
고대 로마 제국의 멸망은 죄악과 부정부패에 대한 하늘의 심판이라고 살비아누스는 「신정론」에서 기술하고 있듯이, 우린 화려한 예술 문화를 누렸던 로마 전제 군주정의 폐해를 기억한다. 시대의 문화는 국가의 흥망성쇠를 재는 바로미터가 돼왔듯이 건전한 유비무환의 문화는 우리나라의 임진왜란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학의 문화는 2차 입시로 우수한 인재가 압량벌에 몰려든 70년 후반 경산 캠퍼스로 이동하면서 터전을 잡았다. 대구에서 압량벌로 가는 실크로드엔 세찬 바람을 맞는 긴 여정이었지만 22층의 위용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우리는 영남의 우상인 그 지성의 전당에서 공부함은 축복이었다. 축구장 크기만한 직사각형 잔디밭들, 산과 호수를 가지고 있다. 하루 종일 걸어야 겨우 돌 수 있는 광활한 지성의 전당인 1백5만평 캠퍼스는 전국 유일의 세계적 규모의 대학이었기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변화되고 있는 대학 문화와 20-30여년 전의 문화를 몇 가지로 분류하여 비교해 보고자 한다

첫째, 공부와 취업 문화의 변화이다. 70년대 중동진출 붐으로 취업이 쉬웠기에 도서관은 텅 비어 있었다. 20-30%정도가 학사경고를 받았고, 학점이 3.0이 넘으면 무조건 장학금을 받았다. 80년 초에는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도서관에는 아침부터 자리 쟁탈전이 있었다. 학점이 4.0이 넘어도 장학생에서 제외된다는 오늘의 실정.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취업전쟁, 미취업자에겐 ‘이태백’이란 신조어까지. 70년대엔 스터디 그룹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활성화 되지 못하였다. 이후 영어 동아리 활성, 어학연수, 유학, 인터넷 강국을 예견한 독보적인 자모음 배열의 후손으로 손 기술의 신화 벤처 창업이 이뤄졌다. 그리고 오직 분필 강의에서 인터넷 강의, 화상수업, 프로젝트, DVD 최첨단 멀티미디어 수업 시스템이 갖춰졌다. 이것은 물질 문명의 혜택이다

둘째, 생활 및 음주 문화의 변화이다. 정보통신 발달로 집 전화에서 삐삐, 휴대폰, 로밍 시대를 맞아 세계를 손에 쥐고 어디에서나 무선 통화, 그 여파는 성형수술로 다수의 김희선을 만들어 얼짱에 MP3를 귀에 꼽고, 배꼽을 내놓고 몸짱에 패스트 푸드를 먹으며 디카로 사진을 보내고, 원룸, PC방, 비디오방에서 영화, 게임과 메일을 즐긴다. 스피드한 문화와 외형적 추구에 몰입되는 소비문화로 연결되고 있다. 단합대회시 여학생들은 술과 담배를 거의 하지 못했고, 술을 조금만 해도 얼굴이 붉어져 부끄러워했다. 남학생들은 정문 대동식당에서 한 나절 막걸리를 마시거나, 시내 향촌동 고구마 식당, 대백 뒤 공주식당 등에서 막걸리 한 사발에 찌개를 포함 4백 원에 젓가락을 두드리며 생음악이 유행이었다. 요사이 여학생의 흡연과 음주율이 남학생의 그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육박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특유의 남성 우월 사상과 여성 천대 의식이 파괴되는 과정에서 오는 여성 금기 현상에 대한 폭발, 남녀 성 차별의 해소와 평등사상의 촉진적 발로라면 고무적이나, 우리나라 특유의 ‘따라 문화’의 고질적 병폐라면 우려되는 일이다.

셋째, 남녀 관계의 변화이다. 당시 캠퍼스 거리는 남녀 두세 쌍 커플이 걸을 정도였고,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듯 화제의 대상이었고, 지금은 캠퍼스를 안방처럼 팔을 허리에 감고 교실까지 다니는 캠퍼스 C.C는 허다하고 대수롭지 않는 상태로 받아들인다. 남녀평등의 가속, 무지한 성의 깨우침, 남녀의 만남은 미팅과 페스티발이 고작이었지만 이제 소개팅, 채팅, 폭탄 제거, 동거까지 급속도로 발전되고 있지만 성교육에 대한 무지로 후유증을 남기고 있어 선진화된 성의식 문화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넷째, 취미 놀이문화의 변화이다. 캠퍼스 잔디밭, 자취방은 포커판으로 시장 경제에 맞는 금융 거래가 활발하였고, 졸업당구 150, 탁구 정도였지만, 요즘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웰빙 문화로 몸짱 가꾸는 헬스, 수영, 에어로빅, 요가, 워킹, 스포츠 댄스, 노래방, 드라이빙 까지 사치스럽게 변화되고 있다.
대학 문화의 주체는 학생이다. 문화는 시대의 자산이다. 그러기에 학생다운 변화에 끊임없는 탈출이 필요하다. 우리의 것과 나라의 미래와 “나”라는 의식 속에 자신의 항해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호프를 마시며 노래를 불러도 깨어있는 의식을 가지고 대학인의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 70-80년대의 선배 지성인이 막걸리 마시면서 이루어낸 민주화의 희생은 사회 정의를 부르짖은 참여 정신이었음을 기억하고 그 값진 노력과 열정을 토대로 더 찬란한 대학 문화의 이정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정보화, 문화의 시대이다. 문화의 창조자이며 향유자인 인간으로서 공유할 줄 아는 선진화된 시민정신과 문화를 이해하고 누닐 수 있는 여유와 눈높이도 중요하리라 본다.
이제 우린 성숙된 사고로 교수, 직원, 학생의 자리에서 열정을 가지고 봉사해야 하며, 대학하면 치외법권적카테고리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사회 공동체 속에 대학의 존재를 인식하고 변화와 개혁을 받아들여 서로 화합하고 조정하여 영속되는 변화시대에 새로운 대학 문화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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