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진의 축구多識]응원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조유진의 축구多識]응원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편집국
  • 승인 2007.04.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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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장에서 서포터즈의 응원가가 사라진다면, 오직 자막에 의존한 채 소리 없는 외화를 보는 기분일 것이다. 이처럼 서포터즈의 응원가는 경기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요소가 되었다. 축구 응원가들은 역사적으로 볼 때 팀마다 만들어진 방법이 다르다. 응원가가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알아보자.

즉석에서 만들어 지는 경우
특정한 선수가 플레이를 잘 해 주고 있으면 하프타임 때 모여서 맥주라도 한 잔씩 먹다가 즉석에서 응원가가 만들어진다. 이 경우, 팀에 관한 응원가 보다는 개인에 대한 응원가가 주류를 이룬다. 간단한 음이나 박자를 이용하거나 유행가의 일부분 혹은 CF의 일부분을 차용해서 만드는 게 대부분이다.

조직적으로 만들어 지는 경우
구단에서 가수를 섭외해 구단가를 만드는 경우와 서포터즈 조직 내에서 응원 연구팀을 섭외해 만드는 경우이다. 우선 가수에 의해 구단가를 만드는 경우, 대구에서는 4인조 록밴드 제임스, 수원에서는 노브레인, 서울에서는 신해철, 전남에서는 그린 토마토 후라이드가 유명하다. 응원 연구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서포터즈 내에서 따로 모임을 조직해 만든다. 안양의 청년 폭도 맹진가, 대구의 독립군가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서포터즈 응원가들이 돌고 돌기 때문에 구단의 색깔을 확실하게 나타내는 구단가를 제외하고는 다른 팀에서 사용한 응원가의 일부 가사를 수정하거나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역사적인 배경에 따라 만들어 지는 경우
축구계의 대참사인 힐스브루 사건으로 96명이 사망한 사건에 따른 후속 조치로 작성된 테일러 보고서로 인해 모든 관중이 좌석에 앉아 응원하게 되었다. 그러나 전통을 지키려는 리버풀 서포터인 '더 콥'은 뿔뿔이 흩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Stand up for the champion’이란 노래를 응원가로 불러 일어서서 응원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랬다. 그리고 ‘You will never walk alone’과 함께 팀의 고유한 응원가로 자리 잡게 되었다. 대구FC에서 사용한 독립군 행진곡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시민 구단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독립군 행진곡이란 응원가에 녹아 있는 것이다.

축구 응원가는 축구를 이해 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축구장에서 그냥 흘려들을 것이 아니라 귀를 기울여 듣는다면 축구 응원가를 통해 축구팀의 역사까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조유진(경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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